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 원고: 현대하이스코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현대제철 주식회사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고의 상고 기각
하급심
원심은 냉연강판 기준가격 담합의 성립과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여 시정명령 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다만 운송비와 임가공 판매대금은 관련매출액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보아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하였다.
대법원은 두 항목을 관련매출액에 포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산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한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아래에는 법제처에서 확인되는 원심의 사실관계와 판단을 함께 반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3두1126 판결 관련상품의 범위는 합의 내용, 담합의 직접·간접 영향, 상품의 성질·용도·대체가능성 및 거래관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두12937 판결 처분의 적법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처분청이 부담한다는 법리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15005 판결 처분청이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을 하면, 이에 반하는 주장과 증명은 원고가 해야 한다는 법리이다.
관련 법령
법률의 구법 표기는 원심판결에서 확인한 개정 전 표기에 따른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1호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한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의3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과 횟수,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을 고려하는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규정이다.
대법원이 관련매출액의 법리를 설명하면서 인용한 시행령은 다음과 같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3. 8. 대통령령 제270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위반기간 동안 판매한 관련상품 또는 용역의 매출액을 과징금 산정의 기준으로 정한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3. 8. 대통령령 제270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별표 2] 관련매출액 산정 등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규정이다.
원심이 처분의 산정 근거로 표시한 시행령과 고시는 다음과 같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3. 8. 27. 대통령령 제246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별표 2]
-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3. 6. 5.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그 밖에 대법원은 증명책임에 관한 참조조문으로 행정소송법 제26조를 표시하였다. 이는 증명책임의 분배를 직접 명문화한 조항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구체적인 분배 기준은 판례 법리에 따른다.
사실관계
냉연강판 기준가격에 관한 합의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유니온스틸은 냉연강판을 제조·판매하는 경쟁사업자였다.
이 사건의 냉연강판에는 산세강판인 PO, 미소둔강판인 FH, 일반냉연강판인 CR이 포함되었다. 미소둔강판은 열연강판에 산세와 냉간압연을 하였으나 소둔 공정은 거치지 않은 제품이다.
당시 국내 냉연강판 시장에서는 포스코와 위 세 회사가 판매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였다. 포스코의 비중은 약 60%, 세 회사의 비중은 약 25∼30%였다.
냉연강판 판매가격은 기준규격 제품의 기준가격을 정한 다음 두께·폭·재질 등에 따른 추가가격과 할인 등을 반영하여 결정하였다.
세 회사는 영업임원·영업팀장 모임에서 기준가격의 인상 여부와 폭, 적용 시기 등을 협의하였고,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회사에는 합의 내용을 전달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5. 4. 23. 선고 2013누9979 판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3월 5일 의결 제2013-042호로 원고에게 시정명령과 240억 6,300만 원의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위반기간은 2005년 3월 1일부터 원고가 다른 두 회사에 공동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2010년 11월 1일까지로 정하였다.
국내에서 판매된 일반용 냉연강판 제품 전체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5%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하였다. 이후 임원 관여 가중, 조사협력·자진시정 감경을 반영하고, 포스코 가격의 영향과 건설·조선업 불황 등을 고려하여 추가 감경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5. 4. 23. 선고 2013누9979 판결
운송비의 처리
원고는 냉연강판을 판매하면서 구매자의 요청에 따라 운송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구매자가 직접 운반하거나 별도의 운송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원고는 판매대금에 관한 세금계산서에 운송비를 포함하였고, 이를 냉연강판 매출액으로 회계처리하였다. 철강업체들이 운송비를 지원하여 실질적으로 판매가격을 할인하는 거래도 이루어졌다.
원고는 운송이 구매자의 선택에 따른 별도 용역이므로 운송비를 관련매출액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임가공거래의 구조
동부제철과 유니온스틸이 원고에게 열연강판의 가공을 위탁하는 거래도 있었다.
거래는 원고가 위탁업체로부터 열연강판을 매입한 다음 이를 미소둔강판으로 가공하여 다시 위탁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원고는 임가공 판매대금이 원재료 매입가격, 가공비와 이윤을 토대로 별도로 협상된 것이므로 담합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개별 판매대금의 구체적인 금액과 협상 과정, 일반 판매가격과의 상당한 차이를 확인할 자료는 원심에 제출되지 않았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법리
기준가격을 합의하였다면 개별 할인판매가 있었다고 경쟁제한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준가격은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따라서 실제 거래에서 할인이 이루어졌더라도 사업자들이 기준가격을 합의하면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고 등은 포스코의 가격을 수동적으로 추종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세 회사가 서로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기준가격을 합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을 각자 독립적으로 모방하는 것과, 경쟁사업자들이 서로 합의하여 그 가격을 따르는 것은 구별된다. 대법원은 이 사건 합의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관련매출액은 회계자료와 거래 실질을 함께 살펴 판단한다
관련상품의 범위는 합의 내용과 담합의 직접·간접 영향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해당 상품의 매출액 범위는 사업자의 회계자료 등을 참고하여 구체적으로 정한다.
회계상 명칭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판매대금의 구성, 당사자의 인식, 거래관행과 가격결정 구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운송비가 판매대금에 포함된 경우 비용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제할 수 없다
원심은 운송이 선택적인 별도 용역이라는 이유로 운송비를 제외하였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판단을 달리하였다.
- 원고가 운송비를 세금계산서상 판매대금에 포함하고 냉연강판 매출액으로 회계처리하였다.
- 구매자가 직접 운반하는 것이 원칙적인 거래관행이라고 볼 자료가 없었다.
- 운송비 지원이 실질적인 판매가격 할인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 운송비가 판매에 관한 비용에 해당한다면 이를 매출액에서 공제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운송비를 제외하려면 해당 운송서비스가 판매와 전혀 별개의 거래라고 볼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하다. 구매자가 직접 운반하는 사례가 있거나 외부 운송업체를 이용한다는 사정만으로 운송비 일반을 공제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임가공이라는 명칭보다 원재료 매입과 제품 재판매라는 거래 구조가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가공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를 매입하여 가공한 제품을 다시 판매하였다. 대법원은 그 실질이 일반적인 미소둔강판 매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재판매가격은 통상 원재료 가격, 가공비와 이윤을 반영하지만, 시장의 미소둔강판 판매가격과 무관하게 정해지기는 어렵다. 담합으로 형성된 기준가격이 시중가격에 영향을 준다면 임가공 재판매가격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동행위에 참여한 회사들 사이의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담합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임가공 판매대금을 관련매출액에서 제외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처분청의 일응의 증명이 있으면 사업자는 독립적인 가격결정 자료로 반박해야 한다
처분의 적법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래 구조와 가격형성 관계 등을 통해 담합의 영향을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하였다면, 사업자는 그에 반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미소둔강판이 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상품이고, 재판매가격이 시중가격의 영향을 받는 거래 구조라는 점에서 일응의 증명이 인정되었다.
반면 원고는 개별 임가공 대금, 협상 과정, 일반 판매가격과의 차이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증거 상태에서는 담합과 무관하게 가격이 독자적으로 결정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결론
대법원은 기준가격 담합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운송비와 임가공 판매대금을 관련매출액에서 제외하여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한 부분은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의 결과는 과징금 취소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과징금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한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 운송비 공제를 주장하려면 계약, 세금계산서, 회계처리, 운송비 부담 및 할인 관행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임가공은 가공료만 받는 거래인지, 원재료를 매입하여 완제품을 재판매하는 거래인지 구분해야 한다.
- 담합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은 실제 협상자료와 가격 산식, 일반 판매가격과의 비교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 판매비용이나 원가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관련매출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