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판례
대구지방법원 2020. 2. 12. 선고 2017나311570 판결
사건명: 사해행위취소.
주식의 명의수탁자 이름으로 체결된 양도계약을 실제 소유자인 채무자의 처분행위로 인정하여, 주식양도계약의 취소와 주식 반환, 채무자 명의로의 명의개서를 명한 사례이다.
하급심 및 사건경과
가. 제1심: 대구지방법원 2017. 7. 26. 선고 2016가단101904 판결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D가 E 명의로 C와 체결한 주식 7,000주의 양도계약을 취소한다.
- C는 위 주식을 D에게 양도하고, 발행회사 B에 그 사실을 통지한다.
- 주식 10,000주가 D의 소유임을 확인하고, B는 D 명의로 명의개서한다.
나. 항소심: 대구지방법원 2020. 2. 12. 선고 2017나311570 판결
B와 C가 항소하였고, 제1심 공동피고 D·E·F·G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항소심에서 원고는 주식소유권확인 청구를 철회하고, 명의개서 청구를 7,000주로 감축하였다. 법원은 B와 C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면서, 청구 감축에 따라 제1심 주문 제2항을 “B는 주식 7,000주에 관하여 D 명의로 명의개서하라”는 내용으로 변경하였다.
따라서 항소심의 명의개서 대상이 10,000주에서 7,000주로 줄어든 것은 원고의 청구 감축에 따른 것이다.
다. 상고심: 대법원 2020다222337
첨부된 사건경과 화면에 따르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되었다. 구체적인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은 위 제1심 및 항소심 판결 이유에 따른다.
관련판례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재산을 일부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양도하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다만 재산의 비중, 무자력의 정도, 거래의 목적과 불가피성 등을 종합하여 일반채권자를 해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해행위의 성립이 부정될 수 있다. 대상 항소심은 이 법리를 인용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4조: 채권 보전을 위한 채권자대위권.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를 대위한 명의신탁 해지와 명의개서 청구가 문제 되었다.
- 민법 제406조: 채무자의 사해행위에 대한 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
- 민법 제407조: 사해행위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
- 상법 제337조 제1항: 주식 이전의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인 주주명부의 명의개서.
사실관계
가. 채무자의 주식 명의신탁
D는 사찰 건물과 납골시설을 조성·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회사 B를 설립하였다. B의 발행주식은 총 20,000주였고, D는 그중 절반인 10,000주를 취득하였다.
관련 시점의 주주명부에는 D의 전 배우자 E가 7,000주, F가 2,000주, G가 1,000주를 보유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들이 실제 소유자가 아니라 D로부터 주식을 명의신탁받은 사람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원고와 다른 채권자 C의 대여금채권
원고 A는 2005년 8월 8일 D에게 10억 원을 빌려주었고, 그 대여원리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D는 별도로 2008년 12월 1일 C에게서 2억 원을 차용하였다. 이후 추가 차용금과 이자 등을 포함한 채무를 2011년경 4억 원으로 정리하면서 E가 연대보증을 하고, E 명의의 B 주식 7,000주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였다.
다. E 명의의 주식양도계약
2011년 5월 26일 E 명의로 C에게 주식 7,000주를 양도하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D와 E는 함께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고, E는 주식양도에 관한 확약서도 작성하였다.
2012년 4월 13일에는 E가 C에게 위 7,000주를 양도하고 D의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책임을 면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
이 사건에서 취소 대상으로 판단된 계약은 2011년 5월 26일자 주식 7,000주의 양도계약이다.
라. 원고의 청구
원고는 D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주식을 특정 채권자인 C에게 넘겨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켰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주식양도계약의 사해행위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하는 한편, D를 대위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회사 B에 D 명의로의 명의개서를 청구하였다.
법리
가. 주주명부의 명의와 실제 소유관계의 구별
법원은 주주명부와 당사자의 일부 진술만으로 실제 소유자를 판단하지 않았다. 사업의 추진 경위, 주식 취득 과정, 수익분배 약정, 담보 제공과 처분에 관여한 사람 등을 종합하였다.
특히 D가 사업과 재산 처분을 주도하고, 자신의 지분이 50%라는 전제에서 행동하였으며, 신용 문제로 E의 계좌와 명의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점 등을 근거로 D의 실제 소유를 인정하였다.
E가 다른 소송에서 자신이 실제 주주라고 주장한 사정도 있었지만, 법원은 그 주장이 D와 C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보아 명의신탁 인정을 뒤집을 사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명의신탁의 존재와 양도계약 당사자의 판단은 별개
사해행위취소를 위해서는 주식이 D의 재산이라는 사실에 더하여, 문제 된 양도가 D의 처분행위라는 점도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계약서상 명의자인 E가 아니라 D를 실질적인 양도 당사자로 판단하였다.
- 주식양도가 D의 C에 대한 채무를 확보·변제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 E는 D의 지시에 따라 서류를 작성하거나 D와 함께 작성하였다.
- C도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D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 E 명의로 계약한 것은 해당 주식이 E에게 명의신탁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명의수탁자가 주식을 처분하면 언제나 명의신탁자의 사해행위가 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거래 경위를 통해 해당 양도를 채무자 D의 행위로 인정한 사례이다.
다. 기존 채무의 변제를 위한 주식양도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음
C는 D의 채무를 변제받기 위한 양도이므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D의 채무초과가 심각하였고, 문제 된 주식이 실질적인 재산가치가 있는 유일한 재산으로 보였으며, C에게 이미 납골함 6,000기에 관한 사용권·분양권 등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에서 주식까지 양도한 점을 고려하였다.
이에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사해행위라고 판단하고, D의 사해의사를 인정하였다. 수익자 C의 악의도 추정되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라. 사해행위취소와 채권자대위에 의한 명의개서의 결합
법원이 인정한 구제는 두 단계로 구별된다.
- C에 대해서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주식 7,000주를 D에게 양도하고, 회사 B에 그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였다.
- B에 대해서는 원고가 D를 대위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한 데 따라 주주명부를 D 명의로 변경하도록 하였다.
주식을 원고 A의 소유로 이전하거나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한 판결이 아니라, 채무자 D의 책임재산으로 회복하는 내용이다.
실무적 유의점
-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사해행위취소에서는 실제 소유관계와 해당 처분행위의 당사자를 각각 입증해야 한다. 명의신탁 사실만으로 처분행위의 귀속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 출자 경위, 계좌 사용, 사업운영과 수익분배 자료, 담보약정, 녹취록 등 실제 지배·처분관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하다.
- 주식양수인에 대한 취소·반환청구와 발행회사에 대한 명의개서청구를 구별하여 구성해야 한다. 이 사건은 채권자취소권과 채권자대위권을 함께 행사한 사례이다.
- 기존 채권을 변제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사해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채무자의 무자력, 이전 재산의 비중과 거래의 필요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원상회복으로 주식이 회복되더라도 원고에게 그 주식의 소유권이나 우선변제권이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채권 회수를 위한 집행절차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