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3. 2. 14. 선고 2022노318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상법위반·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업무상배임]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도3827 판결에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확정 경과
-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 26. 선고 2020고합513 판결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3. 2. 14. 선고 2022노318 판결
- 상고심: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도3827 판결 — 상고기각
항소심은 제1심이 유죄로 인정한 일부 사기·배임 혐의를 무죄로 변경하고, 제1심이 무죄로 판단한 공시 관련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최종적으로 A·C에게는 각 징역 2년 6월 및 벌금 9,000만 원, B·D에게는 각 징역 2년 및 벌금 6,000만 원이 선고되었다.
주요 쟁점별 확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3180 판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의 판단과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범위에 관한 판결이다. 이 사건 원심이 관련 법리로 인용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부정거래로 얻은 이익은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이어야 하며, 그 금액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직접 실행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동가공의 의사와 범죄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범죄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유죄가 의심되더라도 충분한 증거가 없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관련 법령
원심판결이 적용한 구법의 표기는 다음과 같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8. 3. 27. 법률 제1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1호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8. 3. 27. 법률 제1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2호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필요한 중요사항을 누락한 문서 등을 사용하여 재산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8. 3. 27. 법률 제1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2항 금융투자상품의 거래 또는 시세변동을 목적으로 풍문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8. 3. 27. 법률 제15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3조 제1항 제8호·제9호, 제447조 제1항 위 부정거래의 처벌 및 벌금형 병과에 적용된 규정이다.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2017년 20억 원 전환사채 관련 사기와 J조합 관련 업무상횡령에 적용되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원심은 나머지 해당 사기·횡령·배임 범행에 이 조항을 적용하였다.
- 형법 제347조 제1항·제2항, 제355조 제1항·제2항, 제356조 사기, 횡령·배임 및 업무상횡령·배임에 관한 규정이다.
- 형법 제30조, 제33조 공동정범과 신분관계가 있는 범죄의 공범에 관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회사를 인수한 뒤 여러 신사업을 홍보하였다
피고인들은 역할을 나누어 E회사를 인수하고 경영하였다. A는 회장으로서 인수와 경영 전반을 주도하였고, B는 재무·공시 등 업무를 담당하였다. C는 바이오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D는 외부 자금 조달과 투자자 모집 등에 관여하였다.
E회사는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Q 사업, 고급 호스텔 관련 R 사업, 해외 재배·가공 관련 S 사업 등을 추진한다고 홍보하였다.
홍보 내용에는 중국 사업시설의 입주·가동 시기, 호텔 객실 확보와 예상 매출, 해외 생산시설의 완공 및 생산 개시 시기 등 구체적인 단기 성과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필요한 자금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고, 일부 사업은 계약상 권한이나 인허가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투자자는 서로 다른 경위로 20억 원과 180억 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하였다
투자자 X는 2017년 11월경 피고인들이 제시한 사업 전망 등을 믿고 E회사의 전환사채 20억 원을 인수하였다. 이 사채의 원리금에 대해서는 자회사 소유 토지에 채권최고액 30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이후 2018년 7월경 X는 자신이 보유한 H회사 지분을 E회사에 매각하면서 그 대가로 E회사 전환사채 180억 원을 받았다.
검사는 두 거래 모두 허위 사업설명에 속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첫 번째 거래는 사업 전망을 믿고 한 투자였지만, 두 번째 거래는 보유 회사의 매각대가를 확보하려는 거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전환사채의 담보제공에 관한 공시 내용도 달랐다
E회사는 20억 원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자회사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지만, 공시서류에는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라고만 기재하고 담보제공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
반면 250억 원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에는 사채 종류를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면서도,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에 수익증권과 지분증권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특약을 기재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공시서류 전체 내용의 차이를 반영하여 전자는 일부 피고인에게 유죄, 후자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회사의 투자·대여와 자금 유출도 함께 문제 되었다
피고인들은 E회사의 자금을 인수 주체인 J조합의 대출이자 지급에 사용하였다. 또 관계회사 AB에 50억 원을 출자하고 41억 7,600만 원을 대여하였다.
자회사 H에서는 회사자금 7억 원이 이사 D의 개인 주식투자에 대여되었고, 다른 회사 I의 자금 13억 5,000만 원은 피고인들의 개인적 용도 등에 사용되었다.
그 밖에 회수된 전환사채의 재사용, 프로그램 구매가격의 적정성, 개인 차용금의 편취 여부도 함께 심리되었다. 법원은 이를 하나의 자금 유용 사건으로 일괄 판단하지 않고 거래별로 반대급부, 손해, 고의와 각 피고인의 가담 여부를 구분하였다.
법리
사업을 실제로 일부 추진했더라도 홍보 내용에 합리적 근거가 없으면 부정거래가 될 수 있다
장래 사업 전망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를 투자자에게 구체적으로 알릴 때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것은 사업이 최종적으로 실패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필요한 자금·권한·인허가 등을 확보하지 못했으면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시설 가동이나 매출 발생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한 점이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중요하게 보았다.
- 중국 합작사업에 필요한 출자금을 납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 국내 판매에 관한 계약을 근거로 제조·해외 수출까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였다.
- 필요한 면허를 취득하지 못했고 주식매매대금도 완납하지 않았는데, 사업 기반이나 지분을 확보한 것처럼 알렸다.
따라서 일부 계약을 체결했거나 사업 성공을 주관적으로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허위·과장 홍보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허위 홍보가 인정되어도 개별 투자에 대한 사기죄는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
사기적 부정거래는 투자자 일반의 신뢰와 시장의 공정성도 보호한다. 반면 특정 투자자에 대한 사기죄는 그 투자자가 기망으로 착오에 빠져 재산을 처분했는지가 문제 된다.
20억 원 거래에서는 허위 사업설명과 투자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었다. 전환사채 투자자는 원리금 회수뿐 아니라 향후 주식 전환과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도 기대하므로, 담보가 충분히 제공되었다고 해서 사업 전망에 관한 기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80억 원 거래에서는 다음 사정이 확인되었다.
- X가 자신의 H회사 매각을 먼저 추진한 것으로 볼 자료가 있었다.
- 사업설명을 들은 시점이 전환사채 인수 이후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 X는 전환사채를 받은 직후 현금화를 시도하였다.
- 사업 전망을 믿고 보유하려는 투자보다 회사 매각대가를 현금화하려는 거래였을 여지가 있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기망행위 또는 기망과 전환사채 인수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무보증’은 곧 ‘무담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보증은 제3자가 채무 이행을 책임지는 인적 담보이고, 근저당권이나 주식질권 등은 특정 재산을 제공하는 물적 담보이다. 따라서 인적 보증이 없다면 물적 담보가 있어도 ‘무보증’이라는 표현 자체가 반드시 거짓은 아니다.
다만 투자판단에 중요한 담보제공 사실까지 숨겨서는 안 된다.
250억 원 거래에 관한 무죄 판단은 당시 적용되는 공시서식과 기재기준도 고려한 것이다. 담보를 추상적으로만 표시해도 언제나 충분하다는 일반적인 허용 기준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배임죄는 거래가 의심스럽다는 사정만으로 인정할 수 없다
법원은 배임의 손해와 고의를 개별적으로 심리하였다.
반환·실권된 전환사채를 다시 처분한 부분에서는, 재처분 자체만으로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니며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는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보았다.
20억 원 전환사채는 인수대금 납입 전에 임의로 사용했는지가 증명되지 않았다. 80억 원 전환사채는 다른 회사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매매대금채무와 출자금 납입채무가 상계되어 E회사도 대응하는 이익을 얻었다.
따라서 현금 납입이 없었다거나 전환사채가 다시 유통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매입원가와 판매가격의 차액이 곧 배임의 손해액은 아니다
H회사는 프로그램 공급업체가 약 7,970만 원에 취득한 프로그램 등을 3억 8,000만 원에 도입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 프로그램의 객관적인 적정가격을 확인할 자료가 부족하였다.
- 최초 거래에는 매출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조건이 있었다.
- H회사의 계약은 독점계약이고 추가 성과급 지급조건이 없었다.
- 중간 공급업체의 적정 이윤을 판단할 자료도 없었다.
- B가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증거도 부족하였다.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다는 사정과 실제 회사에 손해를 가한 배임행위라는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관계회사 지원이라도 회수 가능성과 회사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으면 배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AB에 대한 출자·대여는 배임으로 인정되었다.
법원은 기업가치평가의 전제와 실제 사업의 차이, 계속되는 적자, 투자금의 사용처, 담보 확보 여부, 추가 투자에 대한 회계법인의 부정적 평가 등을 종합하였다.
다만 사후에 주식가치를 전액 손상처리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 당시 주식가치도 0원이어서 출자금 50억 원 전부가 손해였다고 보지는 않았다. 배임의 성립과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은 구분하였다.
모회사 대표이사라는 지위만으로 자회사 임원의 배임에 공동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H회사 자금 7억 원을 D의 개인 주식투자에 대여한 행위는 B·D에게 배임으로 인정되었다. 담보나 충분한 회수조치가 없었고, D의 상환능력도 주가 변동에 좌우될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모회사 대표이사 C에 대해서는 공모와 본질적 기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회사 내 지위가 높거나 자회사 업무를 보고받는다는 사정만으로 개별 범죄의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사업홍보의 근거를 남겨야 한다. 계약 체결, 실제 권한 확보, 인허가, 자금조달, 매출 발생 가능성을 구분하여 표현해야 한다.
- 공시는 문서 전체를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 ‘무보증’ 표시와 담보제공 사실의 누락은 별개 문제다.
- 사기죄는 투자별로 판단해야 한다. 같은 상대방과 여러 거래를 했더라도 투자 목적, 설명 시점과 실제 의사결정 경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 배임의 손해는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거래가격 차이, 절차 위반, 사후 손실만으로 손해와 고의가 자동으로 증명되지는 않는다.
- 공범 책임도 행위별로 구분해야 한다. 지시·결재·보고·자금집행 등 실제 관여 자료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