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종중원 개인이 총유재산의 보존행위로 제기한 소송을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확정 여부: 미확인
대법원의 파기환송까지 확인된다. 환송 후 재판 결과와 사건의 최종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급심
제1심의 사건번호·선고일과 결과는 첨부된 항소심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다22881 판결 종중재산의 관리·처분은 종중 규약에 정함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정함이 없으면 종중총회의 결의에 따라야 한다.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처분은 대표자가 하였더라도 무효라는 법리이다. 이 사건 원심이 재산처분의 효력을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교회의 재산관계에도 비법인사단의 총유 법리가 적용됨을 설명하면서 이 사건 판결을 인용하였다. 단체 명의로 하는 총유재산의 보존행위도 규약에 특별한 정함이 없으면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민법상 조합인 컨소시엄 구성원 한 곳이 경쟁업체의 낙찰을 다투는 소송을 합유재산의 보존행위로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합유재산과 총유재산의 보존소송을 구별하는 비교 판례이다.
관련법령
- 민법 제265조: 공유물의 관리와 각 공유자의 보존행위를 규정한다.
- 민법 제272조: 합유물의 처분·변경에는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보존행위는 각 합유자가 할 수 있도록 정한다.
- 민법 제275조: 법인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소유하는 물건의 총유관계를 규정한다.
- 민법 제276조: 총유물의 관리·처분 및 구성원의 사용·수익에 관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52조: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는 비법인사단이 단체의 이름으로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도록 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67조: 필수적 공동소송의 소송행위 등에 관한 특별규정이다.
사실관계
가. 종중 대표자가 도로 건설에 필요한 종중 토지를 매도하였다
B종중은 전북 완주군에 있는 임야와 전을 소유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해당 토지에 전주시순환도로를 건설하게 되자, 당시 종중 대표자 I는 대한민국에 토지를 매도하였다. 이에 따라 1999. 2. 24. 대한민국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등기원인은 1998. 10. 28. 공공용지협의취득이었다.
당시 종중 규약은 종중재산을 매도하려면 종중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었다.
나. 토지 매도에 관한 총회 소집과 결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I는 약 600명의 종중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채, 1998. 7. 7. 자신과 잘 아는 종중원 약 10명을 집에 모았다.
그 자리에서 토지보상금과 매도에 관한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한다는 취지의 결의서를 작성하였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실제 참석하지 않은 종중원도 참석한 것으로 기재하였고, 이를 토대로 토지 처분권한을 위임한다는 임원결의서도 작성하였다.
원심은 종중 규약이 정한 적법한 총회 결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다. 새 대표자가 종중재산을 되찾기 위해 개인 명의로 소송을 수행하였다
2002년 11월 종중총회에서 A가 새 대표자로 선임되었고, 종중재산을 환수하기로 결의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소송의 원고는 B종중이 아니라 A 개인이었다. B종중은 원고보조참가인의 지위로 참여하였다.
A는 종중원으로서 종중 결의에 따라 총유재산을 보존한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하였다.
법리
가. 원심은 처분의 무효와 종중원 개인의 보존청구를 인정하였다
원심은 종중 규약에 따른 적법한 총회 결의 없이 토지를 매도하였으므로, 매도행위와 그에 따른 대한민국 명의의 등기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A가 종중원으로서 종중 결의를 받아 보존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개인 명의로 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한민국은 종중 대표자가 제출한 회의록을 믿었고 자신에게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처분행위가 무효인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중 측에 대항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원심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소송요건 문제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나. 총유재산에는 구성원 개인의 보존행위를 허용하는 규정이 없다
민법은 공유물과 합유물에 관하여 각 공유자 또는 합유자가 보존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정한다.
반면 총유물에 관하여는 총회의 결의에 따른 관리·처분과 규약에 따른 구성원의 사용·수익을 규정할 뿐, 구성원 개인의 보존행위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그 이유를 총유의 강한 단체성에서 찾았다. 총유재산에는 구성원 개인의 지분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구성원 한 사람이 자신의 지분을 보전한다는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을 되찾으려는 소송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유·합유·총유에 동일한 제소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
다. 총회 결의가 있어도 대표자 개인에게 당사자적격이 생기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을 다음 두 방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비법인사단이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 단체 명의로 제기하는 방식
- 구성원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 필수적 공동소송으로 제기하는 방식
구성원 개인은 대표자이거나 총회의 결의를 받았더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보존행위를 위한 소송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대표자의 지위와 소송당사자의 지위를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은 두 번째 형태였다. 종중이 보조참가하였다는 사정으로 A 개인의 당사자적격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았다.
단체 명의로 소송을 제기할 때 필요한 내부 의사결정 절차는 규약의 특별한 정함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쳤든, 그것만으로 구성원 개인에게 총유재산의 보존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라.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지만, 토지 처분의 유효 여부를 최종 판단한 것은 아니다
이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표자 개인이나 구성원 일부의 총유재산 보존소송을 허용하였던 종전 판례를, 이 판결과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대법원은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A 개인의 당사자적격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소가 적법하다는 전제에서 본안을 판단한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판결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구별해야 한다.
- 종중원 개인의 보존소송을 허용한 원심 판단은 잘못되었다.
- 대법원이 대한민국의 토지 취득을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 대법원이 직접 소를 각하한 것도 아니며,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환송하였다.
- 환송 후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등기말소나 청구배척이 최종 확정되었다고 표시할 수 없다.
마.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컨소시엄 구성원 한 곳도 경쟁업체의 낙찰을 다툴 수 있다」는 민법상 조합인 공동수급체의 구성원 한 곳이 합유재산의 보존행위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사건은 종중의 총유재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결론이 다르다. 두 사건을 함께 보면, 먼저 재산의 소유 형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소송당사자를 정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ChatByun의 「교단 탈퇴를 이유로 교회 부동산을 독립교회 명의로 이전한 경우 — 탈퇴 결의 무효와 소유권이전등기 말소가 확정된 사례」는 비법인사단인 교회의 동일성과 재산 귀속, 교회 명의의 등기말소청구를 다룬다. 해당 칼럼에서도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을 관련 법리로 인용하고 있다.
그 칼럼이 어느 교회에 재산이 귀속되는지를 중심으로 한다면, 이 사건은 그 재산을 되찾는 소송에서 누가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실무상 유의점
- 소유 형태부터 확인한다. 여러 사람이 관계된 재산이라도 공유·합유·총유에 따라 단독 제소의 허용 여부가 달라진다.
- 단체와 대표자를 구별하여 당사자를 표시한다. 종중 명의의 소송에서는 종중이 원고이고, 대표자는 종중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 총회 결의와 당사자적격을 별도로 검토한다. 총회가 소송을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표자 개인의 제소가 적법해지지는 않는다.
- 규약과 내부 의사결정 자료를 확보한다. 대표자 선임 절차, 소집통지, 의결정족수, 소송 승인 또는 위임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 대표권의 흠결과 개인의 당사자적격 흠결을 혼동하지 않는다. 단체 명의로 제기된 소송에서 대표권이 문제 되는 경우와, 개인이 단체 재산에 관하여 제소한 경우는 구별하여 대응해야 한다.
- 최종 결과를 정확히 표시한다. 이 사건은 총유재산 보존소송의 당사자적격에 관한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판결이며, 사건의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