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퇴직 후 영업비밀 사용에 가담한 경쟁회사 대표의 책임 — 영업비밀 사용은 유죄, 업무상배임은 무죄

핵심 결론 퇴사 시 경쟁업체에서 이용할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반환·폐기하지 않으면 업무상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퇴사 후 사용에 가담한 제3자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상배임 공범이 성립하지 않으며, 영업비밀 사용죄는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도3808, 2006도9089, 2008도9433

해당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경쟁회사 대표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개발자 B의 상고를 기각한 판결입니다.
하급심 및 환송심
구분판결선고 결과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3고단7560 판결A: 징역 2월, 집행유예 1년 / B: 징역 1년 6월
환송 전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2. 15. 선고 2016노3163 판결A: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 B: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환송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9. 22. 선고 2017노2406 판결A: 영업비밀 사용죄로 벌금 500만 원 — 환송심 확정
B는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고, A는 파기환송 후 위 환송심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적법하게 반출했더라도, 퇴사 시 경쟁업체 제공 또는 자기 이용 목적으로 반환·폐기하지 않으면 업무상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판결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영업비밀의 취득·사용과 업무상배임의 성립을 구별하여 판단한 관련 판결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참조판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관련 법령

이 사건은 법률 개정 전후의 형을 비교하여 유리한 규정을 적용했으므로, 아래 두 시기의 규정을 함께 표시해야 정확합니다.
법령관련 내용 및 적용 관계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범행 당시의 영업비밀 침해 처벌 규정으로, 제1심이 적용한 규정.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2항환송 전 항소심과 환송심이 유리한 법률로 적용한 규정. 2014년 1월 31일 시행.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이득액의 10배가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
형법 제1조 제2항범죄 후 법률 변경으로 형이 가벼워진 경우 변경된 법률을 적용하는 근거
형법 제355조 제2항배임죄의 구성요건
형법 제356조업무상배임죄
형법 제30조공동정범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
형사소송법 제325조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의 무죄 판단
위 두 번째 규정은 현행 규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판결이 적용한 2013년 개정 당시의 조문을 특정한 것입니다. 첫 번째 규정의 ‘개정되기 전의 것’과 두 번째 규정의 ‘개정된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사실관계

당사자 관계
피해 회사는 3차원 광학 스캐너를 개발·생산하면서 관련 소스코드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A는 피해 회사에서 하드웨어 개발·생산 및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1년 4월 30일 퇴사한 후 경쟁회사를 설립했습니다.
B는 피해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책임연구원으로서 전체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B는 2011년 8월 5일 퇴사한 뒤 A의 경쟁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A는 제1심과 환송 전 항소심의 ‘피고인 1’, B는 ‘피고인 2’입니다.
경쟁제품 개발에 사용한 파일
B는 피해 회사의 소스코드를 반환·폐기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경쟁회사의 스캐너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했습니다.
검사가 문제 삼은 것은 2011년 9월 16일경부터 2012년 6월 8일경까지 이루어진 범죄일람표 순번 1∼13번 및 15∼34번 파일의 사용입니다.
검사는 A도 B와 공모하여 해당 소스코드를 사용하고 업무상배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리에 사용한 별도의 14번 파일
2012년 8월 24일, 일본 소재 회사가 피해 회사로부터 구입한 스캐너의 수리를 경쟁회사에 의뢰했습니다.
A와 B는 피해 회사의 라이선스 생성기 소스코드인 14번 파일을 컴파일하여 라이선스 생성기를 만든 후, 이를 실행하여 스캐너 수리에 사용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A가 피해 회사의 소스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수리는 무상이었지만, 일본 회사는 경쟁회사의 제품 구매를 협의하던 거래상대방이기도 했습니다.
업무상배임 공소사실의 변경
검사는 환송 전 항소심에서 업무상배임 공소사실에 퇴사 당시 소스코드를 반환·폐기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퇴사 당시의 반환·폐기 불이행과 퇴사 후 실제 사용을 구분하여 판단했습니다.

법리

공소사실과 최종 판단의 비교
피고인공소사실최종 판단판단 이유
A1∼13번, 15∼34번 파일을 B와 공모하여 사용영업비밀 사용 무죄A의 공모·가담을 인정할 증거 부족
A위 파일의 반환·폐기 불이행 등에 공모·가담업무상배임 무죄반출·보유 등에 대한 구체적 가담이 증명되지 않음
A14번 파일을 이용하여 라이선스 생성기를 만들고 수리에 사용영업비밀 사용 유죄A의 사용 결정과 가담이 인정됨
A14번 파일의 사용에 가담하여 업무상배임업무상배임 무죄사용 당시 B에게 피해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가 없어 별도의 업무상배임이 성립하지 않음
B경쟁제품 개발과 수리에 피해 회사의 소스코드를 사용영업비밀 사용 유죄해당 소스코드의 영업비밀성과 실제 사용이 인정됨
B퇴사 당시 소스코드를 반환·폐기하지 않고 경쟁회사에서 이용할 목적으로 보유업무상배임 유죄퇴사 당시 반환·폐기 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인정됨
따라서 이 사건은 영업비밀 침해 자체가 부정된 사례가 아닙니다. A의 업무상배임 책임이 부정되었어도, 직접 가담한 14번 파일의 영업비밀 사용은 유죄로 남았습니다.
퇴사 당시 미반환과 퇴사 후 사용의 구별
재직 중 경쟁업체에 제공하거나 자신을 위해 이용할 목적으로 영업비밀 등을 무단 반출했다면, 반출 시 업무상배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적법하게 반출했더라도, 퇴사할 때 반환·폐기할 의무가 있는데 경쟁업체 제공 또는 자기 이용 목적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퇴사 시 업무상배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퇴사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미 보유한 자료를 나중에 사용했다고 하여 그 사용에 관하여 별도의 업무상배임이 다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송 전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 차이
환송 전 항소심은 B의 퇴사 후 사용이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더라도, 그 사용에 새로 가담한 A에게는 별도의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사용 당시 B가 업무상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B가 14번 파일을 사용한 시점은 퇴사한 지 약 1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당시 그러한 지위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B의 사용행위 자체가 별도의 업무상배임을 구성하지 않고 A에게도 그 공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이는 퇴사 후 사용에 대한 가담을 판단한 것입니다. 재직 중 반출이나 퇴사 당시 미반환에 미리 공모·가담한 경우까지 공범 성립을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A의 무죄 이유는 두 가지로 구별됨

나머지 파일에 관한 무죄는 공모·가담의 증명 부족 때문입니다. 경쟁회사의 개발 일정이 짧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B 한 명뿐이라는 사정만으로, A가 피해 회사의 소스코드 사용을 지시하거나 미반환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14번 파일의 업무상배임 무죄는 가담은 인정되지만 해당 사용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자는 증거의 문제이고, 후자는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의 문제입니다.

영업비밀성과 사용은 별도로 인정됨

일부 공개된 수식이나 알고리즘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를 선택·조합·변형하여 특정 스캐너에 맞게 구현한 구체적인 소스코드 전체가 공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법원은 소스코드의 경제적 가치와 접근권한 제한, 비밀유지 약정, 관리체계 등을 종합하여 영업비밀성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경쟁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존 코드를 참조하여 시행착오와 개발 비용을 줄인 점, 14번 파일을 실제로 컴파일·실행하여 수리에 활용한 점 등을 근거로 사용을 인정했습니다.
무상 수리였다는 사정도 향후 거래관계에서 얻을 영업상 이익을 고려하면 부정한 목적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 못했습니다.
개정 규정의 적용과 벌금형 선택
제1심이 적용한 개정 전 규정은 벌금액을 재산상 이득액의 배수로 정하고 있어, 이득액을 특정하지 못한 이 사건에서는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개정 규정에 따르면 이득액을 특정하지 못하더라도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개정 규정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다고 보아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적용했습니다.
환송심은 A의 업무상배임을 무죄로 판단하고, 남은 영업비밀 사용죄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여 확정되었습니다.
환송심 주문과 이유무죄
환송심은 A의 업무상배임과 나머지 파일의 영업비밀 사용을 무죄로 판단했지만, 유죄 부분과 포괄일죄 또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주문의 벌금형만 보고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라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실무적 유의점

  • 반출·퇴사·사용을 구분하여 공소사실과 증거를 검토해야 합니다. 업무상배임은 반출 또는 퇴사 당시 의무 위반이, 영업비밀 사용죄는 이후의 구체적 이용행위가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 경쟁회사 대표의 책임은 가담 시점과 행위별로 판단해야 합니다. 직원 채용이나 경쟁제품 개발 사실만으로 반출·미반환·사용 전부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 업무상배임 무죄가 영업비밀 사용의 적법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 A는 업무상배임이 부정되었어도 직접 가담한 영업비밀 사용으로 처벌받았습니다.
  • 법률 개정 전후의 적용 관계를 정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행 당시 구법뿐 아니라,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적용한 2013년 개정 규정까지 함께 명시해야 판결의 결론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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