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사건명: 손해배상(기)
확정 여부: 원고의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의 일부 인용 결과 확정
확정 여부: 원고의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의 일부 인용 결과 확정
위 청구금액은 원고가 주장한 전체 손해액 중 일부를 청구한 금액이며, 항소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합니다.
확정된 지연손해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 20%는 이 사건 판결에 적용된 당시의 법정이율입니다.
판례 변경 안내
이 판결은 부진정연대채무자 한 사람의 상계가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습니다.
변경된 법리에 따르면, 유효한 상계 또는 상계합의로 채무가 소멸하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도 공동으로 부담하던 채무가 소멸한 범위에서 책임을 면합니다. 채무면제나 소멸시효 등 다른 사유까지 모두 같은 효력을 갖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사건의 확정 결과는 위 표와 같은 일부 인용입니다. 유사 사건에서는 상계합의의 내용과 배상 대상 손해가 무엇인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검토일: 2026. 10. 29.
하급심 및 소송경과
가.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7. 20. 선고 2004가합34238 판결
항소심판결에 기재된 제1심의 인용 원금은 1,293,962,366원입니다. 원고가 항소하였고, 피고도 부대항소하였습니다.
나. 항소심
항소심은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고, 피고에게 합계 1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습니다. 제1심보다 추가로 인정된 원금은 206,037,634원입니다.
다. 상고심
원고는 출자전환의 해석과 상계합의의 효력 등을 다투었습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의 일부 인용 결과가 확정되었습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65579 판결: 분식회계에 관여한 임직원의 손해배상채무와 회사의 대출금채무는 중첩되는 범위에서 부진정연대관계에 있습니다. 대출금채권을 양도하였다고 손해배상채권까지 당연히 함께 양도되는 것은 아니며, 양수인의 사후 회수액도 양도인의 손해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 대법원 1989. 3. 28. 선고 88다카4994 판결,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다24364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5다75002 판결: 부진정연대채무자 한 사람의 상계가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은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과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습니다.
-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3다294180 판결: 거짓 공시로 사채를 정상가격보다 비싸게 매수한 손해는 원칙적으로 매수 당시의 가격 차액으로 산정합니다. 사후 회수금액의 공제 여부는 그 이익이 배상 대상 손해와 대응하는지를 따져야 하므로, 이 사건의 여신 회수에 관한 법리와 구별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관련법령
-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1조 제1항: 이사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와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 민법 제105조: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법률행위의 효력.
- 민법 제492조 제1항, 민법 제493조: 상계의 요건·방법 및 효력.
- 민법 제418조 제1항: 연대채무자 한 사람의 상계가 다른 연대채무자에게 미치는 효력. 부진정연대채무에 관한 이 사건의 판단과 구별하여 참조할 조문입니다.
- 민법 제496조: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의 상계 제한.
- 민법 제162조 제1항, 민법 제750조, 민법 제766조 제1항: 채권의 소멸시효, 불법행위책임 및 그 단기소멸시효.
-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지연손해금 산정과 관련된 규정.
-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본문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본문: 이 사건에 적용된 연 20%의 법정이율.
사실관계
가. 분식회계를 기초로 한 금융거래
건설회사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였던 피고는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자 임직원들에게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공시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원고 은행은 회사의 재무정보를 기초로 기업어음을 매입하고 대출을 실행하였으며, 회사채에 관하여 두 차례 지급보증을 하였습니다.
나. 기업어음·대출금채권의 출자전환
회사는 1998. 11. 12.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원고와 회사는 1999. 3. 29.자 기업개선작업약정에 따라 기업어음 매입채권 150억 원과 미상환 대출금채권 134억 8,500만 원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였습니다.
그 방식은 원고가 1주당 발행가 5,000원의 신주를 인수하고, 원고의 신주인수대금채무와 회사의 기존 채무를 상계하는 것이었습니다.
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위변제와 채권양도
원고는 제1 지급보증에 따라 2000. 10. 13. 회사채 원리금 300억 원을 지급하고 회사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취득하였습니다.
이후 그 채권을 유동화전문회사에 6,803,877,795원에 양도하였습니다. 원고는 구상금채권액과 양도대금의 차액 등에 해당하는 손해가 남아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제2 지급보증은 원고가 이미 보증한 기존 회사채의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회사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해 중 일부를 분식회계에 관여한 피고에게 청구하였습니다.
법리
가. 회사의 채무와 이사의 배상채무가 같은 손해를 보전하는지
회사의 대출금 반환의무와 분식회계에 관여한 이사의 손해배상의무는 발생 원인이 서로 다릅니다.
그러나 양쪽 채무가 동일한 여신금액의 회수라는 경제적 목적을 가지면, 중첩되는 범위에서 부진정연대관계가 성립합니다. 그 범위에서는 채권자가 한쪽 채무의 이행으로 만족을 얻으면 다른 쪽 채무도 소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확인할 것은 두 채무가 같은 손해를 보전하는 관계인지입니다.
나. 상계합의 방식의 출자전환에서는 약정한 금액만큼 채권이 소멸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 출자전환을 기존 채권과 신주인수대금채무를 같은 금액만큼 소멸시키는 상계계약으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합의가 인정되는 이상 채권은 당사자가 정한 금액만큼 소멸합니다. 취득한 주식의 시가를 다시 평가하여 그 가액만 변제되고 나머지는 면제되었다고 나누어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원고가 채권액 전부를 현금으로 회수하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계합의에 따라 신주인수대금채무도 함께 소멸하였으므로 법적으로 그 금액만큼 채권의 만족이 이루어졌다고 본 것입니다.
다. 상계로 소멸한 부분은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도 효력이 미친다
대법원은 부진정연대채무자 한 사람이 자신의 반대채권으로 상계하면, 그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도 미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채권자와 상계계약을 체결한 경우도 같습니다.
그 효력은 상계한 채무자의 내부 부담부분으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공동으로 부담하던 채무가 소멸한 범위에서 다른 채무자도 책임을 면합니다.
또한 채권자가 상계 당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는 결론을 달리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어음·대출금채무가 상계합의로 소멸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의 손해배상채무도 소멸하였습니다.
라. 고의의 불법행위에 관한 상계금지와의 관계
민법 제496조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를 부담하는 사람이 자신의 반대채권을 들어 상계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이를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가 적법하게 한 상계의 효과까지 차단하는 규정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전원합의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출자전환을 주식 시가 상당의 대물변제와 나머지 채무의 면제로 해석해야 한다는 반대의견과, 피해자의 현실적인 회복을 중시하여 상계의 절대적 효력을 부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판결의 결론은 다수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마. 별도로 양도한 구상금채권에 관한 손해는 남았다
제1 지급보증에 따른 구상금채권은 원고가 보유한 상태에서 신주인수대금과 상계한 채권이 아니었습니다. 원고는 이를 유동화전문회사에 양도하고 대금을 받았습니다.
항소심은 실질적인 가액 정산을 거쳐 양도대금이 지급된 사실을 토대로, 300억 원에서 양도대금 6,803,877,795원을 뺀 23,196,122,205원의 손해를 인정하였습니다.
양수인이 이후 회사에서 회수한 금액이 있다고 하여 원고의 손해배상채권도 당연히 그만큼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원고와 양수인을 사실상 같은 법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고의 분식회계 관여 정도, 금융기관에 요구되는 신용심사 능력과 주의의무, 양수인이 면제한 채권액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배상책임을 15억 원으로 제한하였습니다.
바. 기존 지급보증을 대체한 부분에서는 새로운 손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제2 지급보증 당시 원고는 기존에 보증한 회사채를 회사가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항소심은 분식회계 사실을 알았다면 원고가 새로운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인과관계를 부정하였습니다.
아울러 기존 보증채무를 이행해야 할 부담이 새로운 보증채무로 대체된 범위에서는, 그 지급보증으로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부분 청구가 기각된 이유를 기업어음·대출금의 출자전환에 관한 판단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사. 고가 매수에 따른 가격 차액 손해는 별도로 검토한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3다294180 판결은 거짓 공시로 사채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한 경우의 가격 차액 손해를 다루었습니다.
이러한 손해에서는 사채의 원리금을 일부 회수하거나 출자전환 주식을 취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손해액을 바로 공제할 수 없습니다. 회수한 이익이 배상 대상인 가격 차액 손해와 대응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근거로 출자전환이 이루어지면 분식회계 관련 손해배상채권이 모두 소멸한다고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여신금액의 미회수 손해인지, 정상가격보다 비싸게 매수한 차액 손해인지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실무상 유의점
- 출자전환의 구체적인 방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개선작업약정서, 주식청약서, 상계합의서 등에서 어떤 채권을 얼마만큼 소멸시키기로 하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적 기업개선작업의 상계합의에 관한 이 판결을 법원의 회생계획에 따른 출자전환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 청구별 손해와 소멸사유를 나누어야 합니다. 같은 분식회계 사건이라도 기업어음 매입, 대출, 지급보증의 실행 경위와 회수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채권양도와 채무의 이행을 구별해야 합니다. 채권양도계약의 대상, 양도대금의 산정·정산 방식, 손해배상채권의 포함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양수인의 사후 회수액을 양도인의 손해에서 곧바로 빼서는 안 됩니다.
- 소멸시효는 청구 근거별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사건 항소심은 구 상법상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단기소멸시효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확정된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제1심 인용 부분과 항소심 추가 인용 부분의 지연손해금 기산일 및 이율 전환일이 서로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