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0도16055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방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방조]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확정 경과
-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4. 29. 선고 2019고합151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0. 28. 선고 2020노869 판결
- 상고심: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0도16055 판결 — 상고기각
원심은 제1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여 형을 감경하면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횡령방조에 관한 유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2016년 회사자금 집행에 관한 횡령은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고, 항소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배임도 증명 부족으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확정된 형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 4명에게는 각 4,845,025,000원씩 추징도 명해졌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자본시장법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은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의미한다. 이익액은 엄격하게 산정해야 하며,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041 판결 법인의 대표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부정거래를 한 경우, 법인이 얻은 이익도 대표자 등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포함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3도14777 판결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기업경영에 위험이 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경영판단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관련 법령
이 사건 사기적 부정거래에 적용된 법률은 대법원 판결에 표시된 다음 구법이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1호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2호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필요한 중요사항을 누락한 문서 등을 사용하여 재산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8호, 제2항 제1호 사기적 부정거래에 대한 처벌 및 이익액 등에 따른 가중처벌 규정이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7조 제1항 이 사건 벌금형 병과에 적용된 규정이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355조 제1항·제2항, 제356조 횡령·배임 및 업무상횡령·배임에 관한 규정이다.
- 형법 제30조, 제32조 제1항·제2항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성립 및 종범의 형 감경에 관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1.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회사의 사채 발행자금을 이용하였다
E회사의 대표이사 A는 주요 주주 J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었다. A는 2016년 3월 3일 J의 주식을 자신이 직접 인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수하게 하는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주식을 인수할 자금이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하자, A는 B·C가 운영하는 I회사를 인수 주체로 내세우고 E회사가 사채를 발행하여 조달한 돈으로 J의 E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재무담당 임원 D도 관련 자금 집행에 관여하였다.
2. 투자자에게는 공장 건설과 운영에 사용할 돈이라고 공시하였다
E회사는 2016년 5월 19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여 200억 원을 조달하였다. 신주인수권부사채란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채권에 일정 조건으로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붙은 금융상품이다.
발행 과정에서는 자금 사용목적을 다음과 같이 공시하였다.
- 시설자금 100억 원
- 운영자금 100억 원
- 시설자금은 베트남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예정
하지만 실제 계획은 발행대금의 상당 부분을 J의 지분 인수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공동경영 합의로 해결된 것처럼 공시했으나, 실제 합의는 J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A 측이 J의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이었다. A가 자신의 주식을 J에게 담보로 제공한 사실도 공시하지 않았다.
3. 회사자금은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대여를 거쳐 주식 인수에 사용되었다
E회사는 G회사에 대한 유상증자와 대여, AH회사에 대한 대여를 통해 합계 150억 원을 지급하였다.
이 자금은 I회사로 전달되었고, I회사는 그중 약 142억 원으로 J의 E회사 주식을 취득하였다. E회사는 이를 헬스케어·스마트 디바이스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인 것처럼 공시하였다.
이후 E회사는 2016년 10월 13일 G회사에 23억 원을 추가 출자하였다. 그중 일부도 I회사의 E회사 지분 확충에 사용되었다.
검사는 이러한 합계 173억 원의 자금 집행에 관하여 횡령을 주장하고, 항소심에서는 배임을 예비적으로 추가하였다.
4. 다만 E회사에는 출자·대여에 상응하는 자산이 남아 있었다
E회사는 자금 지급의 대가로 G회사의 주식과 대여금채권을 취득하였다.
실제로 G회사에 빌려준 22억 원과 AH회사에 빌려준 20억 원은 이자와 함께 회수하였다. G회사의 주식에도 상당한 가치가 인정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회사자금을 회수할 생각 없이 빼돌렸다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하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5. 2018년에는 새 경영진의 횡령을 돕는 별개의 행위가 있었다
A·B·C 측은 2018년 E회사의 지분과 경영권을 새로운 인수인 측에 넘기면서, E회사가 보유한 G회사 지분 일부를 다시 인수하기로 하였다.
새로운 인수인 측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사채자금 92억 원을 동원하여 여러 계좌 사이에서 반복 이체하는 방식으로 거래대금이 지급된 외관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G회사 지분 매매대금으로 E회사에 들어온 92억 원을 새 경영진이 다시 인출하여 자신의 사채 변제 등에 사용하였다.
A·B·C는 이러한 자금 순환에 필요한 계좌와 인감 등을 제공하고 자금 이체에 협조하였다. 법원은 이를 새 경영진의 횡령을 용이하게 한 방조행위로 인정하였다.
법리
1. 실제 자금 사용목적을 숨긴 사채 발행은 사기적 부정거래가 될 수 있다
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는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이다.
이 사건에서는 단순히 발행 후 사업계획이 변경된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 있었는데도 공장 건설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공시하였다.
대법원은 자금 사용목적, 경영권 분쟁, 주식 취득자금의 출처에 관한 허위 공시와 미공시를 전체적으로 보아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허위 공시가 없었다면 발행 자체가 어려웠다면 발행대금 전부가 이익액 산정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부정거래와 사채 발행대금 200억 원 전부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
실제 자금 사용목적이 공개되었다면 사채 발행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익액은 다음과 같이 산정되었다.
이는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약 193억 원을 현금으로 가져갔다는 의미가 아니다. 회사의 업무에 관한 부정거래로 회사가 얻은 이익을 형사책임 산정에 포함한 것이다.
다만 모든 허위 공시 사건에서 발행대금 전액을 이익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해당 부정거래와 자금 조달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한다.
3. 사기적 부정거래가 인정되어도 횡령·배임이 당연히 성립하지는 않는다
각 범죄의 판단 대상이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투자자에게 설명한 내용은 거짓이었지만, 회사가 자금을 지급하고 실질적인 주식과 채권을 취득하였다. 대여금도 실제 회수하였다.
따라서 허위 공시로 자금을 조달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그 자금의 출자·대여를 횡령·배임으로 처벌할 증거는 부족하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이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회사자금 사용을 일반적으로 허용한 판결이 아니다. 반대급부의 실질과 가치, 회수 가능성, 손해 및 고의 등을 따져 판단한 것이다.
4. 회사에 귀속된 돈을 새 경영진의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하도록 도우면 횡령방조가 될 수 있다
2018년 사건의 92억 원은 G회사 지분 매매대금으로 E회사에 귀속된 돈이었다. 새 경영진이 이를 자신의 사채 변제에 사용한 것은 회사자금의 횡령이었다.
A·B·C는 이러한 자금 순환을 인식하면서 계좌와 인감 등을 제공하고 실행에 협조하였다. 법원은 방조의 고의를 인정하였다.
단순히 경영권 매매계약의 상대방이라는 이유로 공범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거래 상대방의 지위를 넘어 횡령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구체적인 협조가 있었다.
실무상 유의점
- 자금 조달과 자금 집행을 구분해야 한다. 출자·대여 자체에 실체가 있어도, 투자자에게 사용목적을 속인 책임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 이익액은 개인이 받은 돈에 한정되지 않는다. 부정거래로 회사가 조달한 자금도 이익액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인과관계와 비용 공제가 중요하다.
- 횡령·배임 판단에서는 반대급부의 실질이 중요하다. 계약서상 주식이나 채권이 있다는 사실뿐 아니라 실제 가치와 회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 경영권 양도 과정의 자금 순환에 주의해야 한다. 매수인이 회사자금으로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계좌·인감 제공 등에 협조하면 횡령방조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