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서울고등법원 2023. 6. 8. 선고 2022나2036170 판결
사건명: 주식양도계약무효확인.
사업권 양도에 관한 특약계약과 그 이행을 위하여 체결된 주식양도계약들이 당사자를 달리하더라도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고, 사업 수행의 불능을 이유로 각 계약의 해제를 인정한 사건이다.
대법원 2023다250289 사건에서 심리불속행기각되어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아래 법리는 확정된 제1심·항소심판결의 이유를 기준으로 정리한다.
주문은 주식양도계약의 ‘무효 확인’이지만, 인용 근거는 계약이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적법한 해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것이다.
하급심 및 사건경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8. 18. 선고 2021가합510722 판결
제1심은 사업권 양도특약과 주식양도계약의 불가분성을 인정하였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로 사업 수행과 약정대금 지급이 이행불능에 이르렀고, 그 원인에 양쪽 모두의 책임이 있지만 원고 측의 책임이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피고가 다른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 인수조건에 현실성이 부족하였다는 점을 보충하였다. 자금 투입이나 조달에 관한 증빙 없이 주식을 먼저 넘기면 불확실한 장래 조건이 성취된 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제안만으로는 충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항소심은 발행주식총수를 100만 주로 정정하고, 쌍방 귀책에 관한 설명을 “민법 제546조는 채권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을 것을 계약 해제의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바로잡았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22850 판결 이행불능은 절대적·물리적 불능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생활의 경험법칙이나 거래관념상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대상판결은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면서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50497 판결 채권자 자신의 귀책사유로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는 그 채권자가 이행불능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이를 전제로,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를 구별하여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115120 판결 여러 계약의 불가분성은 계약체결 경위와 목적,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한 판례는 아니지만, 기본합의와 부속합의의 일체성을 이해하는 데 관련된다. 다만 이 선례의 구체적 쟁점은 기망에 의한 취소의 범위였고, 대상판결은 이행불능에 따른 해제와 서로 다른 계약 당사자들의 관계를 다루었다.
관련법령
- 민법 제105조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계약 내용의 확정과 해석에 관한 기본 규정이다.
- 민법 제543조 계약 해제권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행사한다.
- 민법 제546조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하게 된 경우 채권자의 계약 해제권을 인정한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해제 근거이다.
- 민법 제538조 제1항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의 위험부담에 관한 규정이다. 법원은 채권자 측 귀책사유와 해제 가능성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언급하였다.
- 민법 제396조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 손해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하도록 한다. 법원은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행사가 일률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거로 참조하였다.
- 민법 제548조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에 관한 규정이다. 다만 이 사건 주문은 주식양도계약의 효력에 관한 확인으로, 구체적인 금전 반환이나 손해배상액까지 정한 것은 아니다.
- 상법 제383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 수에 관한 규정이다.
- 상법 제386조 제1항 법률 또는 정관이 정한 이사 수가 부족하게 되는 경우, 임기만료나 사임으로 퇴임한 이사의 권리·의무 존속을 규정한다.
- 상법 제389조 제3항 대표이사에 대하여 퇴임이사의 권리·의무 존속 규정을 준용한다.
-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자 지정에 관한 규정이다. 법원은 시행자 지정이 사업 수행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원고 A 회사와 B 회사는 산업단지개발사업 시행회사인 E의 주주였다. 원고보조참가인 C는 A 회사와 B 회사의 주식을 각각 100% 보유한 개인으로, E의 대표이사로 재직해 온 사람이었다. 피고 D 회사는 중단된 개발사업을 인수하여 추진하려는 회사였다.
E는 통영시 일대 토지와 공유수면에서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E의 지분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A 회사의 주식에는 보통주 20만 주와 의결권 있는 우선주 5만 주가 포함되어 있었다. C가 A·B 회사를 전부 소유하였다는 것과 E의 주식 전부를 소유하였다는 것은 구별된다. A·B 회사의 E 지분은 합계 47%였다.
2017년 6월 26일, 서로 연결된 계약들이 체결되었다.
- C와 D 회사 사이의 특약계약: D 회사가 사업권과 E의 지분을 인수하여 중단된 사업을 마무리하고, 사업 완료 후 발생하는 이익에서 C에게 2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와 별도로 C의 긴급한 개인 업무 처리를 위한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 금액은 계약 당일 지급되었다.
- A·B 회사와 D 회사 사이의 주식양도계약: A 회사는 E 주식 25%를, B 회사는 22%를 각각 D 회사에 양도하기로 하였다. 각 주식양도계약은 위 특약계약과 같은 날 체결되었다.
- 경영권 이전 관련 약정: C는 이사 변경·선임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고 대표이사와 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각서 및 사임서를 교부하였다. 특약에는 H·I 회사의 나머지 지분 인수에 관한 조치도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계약 이행은 양쪽 모두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D 회사는 H·I 회사와 추가 지분 인수를 협의하였지만, 주식을 먼저 이전받고 대금은 장래 사업 진행과 자금조달 등에 연계하여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협의는 결렬되었고, D 회사는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을 투입하거나 조달하지 않았다.
C도 약정한 주식 명의개서와 경영 관여 중단에 협조하지 않았다. D 회사는 E를 상대로 2년 넘게 소송을 진행한 끝에 2020년 11월 무렵 주식 명의개서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경상남도지사는 사업 지연, 토지 확보요건 미충족, 승인조건 미이행 등을 이유로 2021년 11월 25일 E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였다. 취소처분에 대한 행정쟁송은 제기되지 않았고, 이후 새로운 사업시행자 공모에도 E는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C는 2021년 12월 30일자 준비서면의 송달로 특약계약을, A·B 회사는 같은 서면의 송달로 각 주식양도계약을 이행불능을 이유로 해제하였다. D 회사가 주식양도계약의 유효성을 계속 주장하자 A·B 회사가 그 효력이 없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법리
당사자가 다른 계약 사이의 불가분성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계약 당사자나 계약서가 서로 다르더라도, 하나의 계약이 기본합의이고 다른 계약들이 이를 실행하기 위한 부속합의라면 전체 거래가 불가분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
이때에는 각 계약의 목적, 체결 시점, 문구, 이행구조 및 당사자들의 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한다. 법인과 그 주주가 별개의 법적 주체라는 점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이 각각 체결한 계약들의 법적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불가분성을 인정하였다.
- C는 주식을 양도하는 A·B 회사의 각 1인 주주였다.
- 특약계약은 A·B 회사가 보유한 E 주식을 D 회사에 양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포함하였다.
- 특약계약 자체가 자신을 ‘기본합의서’로 지칭하였다.
- 기본합의 체결과 동시에 A·B 회사가 개별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C가 D 회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특약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A·B 회사도 그와 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각 주식양도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C와 A·B 회사의 법인격을 동일시한 판단이 아니라, 각자의 계약들이 기본합의와 부속합의로 결합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 완료 후 이익에서 지급하기로 한 대금의 성격
일반적인 판단 기준
대금을 장래 사업 완료 후 발생하는 이익에서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지급시기에 관한 약정인지, 지급금액의 범위를 제한하는 조건인지 등을 계약 내용에 따라 구별하여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200억 원 약정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 지급시기에는 ‘사업 완료 시’라는 불확정기한이 붙어 있다.
- 지급금액에는 ‘사업 완료 후 발생한 이익의 범위 내’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사업을 완료하고 그 이익에서 대가를 지급하는 구조였다. 법원은 이러한 계약구조를 전제로, 사업 완료 자체가 불가능해지면 약정대금 지급의무 역시 이행불능에 이른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200억 원 전액의 지급을 명하거나, 그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에 따른 이행불능
일반적인 판단 기준
이행불능에는 물리적 불가능뿐 아니라 경험법칙이나 거래관념상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된다.
인허가가 사업 수행의 핵심 전제라면, 인허가의 상실과 회복 가능성, 실제 사업 재개를 위한 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사업시행자 지정이 산업단지개발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았다. 여기에 장기간의 사업 중단, 시행자 지정 취소, 취소처분에 대한 불복 부재, 새로운 시행자 지정 신청 부재 등을 함께 고려하였다.
그 결과 2021년 11월 25일 시행자 지정이 취소되었을 때에는 사업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사업 완료와 결합된 대금 지급의무도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사업 추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과 귀책사유
일반적인 판단 기준
사업을 인수하여 완성하기로 한 당사자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는지는 협의를 진행하였다는 형식뿐 아니라 제안조건의 현실성, 자금조달 가능성, 인허가 유지 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D 회사가 47% 지분만으로는 경영권 확보가 어려우므로, 나머지 53% 전부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H 또는 I의 지분 중 하나를 추가로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D 회사는 자금 투입·조달에 관한 증빙 없이 주식을 먼저 이전하면 불확실한 장래 조건 성취 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항소심은 이러한 제안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D 회사는 시행자 지정 취소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자금조달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기초하여 D 회사의 귀책사유를 인정하였다.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의 해제
일반적인 판단 기준
민법 제546조에 따른 해제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지만, 채권자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요건까지 규정되어 있지는 않다.
대상판결은 양쪽의 귀책사유를 비교하여, 채권자의 책임이 채무자의 책임보다 현저히 커서 해제를 인정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D 회사의 자금조달·사업 추진상 책임과 함께 C의 책임도 인정하였다. C는 주식 명의개서에 협조하지 않았고, 경영 관여를 중단하기로 한 약정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E의 대표이사로서 시행자 지정 취소를 막기 위한 실효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C의 책임이 D 회사의 책임보다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C의 특약계약 해제와 A·B 회사의 주식양도계약 해제를 인정하였다.
채권자 측의 협조의무 위반이 확인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해제권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 판단이다.
적법한 해제와 ‘무효 확인’ 주문의 관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상대방이 계약의 유효성을 계속 주장하여 현재의 법률관계에 불안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문제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2021년 12월 30일자 준비서면의 송달에 따른 각 계약의 해제가 적법하고, 이에 따라 계약들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하였다. D 회사가 주식양도계약의 유효성을 다투고 있어 확인의 이익도 인정하였다.
원고들이 예비적으로 주장한 ‘양도금액란 공란으로 인한 계약 불성립’이나 ‘액면가를 기준으로 한 별도 주식대금 미지급’이 청구 인용의 근거가 된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기본합의와 개별 계약의 관계를 명확히 정한다. 사업권 양도특약, 주식양도계약, 경영권 이전약정의 당사자가 다르다면 각 계약의 목적과 상호 의존성, 기본합의 해제 시 개별 계약의 처리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 각 당사자의 해제권 행사도 구분한다. 이 사건에서는 C가 특약계약을, A·B 회사가 각 주식양도계약을 해제하였다. 계약의 불가분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한 사람이 다른 법인의 계약까지 당연히 대신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사업이익 연동 대가의 의미를 구체화한다. 확정대금의 지급시기만 사업 완료 후로 미루는 것인지, 실제 이익의 범위에서만 지급하는 것인지, 이익이 없거나 사업이 중단되면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
- 추가 지분 확보의무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필요한 지분율, 인수 대상, 가격 기준, 협상 기한, 자금조달 책임 및 인수 실패의 효과를 명시해야 한다. 추상적인 협의의무만으로는 이행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커질 수 있다.
- 인허가 유지와 자금조달 의무를 객관화한다. 투자금 납입기한, 금융약정 체결, 관할청 제출자료, 사업 정상화 일정 등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해제를 주장하는 측도 자신의 협조의무 이행을 입증해야 한다. 명의개서, 임원 변경, 자료 인도, 사업 추진 협력 등에 관한 요청과 이행 내역을 보존해야 한다. 자신의 귀책사유가 현저히 크면 해제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 계약 효력 확인과 금전 정산을 구별한다. 이 사건에서 확정된 것은 주식양도계약의 효력 상실에 관한 판단이다. 이미 지급한 1억 5,000만 원의 반환, 주식 명의의 회복, 손해배상 및 과실상계는 청구 내용에 따라 별도로 다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