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동주택 사업권 양도의 사해행위취소와 양수인·수탁자의 가액배상책임

핵심 결론 사업 계속을 위한 양도라도 종전 사업자의 수익기회와 채권자의 회수 가능성이 사라지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사업권 양수인과 사업부지를 신탁받은 전득자에게 각자 가액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213250, 2007다2718, 2010마2066, 2000다66416

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13. 9. 12. 선고 2013나2008098 판결〔사해행위취소〕
공동주택 개발사업권 양도계약을 483,105,444원의 한도에서 취소하고, 사업권 양수인과 사업부지를 수탁받은 대한주택보증에 각자 같은 금액의 지급을 명한 판결이다.
하급심 및 사건 경과
심급사건결과
제1심의정부지방법원 2013. 4. 17. 선고 2012가합4913 판결원고 패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3. 9. 12. 선고 2013나2008098 판결제1심판결 일부 취소, 원고 청구 일부 인용
상고심대법원 2013다213250상고기각으로 확정
제공된 사건 경과 화면에서 대법원의 상고기각과 확정 사실이 확인된다. 아래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판단 이유는 첨부된 항소심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2718 판결: 사해행위 여부는 처분재산의 비중, 무자력 정도, 거래 목적의 정당성, 처분의 불가피성, 당사자의 인식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대법원 2012. 10. 11.자 2010마2066 결정: 자금난에 처한 채무자가 사업을 계속하여 변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득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신탁하고 신규자금을 조달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부정될 수 있다.
  •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다66416 판결: 채권자취소권으로 보전할 수 있는 채권액에는 사해행위 이후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발생한 이자·지연손해금도 포함된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를 해하는 재산권 목적의 법률행위에 대한 취소와 원상회복의 근거이다. 수익자·전득자의 선의 여부도 문제된다.
  • 민법 제479조 제1항: 지급액이 채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경우 비용·이자·원본의 순서로 충당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경매절차에서 받은 배당금을 지연손해금과 원금에 순차적으로 충당하여 잔존 채권액을 계산하였다.

사실관계

가. 채권자와 사업권 양도인·양수인·수탁자의 관계

당사자지위
원고 A기존 사업자 C에 대한 용역대금 채권자
C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사업자이자 채무자
피고 BC로부터 사업권과 관련 권리를 양수한 회사
피고 대한주택보증B가 취득한 사업부지를 신탁받은 수탁자
원고는 C에 대하여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된 용역대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C는 원고 외에도 금융기관 등 여러 채권자에게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나. C는 유일한 재산인 사업권과 관련 권리를 B에게 넘겼다

C와 B는 2011년 9월 6일 동두천시 지행동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관한 사업권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다.
양도 대상에는 다음 사항이 포함되었다.
  • 사업부지에 관한 토지매매계약과 그에 따른 권리
  • 인허가에 따른 명의와 권리
  • 인허가 관련 용역계약 및 용역대금 지급에 관한 권리·의무
당시 이러한 사업권과 관련 권리는 C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양도대금은 C가 토지매매계약의 계약금으로 투입한 금액에 해당하는 12억 8,070만 원이었다. 다만 즉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주택의 준공과 입주가 모두 완료된 때 지급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C는 사업권과 장래 사업수익을 얻을 기회를 넘기는 대신, 사업이 완료된 후에야 받을 수 있는 대금채권을 취득하였다.

다. B는 토지를 취득한 뒤 대한주택보증에 신탁하였다

B는 이전받은 토지매매계약상 매수인의 지위에 따라 2011년 12월 1일 사업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같은 날 대한주택보증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2012년 6월경 공동주택 건설공사가 시작되었고,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라. 사업권을 넘겨야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되었다

피고들은 약 300억 원의 PF대출을 받기 위한 보증수수료 등 14억 6,800만 원을 C가 마련하지 못하여 사업권 양도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B는 그중 대부분인 11억 5,800만 원을 시공사에서 단기로 빌려 납부한 다음, PF대출을 받아 곧 상환하였다. 시공사는 이미 C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관계였고, 위 차입에는 C의 이사가 연대보증까지 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C도 같은 방식으로 단기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사업권을 모두 넘기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법리와 구체적 판단

가. 사업이 계속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권 양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의 핵심은 사업의 계속이 기존 채무자와 채권자에게 어떤 경제적 효과를 주는지에 있다.
채무자가 신규자금을 조달하여 사업을 계속하고, 그 수익으로 기존 채무를 갚을 가능성이 커지는 경우에는 담보제공이나 신탁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C는 사업권을 양도하면서 사업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장래 사업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상실하였다.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C에게 돌아오는 것은 준공·입주 후 지급받기로 한 투자금 상당의 대금에 그쳤다.
법원은 사업을 계속한다는 목적만으로, C의 기존 채권자들이 변제받을 재산과 수익기회를 잃는 결과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보았다.

나. 투자금 상당의 대금채권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동담보가 보전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들은 경제적 가치가 없는 사업권을 처분하여 약 12억 원의 대금채권을 확보했으므로 C의 책임재산이 증가했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다음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 C가 자금을 조달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 따라서 사업권에 경제적 가치가 없었다고 볼 수 없었다.
  • 대금은 준공·입주 완료 후에야 받을 수 있어 즉시 변제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 기존 채권자에게 실제 변제 효과가 발생하도록 하는 조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즉, 법원은 사업권 상실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대금채권의 지급시기·실현 가능성을 함께 비교하였다.

다. 취소 대상은 행정상 사업승인 자체가 아니라 재산적 권리를 이전한 계약이다

피고들은 사업권이 행정관청의 승인이 필요한 허가권이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취소 대상이 토지매매계약상 매수인의 지위와 용역계약상 권리·의무 등을 함께 이전한 사업권양도양수계약이라고 보았다.
원고 역시 행정관청에 사업주체 명의를 다시 C로 변경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이전된 재산적 권리를 반환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가액배상을 청구하였다.
이는 행정상 승인 문제와 사법상 재산권 이전 문제를 구별한 판단이다. 계약상 지위를 이전할 때 상대방의 동의 등 별도의 민사법상 요건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사업권 양수인과 사업부지 수탁자에게 각각 원상회복책임을 인정하였다

법원은 B를 사해행위의 수익자로, B로부터 사업부지를 신탁받은 대한주택보증을 전득자로 보았다. 채무자 C의 사해의사를 인정하고 수익자·전득자의 악의를 추정하여 두 피고에게 가액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대한주택보증의 책임은 단순히 보증기관이거나 수탁자라는 이유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해행위로 이전된 권리의 이행 결과 취득한 사업부지를 신탁받은 전득자의 지위에서 책임을 부담한 것이다.
또한 원고가 항소심에서 B에 대한 채무인수 주장을 예비적으로 추가하였지만, 법원이 지급을 명한 근거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이다. 이 판결을 병존적 채무인수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마. 토지 취득·신탁·공사 진행으로 원상회복이 어려워 가액배상을 명하였다

사업권 양도 당시의 주요 재산은 토지매매계약상 매수인의 지위 등 계약상 권리였다.
그러나 이후 토지 소유권이 B에게 이전되고 다시 대한주택보증에 신탁되었으며, 그 위에서 공동주택 공사까지 진행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종전의 매수인 지위 등을 C에게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권 양도계약을 채권액 한도에서 취소하고 두 피고에게 금전배상을 명하였다.

바. 배상액은 남은 용역대금과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이다

법원은 사업권과 관련 권리의 경제적 가치가 당사자들이 정한 양도대금 12억 8,070만 원을 초과한다고 보았다.
원고의 채권은 기존 경매배당금을 충당하고 남은 원금에 2013년 8월 22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을 합산하여 483,105,444원으로 계산하였다. 이 금액이 반환 대상 재산가액보다 적으므로 전액을 인정하였다.
판결 주문의 “피고들은 각자 지급하라”는 것은 원고가 어느 피고에게든 전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피고로부터 같은 금액을 중복하여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고가 가액배상금 자체에 대한 별도의 지연손해금은 청구하지 않았다고 보아, 주문에는 위 확정금액의 지급만 명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사업권 양도에 따른 신규자금과 사업수익이 기존 사업자에게 얼마나 귀속되는지, 기존 채권자의 변제재원이 실제로 개선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양도대금을 준공·입주 후 지급하도록 정하였다면 지급시기와 실현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양도재산의 가치와 비교해야 한다.
  • 사업권 양도계약에는 기존 채무의 처리, 채권자에 대한 직접 지급, 대금의 지급보장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 사업부지를 신탁받는 수탁자도 선행 사업권 양도의 경위와 채무자·양수인의 관계 등을 검토해야 한다. 신탁 형식만으로 전득자 책임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 채무인수에 따른 원채무의 이행책임과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책임은 청구원인과 책임 범위를 구별하여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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