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등기 전무의 근로자성과 실질적 경영자의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진 업무수행

핵심 결론 전무 등 임원 직함으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더라도, 실질적 경영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 비등기 여부나 직함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제 업무수행의 종속성을 살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57459, 2002다64681, 2005두524, 2008도11087

해당판례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사건명: 퇴직금.
대법원은 비등기 전무로 근무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회사에 합계 2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에 대한 상고이유도 배척하였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0. 6. 25. 선고 2009나52399 판결.
원심은 원고가 전무라는 고위 직함을 사용하고 회사 업무 전반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였더라도, 실제로는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그룹 회장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독립적인 경영에 대한 보수라기보다 근로 제공의 대가라고 판단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수긍하면서, 원고의 권한이 등기임원과 동등한 지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룹 회장의 신임과 개별적인 지시에 기초한 것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회사의 임원도 그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이거나, 위임사무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이 법리를 직접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집행이사로 선임되어 본부장 또는 지역본부장으로 근무한 사람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이다. 임원 직함보다 업무 내용, 지휘·감독, 보수의 성격 등 실제 근무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고정급 외에 성과급을 받은 기술 총책임자이자 부사장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이다. 전체적으로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일부 근로자성 징표가 없거나 다른 지위를 함께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대상판결이 인용하였다.

관련법령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정의한다. 대상판결이 직접 참조한 핵심 조문이다.
  • 상법 제382조 제1항·제2항 이사의 주주총회 선임과 회사·이사 사이의 위임관계를 정한다. 임원 직함을 사용한다는 사실과 상법상 이사로서 사무처리를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구별하는 데 관련된다.
  •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상법상 이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보수·퇴직위로금과 근로자로서 받는 임금·퇴직급여를 구별할 때 관련된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도록 정한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의 법정 퇴직금 보호와 관련된 조문이다.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전무라는 직함으로 근무하면서 주로 자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등기임원이 아니었으며, 회사에는 별도로 대표이사, 이사 및 감사가 있었다.
피고 회사가 속한 그룹의 회장은 계열회사들을 순환출자 방식으로 지배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을 총괄하였다. 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회장은 피고 회사의 1인 주주이자 실소유자로서 회사의 구체적인 경영사항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를 내리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였다.
원고는 회사 경영에 관한 사항을 회장 또는 회장의 비서실 직원에게 보고하거나 요청하였다. 필요한 경우 비서실 등을 통하여 회장의 업무지시를 받았다.
원고가 상당한 업무권한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권은 회장에게 있었다. 원고의 업무수행은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졌다.
2007년 1월경부터 원고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일식 음식점의 경영 관련 업무도 담당하였다. 이 업무에 관해서도 회장에게 보고하고 필요한 지시를 받았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월급을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하였다. 원고가 퇴직한 뒤에는 원고의 퇴직금을 4,250만 원으로 산정하여 세무서에 신고하였다. 이 금액은 판결에서 근로자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제시된 회사의 세무신고액이다.
퇴직 후 원고는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소송에서는 이와 별도로 원고가 회사에 합계 2억 원을 대여하였는지도 다투어졌다.

법리

가. 임원 직함보다 실제 사용종속관계를 기준으로 판단

일반적인 판단 기준
근로자성은 계약의 명칭이나 직함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다음 사정을 종합한다.
  •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해지는지
  •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 업무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 보수가 근로 제공 자체의 대가인지
  •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 보수의 처리 방식이 어떠한지
  • 근로제공관계가 계속적이고 사용자에게 전속되어 있는지
일부 사정이 없더라도 전체적으로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에게 전무라는 직함과 상당한 업무권한이 있었지만, 회장이 구체적인 경영사항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 원고는 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근로의 대가로 월급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실질을 근거로 원고를 근로자로 판단하였다.

나. 업무상 재량과 독립적인 경영권한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고위 관리직이 업무상 상당한 재량을 행사한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 권한이 독립적인 경영판단과 책임에 기초하는지, 상급자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권한인지 살펴야 한다.
특히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존재, 보고·승인 절차, 구체적인 지시의 내용과 빈도가 중요하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원고가 행사한 권한을 등기임원과 동등한 지위에서 독립적으로 행사한 경영권한으로 보지 않았다.
원고의 권한은 회장의 강한 신임을 바탕으로 부여된 것이었고, 실제 업무수행도 회장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원고와 회사의 관계는 상법상 이사에 해당하는 수준의 위임관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등기 여부와 근로자성의 관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비등기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근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등기임원이라도 임원 지위가 형식적이거나, 위임받은 사무 외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별도의 노무를 제공하였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등기 여부는 임원 선임 경위, 실제 권한, 업무수행 방식과 함께 판단할 요소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가 비등기임원이고 별도의 등기임원들이 있었다는 사정은 원고의 지위와 권한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결론을 뒷받침한 핵심은 회장의 지휘·감독, 원고의 보고체계, 보수의 성격 등 실제 근무관계였다. 이 판결을 비등기임원 전반의 근로자성을 일률적으로 인정한 판결로 해석할 수는 없다.

라. 위임사무 처리와 종속적인 노무 제공의 병존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았다는 사실이 근로자 지위와 반드시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위임사무 외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원고가 회사 업무를 폭넓게 처리하였더라도, 구체적인 지시 아래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았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음식점 업무까지 지시받아 수행하고 보고한 사실도, 원고가 독립적인 경영주체로 활동한 것인지 판단하는 구체적인 사정으로 고려되었다.

마. 회사에 대한 대여금 채권은 별도로 판단

원고가 회사에 합계 2억 원을 대여하였는지는 근로자성과 구별되는 사실관계이다.
대법원은 회사의 주장이 원심의 증거 선택과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고, 원심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도 없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대여금 2억 원은 퇴직금액에 포함되는 금액이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임원계약의 명칭보다 실제 권한과 보고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위임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일상적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근로자성이 문제될 수 있다.
  •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은 업무지시 이메일, 메신저, 결재문서, 일일보고, 승인 요청, 업무배정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회사 전체의 경영방침을 공유한 것인지, 개별 업무의 수행방법까지 지시받은 것인지 구분하여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회사 측은 직함이나 높은 보수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해당 임원이 실제로 행사한 인사·예산·사업상 결정권, 독립적인 업무집행 범위 및 책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와 퇴직금 신고는 보수의 성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다만 세무처리만으로 근로자성이 확정되지는 않으므로 실제 업무수행 자료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 근로자로서의 법정 퇴직금과 임원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의 청구 근거를 구분해야 한다. 임원 보수규정의 존재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거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임원 퇴직위로금까지 당연히 인정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 계열회사나 대주주 개인사업의 업무를 함께 수행하였다면 업무지시자, 급여 지급주체, 인사권 행사주체, 각 업무의 비중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업의 업무를 일부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속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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