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영입된 부사장·사내이사의 근로자성과 해임

핵심 결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임원이라도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영입되어 이사회 의결 등 실제 경영에 참여하였다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일 수 있다. 근로자성은 임용 경위·업무권한·처우와 구체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5다214441, 2012다10959, 2012다28813, 2020다207864, 2010다57459

해당판례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4441 판결
사건명: 해고무효확인.
대법원은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25. 6. 18. 선고 (인천)2024나17173 판결.
원심은 원고와 회사가 근로계약서에 따라 체결한 계약을 위임계약으로 볼 수 없고,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판단하였다.
이를 전제로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해고사유·해고시기 서면통지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고,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면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았다.
  • 원고는 경영권 인수에 따른 후속 조치로 공개채용 없이 부사장급 본부장에 임명되었다.
  • 이후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었고, 임시주주총회 결의로 해임되었다.
  • 이사회에서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관한 논의와 의결에 실제 참여하였다.
  • 일반 직원보다 상당히 높은 연봉과 별도의 임원실 등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
  • 회사의 규모와 조직상 원고의 지위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에 근로자성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의 결론은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판결의 파기이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정리할 수는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전문 분야의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으로 총괄한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판단한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임용 경위, 담당 업무, 경영 의사결정 참여 및 처우의 특수성을 종합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임원이 실제로 수행한 이사 업무와 회사 경영 참여 등을 살펴 근로자성을 판단한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계약의 형식보다 실제 업무수행의 성격과 사용종속관계가 중요하다는 판단기준을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근로자성은 구체적인 업무형태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판단하며,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이 증명책임에 관한 근거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전무라는 직함과 상당한 권한이 있었지만, 실질적 경영자의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한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비교 판례이다. 대상판결과의 차이는 직함의 높낮이보다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한 정도와 업무수행의 종속성에 있다.

관련법령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정의한다. 대상판결의 직접적인 판단 근거이다.
  •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제2항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며, 이러한 서면통지가 있어야 해고의 효력이 발생한다. 원심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다음 이 규정을 적용하였다.
  • 상법 제382조 제1항·제2항 이사의 주주총회 선임과 회사·이사 사이의 위임관계를 정한다. 대상판결에서 문제 된 임원 선임 및 사무위임 관계를 이해하는 데 관련된다.
  • 상법 제385조 제1항 이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해임할 수 있다. 임기를 정한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해임하면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근로자로서의 해고무효 주장과 구별되는 임원의 권리구제 근거이다.
  •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경우에도 별도로 검토할 임원 보수청구와 관련된다.

사실관계

가. 주식양수도계약과 경영권 인수

피고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C와 다른 주주들은 2020년 1월 16일 인수회사 F와 피고 회사 주식 80만 주를 80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같은 날 기존 주주들은 인수회사에 피고 회사의 경영권과 그에 종속하는 일체의 권리·의무를 위임하였다.

나. 근로계약서 작성과 부사장 임명

원고는 2020년 3월 5일 피고 회사와 연봉을 1억 3,000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연봉직 사원 관리규정과 기타 노동관계법령 등에 따르기로 하였다.
회사는 같은 날 비상경영 전환과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기존 임원들을 대기발령하고, 별도의 공개채용 없이 원고를 영업·건설본부 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임명하였다.
당시 회사의 임직원은 약 127명에서 162명이고, 자본금은 8,126,500,000원이었다. 원고가 맡은 영업·건설본부는 대표이사 아래 설치된 네 개 본부 중 하나였다.

다. 경영권 분쟁과 대기발령

주식양수도계약을 둘러싸고 기존 주주들과 인수회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다.
당시 대표이사 H와 사내이사 C 등은 2020년 4월 3일 원고를 대기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라. 사내이사 선임과 실제 이사회 활동

원고는 대기발령 이후인 2020년 4월 1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 사내이사 등기는 같은 달 20일 이루어졌다.
원고는 등기 전인 같은 달 16일에도 이미 선임된 사내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하여 여섯 개 의안의 논의와 의결에 참여하고 의사록에 서명·날인하였다.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주총회 개최, 각자 대표이사의 업무조정, 부산지사 등의 폐쇄, 임직원에 대한 법적 조치, 직장폐쇄 등 회사 경영에 관한 사항을 다루었다.

마. 해임과 소송

원고는 2020년 4월 22일 임시주주총회 결의로 사내이사에서 해임되었다.
원고는 근로자로서 부당하게 해고되었다는 전제에서 해고무효와 미지급 임금·퇴직금 등을 다투었다. 피고 회사는 이후 2021년 1월 5일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회생절차는 2022년 7월 6일 종결되었다.

법리

가. 근로계약서의 명칭과 실제 법률관계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근로자성은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다는 사정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노동관계법령 등을 따르기로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임용 경위와 실제 이사 활동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노동관계법령을 따르기로 한 조항이 별도의 계약상 권리를 부여하는지까지 대상판결이 확정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나. 지휘·감독 아래의 노무 제공과 위임사무 처리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임원이라도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면 근로자가 될 수 있다.
반면 담당 업무 전체의 성격과 수행 실질이 그러한 노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회사로부터 맡은 업무를 권한과 책임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라면 위임사무를 수행하는 지위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야 한다.
  • 회사의 규모와 경영조직
  • 외부 영입이나 특별 임용의 목적
  • 담당 업무의 범위와 실제 권한·책임
  • 이사회 등 경영 의사결정 참여
  • 일반 직원과 구별되는 보수와 처우
  • 선임·해임 절차와 그 경위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원고가 단순히 높은 직급의 직원으로 채용된 것이 아니라,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른 경영권 인수를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 영입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원고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실제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회사로부터 경영 관련 사무를 위임받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다. 등기 사실보다 실제 경영 참여가 중요

일반적인 판단 기준
등기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등기가 형식적인지, 실제로 이사로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는 사내이사로 등기되었을 뿐 아니라, 회사 조직과 대표이사의 업무, 지사 폐쇄 및 법적 조치 등에 관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실제 활동을 주주총회에 의한 선임·해임 절차와 함께 고려하였다. 짧은 재임기간이라도 그 기간에 수행한 업무의 실질은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라. 높은 연봉과 임원실 제공의 의미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고액 연봉이나 독립된 집무실은 그 자체로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결정적인 사유가 아니다. 다른 직원과의 처우 차이가 임용 목적, 업무권한 및 책임과 결합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판단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의 연봉은 1억 3,000만 원으로, 일반 직원의 연봉 2,600만 원부터 7,300만 원보다 상당히 높았다.
원고는 별도 임원실을 제공받았고, 개발본부장이나 경영본부장보다 넓은 집무실을 사용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부사장급 지위와 차별화된 임원 처우를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고려하였다.

마. 근로자성에 관한 증명책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근로자임을 전제로 권리를 주장하는 당사자는 근로자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직함을 가진 사람이 다른 사건에서 근로자로 인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사건의 근로자성도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근로계약서의 존재와 함께 실제 지휘·감독, 업무형태 및 경영권한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특별 영입, 이사회 참여, 임원 처우 등 위임관계를 뒷받침하는 사정이 확인된 이상, 원고가 어떠한 종속적 노무를 제공하였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증명이 중요해진다.

바. 근로자성 판단이 해임의 효력과 금전청구에 미치는 영향

원심은 원고가 근로자라는 전제에서 해고 서면통지 규정 위반과 임금·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그 전제인 근로자성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환송심에서는 원고의 지위를 다시 판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청구의 성립 여부를 심리하여야 한다.
근로자성이 부정되더라도 임원 보수나 정당한 이유 없는 임기 중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등은 별개의 요건에 따라 문제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별도 청구권의 성립까지 판단하지 않았다.

실무적 유의점

  •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영입하는 임원의 지위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근로계약, 임원 위임계약 또는 양자가 병존하는 관계인지 구분하고, 계약 내용과 실제 운영을 일치시켜야 한다.
  • 근로계약서에 노동관계법령을 준용한다고 기재한 경우에는 법정 근로자성 외에 계약상 보호를 약정한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적용할 복무규정, 해임 절차, 보수 및 퇴직급여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은 업무지시, 결재·승인 절차, 근태관리, 독자적 결정권의 제한, 실제 수행한 노무를 입증해야 한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 위임전결규정, 조직도, 임원 처우 및 영입 경위 자료로 실제 권한과 책임을 밝혀야 한다.
  • 임원 선임 전후의 지위를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본부장 임명, 대기발령, 사내이사 선임, 이사회 참석 및 해임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각 시기의 업무와 법률관계를 하나로 단정하지 않아야 한다.
  • 사내이사 해임과 별도의 근로관계 종료는 구별해야 한다. 근로자 지위를 함께 보유하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해임결의만으로 근로관계 종료의 적법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 앞서 본 2010다57459 판결과 비교할 때, 고위 직함이나 상당한 권한의 존재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다. 최종 경영자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인지, 이사회 등에서 회사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실제로 수행한 것인지가 핵심적인 구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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