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두24471 판결 [시정명령등취소]
- 원고: 남해화학 주식회사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상고기각
하급심
서울고법 2013. 10. 18. 선고 2012누15632 판결
원심은 일반화학비료 전체의 입찰시장을 하나의 관련시장으로 보고, 비료 종류별로 담합의 단절이나 자진신고 순위를 별도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과징금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당초 과징금 502억 600만 원 중 자진신고 감면으로 이미 소멸한 251억 300만 원 부분에 관한 취소청구는 각하하였다.
- 과징금 감액처분 자체에 관한 취소청구도 각하하였다.
- 남아 있는 과징금 251억 300만 원과 시정명령에 관한 취소청구는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시장 획정에 관한 일부 판시에는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보았지만,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11. 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상품시장을 획정할 때 상품의 가격·기능·효용과 구매자·공급자 측의 대체가능성 등을 종합해야 한다는 법리와 관련하여 인용되었다.
-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두11829 판결 음료가격 담합 사건에서 전체 음료시장을 하나의 관련상품시장으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여러 상품이 담합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시장이 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경쟁관계와 대체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교할 판례이다.
관련 법령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1호 가격의 결정·유지·변경에 관한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율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3호 상품의 생산·출고·수송·거래 또는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율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8호 입찰·경매에서 낙찰자, 투찰가격, 낙찰가격 등을 결정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율한다. 이 사건에서는 제1호·제3호와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검토되었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의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당시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1항 제2호 증거 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에 대한 감면의 근거이다. 원심이 남해화학의 감액처분 근거로 기재하였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경과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없도록 한 당시 처분시효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일반적인 관련매출액의 산정기준을 정하고, 단서에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삼도록 규정하였다.
시행령의 괄호 표기는 대법원 판결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사실관계
농협중앙회 등을 통한 비료 구매구조
농협중앙회는 지역 단위조합의 수요를 집계하여 연간 비료 수급계획을 세우고, 비료 종류별 입찰을 통해 공급업체·수량·단가를 결정하였다. 각 단위조합은 계약에서 정한 단가로 비료를 공급받아 농민에게 판매하였다.
연초용 비료는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가 같은 역할을 하였다.
농협중앙회가 비료보조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를 통하지 않는 시판 비료는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해 가격경쟁력이 약해졌다. 2009년 기준 일반화학비료 유통시장에서 농협중앙회의 점유율은 수량 기준 99.3%, 금액 기준 99.4%였다.
남해화학 등 13개 사업자는 농협중앙회 등이 발주한 화학비료 입찰시장에서 합계 10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였다.
장기간의 가격·물량 배분 합의
사업자들은 1994년 11월경부터 2010년 6월 14일까지, 1995년도부터 2010년도 공급분에 관한 8종의 비료 입찰에서 가격과 물량을 합의하였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에서는 투찰가격과 수량을 정하고, 단가입찰에서는 투찰가격을 합의하였다. 연초용 비료 입찰에서는 낙찰예정자를 정한 뒤 낙찰물량 일부를 탈락업체에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배분하고, 비참가업체에는 원재료 공급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일부 합의 위반 후 보상과 담합 유지
남해화학은 2003년도 공급분 입찰에서 다른 업체의 요소비료시장 진입에 불만을 품고, 당초 합의와 달리 21-17-17 비료를 전량 낙찰받았다.
그러나 다른 품목에서는 합의를 이행하였다. 이후 남해화학은 동부에 양해를 구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하였으며, 2004년도 입찰에서는 전년도 합의 위반을 보상하기 위해 동부에 추가 물량을 우선 배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일시적인 합의 위반이 전체 담합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자진신고와 과징금 감액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2010년 6월 8일, 동부는 낮 12시 48분경 담합 사실과 자료를 제출하였다. 남해화학은 같은 날 오후 3시 20분경 두 번째로 자료를 제출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4월 30일 전원회의 의결 제2012-058호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502억 600만 원을 부과하고, 같은 날 의결 제2012-060호로 조사협조에 따른 감면을 적용하여 과징금을 251억 300만 원으로 줄였다.
법리
관련시장은 실제 구매·공급 구조를 기준으로 획정한다
관련상품시장은 서로 경쟁하는 상품의 범위이다. 상품의 가격·기능·효용뿐 아니라 구매자의 선택 가능성, 공급자의 생산 전환 가능성, 거래행태와 전환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사건은 농민이 개별 비료를 선택하는 소매시장이 아니라, 농협중앙회 등이 연간 계획에 따라 여러 비료를 구매하는 입찰시장이었다.
사업자들은 전체 화학비료시장을 염두에 두고 서로의 물량과 이익을 조정하고 신규 진입을 억제하였다. 일부 비료 사이에는 구매·공급 측면의 대체가능성도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전체 일반화학비료 입찰시장을 하나의 관련상품시장으로 획정한 결론을 인정하였다.
실증적 경제분석이 없다고 시장 획정이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관련시장 획정에 반드시 실증적인 경제분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담합의 유형·내용, 그로부터 추론되는 경제적 효과, 일반적인 거래현실 등을 통해서도 시장 획정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시장 획정 자체를 생략하거나, 여러 상품이 담합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시장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질이 입찰담합이면 계약금액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입찰가격이나 물량을 정하는 합의는 가격담합·거래제한 합의이면서 입찰담합에도 해당할 수 있다.
구 시행령 제9조 제1항 단서는 처분서에 적힌 위반 조항보다 행위가 실질적으로 입찰담합인지에 주목한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구법 제19조 제1항 제8호 대신 제1호·제3호를 적용했더라도 계약금액을 과징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지역농협이 배정업체 외의 업체로부터 비료를 구매하여 실제 공급물량이 계약물량과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산정기준을 실제 매출액으로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두24471 판결
담합의 종료 여부는 전체 실행관계와 후속 행태를 함께 본다
원심은 일부 품목에서 합의를 위반했더라도 다른 품목에서는 담합을 유지하였고, 다음 해에 물량을 조정하여 그 위반을 보상하였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따라서 일부 비료의 담합이 2003년에 종료되어 그 이전 행위의 5년 처분시효가 지났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사건에서 시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는 당시 시효가 5년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주장한 시점에 공동행위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진신고 순위도 단일한 공동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남해화학은 염화가리 부분에서는 자신이 최초로 증거를 제공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전체 화학비료 입찰시장의 단일한 공동행위로 보아야 하고, 동부가 제출한 자료와 후속 조사만으로도 염화가리 합의를 입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염화가리 부분만 떼어 남해화학을 1순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감액처분 후에는 남아 있는 당초 처분을 다툰다
원심은 과징금 감액처분을 당초 부과처분의 일부 취소로 보았다.
따라서 이미 감액되어 소멸한 부분은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고, 감액처분 자체도 별개의 독립된 과징금 부과처분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소송에서 다툴 대상은 감액 후 남아 있는 당초 과징금 부과처분이다.
결론
대법원은 남해화학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시정명령과 감액 후 남은 과징금 251억 300만 원이 유지되었다.
이 판결은 관련시장 획정에서 구체적인 거래구조와 담합의 전체 내용을 종합해야 하고, 가격·물량 담합으로 처분하였더라도 실질이 입찰담합이면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시장 획정, 공동행위의 단일성, 종료시점 및 자진신고 순위는 관련되어 있지만 각각의 요건과 증거를 구분해야 한다.
- 일시적인 합의 위반 후 물량 보상이나 재조정이 이루어졌다면 담합 탈퇴·종료 주장에 불리할 수 있다.
- 과징금 감액 후에는 남은 당초 부과처분을 기준으로 청구취지를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