해당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221777, 2014다221784 판결〔근저당권이전등기〕
대법원은 채무자의 상계에 대한 기대보다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가 가지는 법적 지위를 우선하여 보호하였다.
다만 소송절차상으로는 채무자의 독립당사자참가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참가인의 해당 근저당권 말소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직접 참가신청을 각하하였다. 나머지 상고도 이미 확정된 부분에 대한 상고라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원고에게 피담보채권액 12억 원에 관한 근저당권 이전등기를 명한 항소심의 본소 판단은 파기되지 않았다.
하급심
대전지방법원 2013. 8. 21. 선고 2012가합7179, 2012가합32762 판결
원고의 근저당권 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고, 독립당사자참가인의 근저당권 및 지상권 말소등기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
대전고등법원 2014. 7. 25. 선고 2013나11735, 2013나11766 판결
원고가 항소심에서 추가한 선택적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원고가 물상보증인의 구상금채권 중 12억 원에 관하여 압류·전부명령을 받아 확정된 점을 근거로, 은행에 해당 금액에 관한 근저당권 이전등기를 명하였다. 참가인의 해당 근저당권 말소청구는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이 가운데 참가인의 말소청구에 관한 판단을 본안의 청구기각에서 절차상 참가신청 각하로 변경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5417 판결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이 먼저 경매되면 물상보증인은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선순위저당권을 대위취득하고, 물상보증인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는 그 저당권에 물상대위할 수 있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다30666, 2011다30673 판결 물상보증인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가 대위취득된 선순위저당권에 물상대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선순위저당권을 임의로 말소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과 말소 후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 대한 대항 문제도 다루었다.
-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207996 판결 채무자 소유 부동산이 먼저 경매된 경우, 그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는 민법 제368조 제2항을 근거로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의 선순위저당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다. 후순위저당권이 어느 소유자의 부동산에 설정되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다106245 판결 독립당사자참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본안판단에 들어갈 수 없고, 참가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관련법령
- 민법 제341조, 제370조: 타인의 채무를 담보한 물상보증인의 구상권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342조, 제370조: 저당권의 물상대위와 그 행사에 필요한 압류에 관한 근거가 된다.
- 민법 제481조, 제482조: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의 법정대위와 대위권 행사의 범위를 규정한다.
- 민법 제368조 제2항: 공동저당에서 일부 부동산의 경매대가를 먼저 배당하는 경우 후순위저당권자의 대위를 규정한다.
- 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31조, 제273조: 물상대위권의 실행, 압류채권의 전부 및 전부명령의 효력에 관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79조: 독립당사자참가의 요건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가. 서로의 채무를 담보한 두 소유자
A와 B는 각자 소유한 부동산을 하나은행에 공동담보로 제공하였다. 다만 근저당권마다 채무자가 달랐다.
원고의 근저당권은 처음에는 채권최고액이 30억 원이었으나, 2008. 4. 14. 12억 원으로 변경되었다.
제1근저당권에서는 B가 채무자이고 A가 물상보증인이었다. 제2·제3근저당권에서는 A가 채무자이고 B가 물상보증인이었다.
나. A의 부동산이 먼저 경매되었다
은행은 2011. 5. A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를 신청하였다.
A는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1. 6. 19. 사망하였다. 상속인들이 상속을 포기하여 이후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었다.
은행은 2012. 6. 28. 경매절차에서 다음 금액을 배당받았다.
- B의 채무를 담보한 제1근저당권에 기하여 1,536,497,259원
- A의 채무를 담보한 제2·제3근저당권에 기하여 2,236,185,667원
같은 날 B는 제2·제3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잔액인 708,239,264원을 은행에 대위변제하였다. 은행은 이로써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모두 회수하였다.
다. 원고의 물상대위 주장과 B의 상계 주장
원고는 A의 부동산에서 B의 채무가 변제되었으므로, A의 상속재산이 B에 대한 구상금채권과 B 소유 부동산의 제1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원고 자신은 A 부동산의 후순위근저당권자이므로, 대위취득된 제1근저당권에 물상대위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며 근저당권 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이에 B는 자신도 A에 대한 구상금채권과 대여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채권들로 A 측의 구상금채권과 상계하면 구상금채권이 소멸하므로, 제1근저당권도 말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B는 은행을 상대로 근저당권 등의 말소를 구하는 독립당사자참가를 신청하였다.
라. 원고는 소송 중 구상금채권에 대한 압류·전부명령을 받았다
원고는 항소심 진행 중 물상대위권 행사를 이유로, A의 상속재산이 B에 대하여 가지는 구상금채권 1,536,497,259원 중 12억 원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
전부명령은 2014. 6. 23. 제3채무자인 B에게 송달되었고, 2014. 7. 3. 확정되었다.
항소심은 이를 근거로 은행에 제1근저당권 중 피담보채권액 12억 원에 관한 이전등기를 명하였다.
법리
가.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와 후순위저당권자의 물상대위가 연결된다
채무자와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이 공동담보로 제공된 상태에서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이 먼저 경매되면, 그 매각대금으로 채무자의 빚이 변제된다.
이때 물상보증인은 채무자에게 대신 갚은 금액을 돌려달라고 할 구상권을 취득한다. 동시에 변제자대위에 따라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설정된 선순위저당권도 취득한다.
물상보증인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는 이렇게 이전된 선순위저당권에 물상대위할 수 있다. 자신의 담보부동산에서 선순위채권자가 먼저 변제받았더라도,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남은 담보권을 통하여 권리를 보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권리관계는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와 그 부동산 후순위저당권자의 물상대위라는 두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나. 채무자의 상계에 대한 기대가 후순위저당권자의 지위에 우선하지 않는다
B는 A에 대한 반대채권이 있으므로, A 측이 취득한 구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상계로 물상보증인 부동산의 후순위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B의 상계 주장은 은행이 A의 부동산을 먼저 경매하여 A 측에 구상금채권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은행이 어느 부동산을 먼저 경매하였는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생기는 상계의 기대가 후순위저당권자의 담보권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이 판결의 핵심은 채무자가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이용하여 후순위저당권자의 물상대위에 따른 보호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 상계가 모든 관계에서 무효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로 후순위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자와 물상보증인 사이의 모든 상계가 절대적으로 금지된다거나, 채무자가 주장하는 반대채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는 후순위저당권자가 물상대위로 보호받는 범위에서 채무자의 상계 주장이 제한되었다.
라. 물상대위할 수 있는 금액은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원고는 은행의 제1근저당권 전부를 아무런 제한 없이 이전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항소심은 다음 금액을 구별하였다.
- 제1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22억 8,000만 원
- A의 부동산에서 B의 채무가 변제된 금액: 1,536,497,259원
- 원고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및 압류·전부명령으로 이전받은 금액: 12억 원
항소심은 원고의 피담보채권과 전부명령의 범위를 검토하여 12억 원에 관한 근저당권 이전등기를 인정하였다.
채권최고액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그 전액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피담보채권액, 물상보증인이 대위취득한 권리의 범위, 물상대위권의 행사 범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
마. 은행의 채권이 전액 변제되어도 남은 근저당권을 곧바로 말소할 수 없다
은행은 경매배당과 B의 대위변제로 자신의 채권을 모두 회수하였다.
그러나 B 소유 부동산의 제1근저당권은 물상보증인 측의 변제자대위와 원고의 물상대위를 위하여 존속할 수 있다. 은행이 더 이상 받을 돈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그 근저당권까지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구상금채권에 대한 압류·전부명령을 받아 확정시켰고, 항소심은 그 전부를 원인으로 은행이 원고에게 직접 근저당권 이전등기를 하도록 명하였다.
바. 말소청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독립당사자참가가 허용되지는 않는다
독립당사자참가는 본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권리주장참가가 인정되려면 원고의 청구와 참가인의 청구가 주장 자체에서 양립할 수 없어야 한다. 사해방지참가가 인정되려면 원고와 피고가 소송을 통하여 참가인의 권리를 침해할 의사가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그 권리나 법률상 지위가 침해될 우려도 있어야 한다.
B는 원고가 이전받으려는 근저당권이나 이전등기청구권이 자신에게 속한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구상금채권이 상계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말소를 구하였을 뿐이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청구가 원고의 이전등기청구와 동일한 권리관계에 관하여 주장 자체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았다. 원고와 은행이 소송을 통하여 B의 권리를 침해하려 하였다고 볼 사정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법원은 해당 참가신청을 각하하였다. 상계에 관한 실체법적 설명은 이 절차상 판단과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무상 유의점
가. 근저당권별로 채무자와 물상보증인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같은 두 사람의 부동산에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도, 각 근저당권의 채무자가 다를 수 있다.
이 사건에서 A는 제1근저당권에서는 물상보증인이었지만 제2·제3근저당권에서는 채무자였다. B의 지위는 그 반대였다.
등기부를 검토할 때에는 각 근저당권의 채무자, 공동담보목록, 설정순위와 실제 변제내역을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나. 후순위저당권자는 물상대위권의 행사절차를 갖추어야 한다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의 경매로 선순위채무가 변제되었다면,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남은 담보권과 물상보증인의 구상금채권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구상금채권에 대한 압류·전부명령을 받아 권리를 구체화하였다. 물상대위권이 인정된다는 주장과 실제 채권을 이전받거나 추심하고 담보권을 행사하는 절차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다. 상계채권의 존재만으로 담보권 말소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채무자가 물상보증인에게 받을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후순위저당권자의 권리를 배제할 수는 없다.
상계의 일반 요건뿐 아니라 물상보증인의 구상금채권이 발생한 경위와 후순위저당권자의 물상대위권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경매순서에 따라 발생한 구상금채권을 상계하여 후순위저당권자의 보호를 없애려는 주장은 이 판결의 제한을 받는다.
라. 금융기관은 채권 회수 후에도 대위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공동담보 일부의 경매로 채권을 회수하였다면, 다른 부동산의 근저당권을 말소하기 전에 물상보증인이나 후순위저당권자에게 권리가 이전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ChatByun의 「공동담보의 근저당권을 함부로 말소하면 후순위저당권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근저당권을 임의로 말소한 금융기관의 손해배상책임을 다룬다. 이 사건과 함께 보면, 채권을 회수한 이후에도 남은 담보권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마. 독립당사자참가는 본안 주장과 별도로 적법성을 검토해야 한다
근저당권 이전등기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소를 구하는 독립당사자참가가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청구가 본소와 주장 자체에서 양립할 수 없는지, 또는 사해방지참가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본안에서 주장할 내용이 있더라도 참가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그 참가신청은 각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