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기를 보장받은 경영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한 경우의 손해배상

핵심 결론 2년의 임기를 보장한 경영위임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한 회사에 잔여기간 기본급·자녀학비와 약정 퇴직금의 배상을 인정하였다. 해지 자체의 효력과 임기보장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구별된다.

실무적 유의점

가. 보수 약정과 별도로 임기보장의 의미를 입증해야 한다

해임된 경영자가 원고로서 잔여기간의 보수 상당액을 청구하려면, 단순히 유상계약이라는 사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계약서의 임기보장 문구, 일정 기간 해지하지 않기로 한 특약, 영입 경위와 보수체계를 제시하여 계약이 회사의 업무처리뿐 아니라 경영자의 지위와 경제적 이익도 보장하려는 것이었음을 밝혀야 한다.
이 사건은 계약기간이 3년이었지만, 손해배상의 기준은 명시적으로 보장된 최초 2년이었다. 계약기간과 최소 보장기간을 구별하여 청구기간을 산정해야 한다.

나. 해지의 효력과 손해배상책임을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회사가 위임계약의 해지 자유를 내세우더라도 임기보장에 따른 배상책임까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해지가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보장된 기간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 책임은 남는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후속 판례는 약정으로 임의해지권 자체를 제한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해지사유·절차에 관한 특약을 먼저 검토하고, 그 약정 위반에 따른 해지의 효력과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구성해야 한다.

다. 해임 사유는 당초 맡긴 업무와 평가기준에 비추어 반박해야 한다

회사가 실적 부진이나 직무태만을 주장한다면, 영입 당시 기대한 역할, 합의된 성과평가 기간, 사전에 전달된 목표, 기존 적자와 해임 당시 실적을 대조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명성과 인맥을 활용한 장기적인 영업개발이 주요 역할이었고, 회사가 내세운 시간당 매출목표를 원고가 사전에 알았다고 보기 어려웠다. 회사의 기존 손실이나 사업 실패를 곧바로 원고의 귀책사유로 연결할 수도 없었다.

라. 손해항목별 지급 근거와 중복 여부를 정리해야 한다

기본급, 자녀학비, 약정 퇴직금은 각각 지급조건과 산정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의 퇴직금은 계약에서 정한 급부이므로 법정 퇴직금과 구별해야 한다.
반면 이직수당은 잔여기간 보수와의 관계에 관한 계약해석 때문에 추가로 인정되지 않았고, 차량·기사 제공, 주거비, 기타 복리후생과 위자료도 각각 인과관계, 이미 이루어진 지급, 약정·승인 및 특별사정의 증명 여부에 따라 배척되었다. 계약서에 열거된 혜택을 모두 배상액에 합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53265

해당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47108 판결〔손해배상(기)〕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고에게 164,793,8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이 유지된 원고 일부승소 확정사례이다.
청구항목판단 및 인정액
보장된 잔여기간의 기본급1년분 72,000,000원을 해임 당시의 현가로 산정하여 70,111,800원 인정
보장된 2년을 마쳤을 때의 약정 퇴직금약정액 90,000,000원을 현가로 산정하여 85,707,000원 인정
잔여기간 자녀 1인의 학비8,975,000원 인정
인정액 합계164,793,800원
6개월분 이직수당잔여기간 보수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경우 추가 지급까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차량·기사, 주거비, 미사용 휴가·항공권, 기타 복리후생 및 위자료각 항목의 지급조건, 인과관계, 이미 지급된 금액 및 증명 부족 등을 이유로 불인정
하급심
  • 제1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7. 10. 9. 선고 96가합3792 판결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1998. 8. 14. 선고 97나55067 판결 제1심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일부를 취소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일반적인 위임계약에서는 해지로 인하여 기대보수를 얻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 부득이한 사유 없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경우에도 배상범위는 적절한 시기에 해지하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손해를 기준으로 한다. 이 사건은 임기보장 특약 등으로 수임인의 이익도 보호하려는 계약이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나.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다53265 판결

민법 제689조 제1항·제2항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가 해지사유·절차와 손해배상책임을 달리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정에 따라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대상판결을 근거로 모든 해지제한 특약이 무효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에 관해서는 ChatByun의 「위임계약의 임의해지권 제한과 법인 대표자의 개인책임」을 함께 참조할 수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689조 제1항·제2항: 위임계약의 해지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
  • 민법 제393조 제1항·제2항: 통상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범위.
  • 민법 제396조: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의 과실상계.
  • 상법 제382조 제2항: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 대한 위임 규정의 준용.
  • 상법 제385조 제1항: 임기가 정해진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전에 해임한 경우의 손해배상청구. 원심은 경영위임관계의 해지책임을 판단하면서 이 규정의 취지를 참조하였다.

사실관계

피고는 외국 홍보전문기업이 투자하여 설립한 국내 회사였다. 영업손실과 경영진 공백을 겪던 피고는 언론계에서 명성과 인맥을 가진 원고를 영입하여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하였다.
원고는 1994. 8. 3.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 1. 피고 회사의 사장 및 최고경영자로 취임하였다. 계약기간은 3년이었으며, 최초 2년은 보장하고 그 이후에도 3개월 전에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보수는 연 기본급 72,000,000원이고, 퇴직금은 재직 1년마다 기본급 7.5개월분으로 정하였다. 자녀학비와 주거 지원 등도 약정하였다. 원고는 직원 채용과 급여 조정 등 경영업무를 수행하고, 아시아·태평양 본부의 회장과 피고 회사 대표자에게 보고하는 지위에 있었다.
피고는 취임 약 1년 뒤인 1995. 10. 5. 원고에게 해임을 통보하고 다음 날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경영능력 부족, 고객관리 소홀, 실적 부진과 공금의 사적 사용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의 손실이 원고의 노력 부족이나 직무태만 때문에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사전에 전달되지 않은 매출목표의 미달이나 외부활동 등을 정당한 해임 사유로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다.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는 임기보장 약정을 위반한 해임으로 잃게 된 보수와 각종 급부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가. 계약의 명칭보다 실질적인 경영위임관계가 중요하다

원심은 계약서가 고용계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더라도, 원고의 지위와 업무권한 등에 비추어 위임계약으로 판단하였다. 대법원 역시 위임계약의 해지와 손해배상 법리를 적용하였다.
또한 외국 본부의 임원들이 계약 체결에 관여하였다는 사정과 별개로, 계약상대방은 국내의 피고 회사라고 판단하였다.

나. 일반적인 위임계약의 해지 자유와 이 사건의 임기보장 특약

대법원은 위임계약에서는 원칙적으로 각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는 기본급·주택수당·자녀학비·퇴직금에 관한 약정과 함께, 원고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최초 2년 동안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특약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계약이 위임인인 회사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인 경영자의 이익도 목적으로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회사가 해지 자체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하였다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핵심은 유상성만이 아니라, 임기보장 특약을 포함한 계약 전체가 원고의 지위와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다. 해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임기보장 자체의 무효를 뜻하지 않는다

원심은 최초 2년 동안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특약을 무효라고 표현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그 의미를 명확히 구분하였다.
이는 회사가 약정에도 불구하고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일 뿐, 원고의 지위 안정을 위하여 2년의 임기를 보장한 약정 자체까지 무효라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해임이 없었더라면 보장된 잔여기간 동안 받을 기본급과 자녀학비, 보장된 임기를 마쳤을 때 받을 약정 퇴직금은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이 사건은 해임 후 실제 근무하지 않은 기간의 보수를 그대로 지급하라는 판단이 아니라, 임기보장에 따른 이익을 잃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라. 과실상계와 별도 채권에 의한 상계는 구별된다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에서 소송자료상 채권자의 과실이 인정된다면, 채무자가 과실상계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에게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과실상계를 하지 않은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한편 피고가 원고의 횡령 등으로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진다고 주장하지도 않은 이상, 법원이 그러한 채권을 스스로 조사·확정하여 원고의 배상채권과 상계할 것인지까지 판단할 의무는 없다고 보았다. 과실상계의 직권 고려와 별도 반대채권을 이용한 상계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검토대상 판결문
  •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47108 판결, PDF 1~3쪽: 상고기각 주문, 임기보장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과실상계 및 상계에 관한 판단.
  • 서울고등법원 1998. 8. 14. 선고 97나55067 판결, PDF 1~10쪽: 계약 내용, 해임 경위와 정당성, 손해항목별 인정 여부 및 배상액 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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