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16년 8월 30일 선고 2013도658 판결.
대법원은 회사의 이사가 회사 보유 비상장주식을 자신과 아들에게 저가로 매도하게 한 행위에 관하여, DCF 평가를 기초로 손해와 이득액을 인정하고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이 판결은 다른 범죄 부분의 잘못을 이유로 일부 파기환송하였으나, 이 사건 주식 저가매도에 관한 판단은 직접적인 파기사유가 아니었다. 대법원-2013도658
하급심
DCF 평가의 적절성을 직접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2013도658 판결이다. 최종 2019도3113 판결은 환송판결의 기속력과 상고이유의 적법성 등을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한 판결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년 5월 15일 선고 2005도7911 판결 비상장주식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정상적인 거래사례가 있으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러한 사례가 없으면 여러 평가방법을 고려하되, 거래 당시 회사와 당사자의 상황 및 업종 특성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09년 10월 29일 선고 2008도11036 판결 배임죄의 손해 발생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손해 발생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는데 막연히 액수 불상의 손해가 있다고 인정하여 배임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11년 10월 27일 선고 2009도14464 판결 경영상 판단의 경위·동기, 기업의 상황과 손익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배임의 고의를 판단해야 한다. 손해라는 결과나 단순한 과실만으로 고의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위 판례들은 이 사건 항소심 또는 대법원 판결에서 판단의 근거로 원용되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55조 제2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의 배임죄.
- 형법 제356조: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배임죄를 범한 경우의 업무상배임죄.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 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의 가중처벌.
이 사건 주식 저가매도 부분에서는 5억 원 이상의 이득액이 증명되지 않아 업무상배임죄가 인정되었다.
사실관계
매도회사와 주식 발행회사의 관계
A회사는 도서·문화상품권 사업을 하는 비상장 B회사의 주식 184,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A회사의 이사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A회사의 재산인 B회사 주식을 처분할 때 A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 DCF 평가의 대상은 B회사 주식이지만, 이 사건 배임행위의 피해자는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A회사이다.
이사가 회사 보유 주식을 자신과 아들에게 매도하게 한 행위
피고인은 2005년 11월경 A회사로 하여금 B회사 주식 184,000주를 1주당 16,660원에 자신과 아들에게 매도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100,000주를 1,666,000,000원에, 아들은 84,000주를 1,399,440,000원에 취득하였다.
범죄사실의 핵심은 A회사의 이사인 피고인이 회사 재산을 자신과 아들에게 저가로 넘기게 하여 회사에는 손해를, 자신과 아들에게는 이익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거래 당시의 실적 개선과 가격 결정
B회사는 과거 적자 상태였으나, 2005년 8월경 경품용 상품권 발행을 시작하면서 흑자로 전환하고 있었다.
법원은 피고인의 실적 개선에 대한 인식, 개선된 실적이 외부 주주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이루어진 거래, 과거 거래가격을 당시 시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회계법인의 검토의견에도 정식 감정 없이 과거 가격을 적용한 경위 등을 살펴보았다.
피고인은 A회사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미 자금조달이 이루어진 상황 등을 고려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가자료의 작성과 재판에서의 활용
검사는 DCF 평가를 기초로 B회사 주식의 적정가치를 1주당 128,810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평가에는 B회사의 2005년 7월 15일자 경영현황보고서에 기재된 미래 추정이익 등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보고서 작성자와 대표이사는 미래 예측치에 시장점유율 확대와 흑자 실현이라는 경영목표가 반영되어 있고 일부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법원은 할인율 계산에 사용된 베타계수의 적절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항소심에서는 법원 감정인 공소외 45가 2005년 10월 31일을 평가기준일로 작성한 주식가치 감정보고서를 검토하였다. 이는 거래 당시 가격 결정에 사용된 평가서가 아니라, 재판에서 거래 당시의 적정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검토한 감정결과였다.
법리
이사의 임무위배행위와 배임의 고의
이사는 회사 재산의 처분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회사가 받아야 할 적정한 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산을 처분하게 하여 자신이나 가족에게 이익을 주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매도회사의 이사이면서 동시에 개인 매수인이었다. 법원은 실적 개선에 대한 인식과 거래 경위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자신과 아들의 이익 및 A회사의 손해를 인식하면서 이사의 임무에 위배되는 거래를 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단순히 사후 평가액이 거래가격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2013도658
DCF 평가의 사용 가능성과 개별 평가액의 증명력
법원은 이 사건 B회사 주식의 가치평가에 DCF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다만 평가방법의 채택과 그 방법으로 산출된 개별 금액의 신뢰성은 구별하였다.
특히 검사가 사용한 베타계수의 비교대상에는 도시가스 판매회사와 유아교육사업 회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들의 영업위험이 상품권 사업을 하는 B회사와 유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즉, 공표된 수치를 사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가치 18,187원을 인정한 근거
채택된 감정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B회사의 업종 특성과 2002년 이후 과거 재무자료를 분석하였다.
- 수익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 변수를 제외하고 미래 추정이익을 산정하였다.
- 적정한 베타계수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CAPM 대신 시장에 공표된 객관적 지표를 사용하는 Build-up 방식으로 할인율을 산정하였다.
- 성숙한 산업이라는 판단에 따라 **영구성장률 1%**를 적용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평가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보수적인 방식이고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후 다른 주식매수에서 협찬비를 포함한 실질 매매가격이 더 높았다는 사정도 함께 고려하였다.
그 결과 거래 당시 적정가치는 적어도 18,187원을 상회한다고 보고, 아래 금액을 최소 손해 및 이득액으로 인정하였다.
184,000주 × (18,187원 − 16,660원) = 280,968,000원
이를 초과하는 이득액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DCF 평가를 기초로 범죄를 인정한 판단의 의미
이 사건에서 DCF는 회사가 보유 주식을 실제 가치보다 낮게 매도하였는지, 그로 인한 손해와 이익이 얼마인지를 판단하는 증거로 사용되었다. 이사의 지위와 임무위배행위, 배임의 고의는 별도의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DCF 추정치만으로 범죄 성립을 인정한 사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불확실한 평가결과를 배척하고, 합리성이 인정된 평가와 거래 정황을 종합하여 손해 및 이득액을 인정한 사례이다.
또한 DCF가 모든 비상장주식 평가에 우선한다거나 Build-up 방식이 CAPM보다 일반적으로 우월하다는 취지도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피해회사와 평가대상 회사를 구분해야 한다. 피해자는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아니라, 보유 주식을 저가로 처분한 회사이다.
- 이사의 임무위배행위와 고의를 먼저 특정해야 한다. 저가라는 평가결과만으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손해 발생과 가중처벌에 필요한 이득액을 구분해야 한다. 손해가 인정되더라도 5억 원 이상의 이득액이 증명되지 않으면 해당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 감정의 기초자료와 가정을 검증해야 한다. 경영목표와 객관적 예측을 구분하고, 할인율·비교기업·영구성장률 등이 거래 당시 상황에 적합한지 살펴야 한다.
- 보수적인 평가라는 이유만으로 증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그 평가 자체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인정되어야 하며, 거래가격을 상회한다는 결론도 형사재판의 증명기준을 충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