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DCF 평가를 기초로 비상장주식 저가매수에 따른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할 수 있는가

핵심 결론 DCF 평가도 배임죄의 손해와 이득액을 증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추정수익과 할인율의 객관성·합리성을 검증해야 하며, 평가액과 거래가격의 차이만으로 배임의 고의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도658, 2019도3113, 2005도7911, 2008도11036, 2009도14464

해당 판결

대법원 2016년 8월 30일 선고 2013도658 판결.
이 판결은 비상장주식 저가매수 부분에서 DCF에 따른 가치평가, 재산상 손해 및 이득액,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모두 수긍하였다. 판결 주문이 일부 파기환송이기는 하지만, DCF 평가에 관한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파기한 것은 아니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2년 2월 21일 선고 2011고합26 등 병합사건 판결.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하되 이득액은 산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2년 12월 20일 선고 2012노755 판결. 항소심 감정결과를 검토하여 최소 이득액 280,968,000원을 인정하였다.
  • 이후 두 차례 환송심에서도 이 부분 판단은 유지되었고, 대법원 2019년 6월 13일 선고 2019도3113 판결로 최종 상고가 기각되었다.

관련 판례

판례이 사건과 연결되는 법리
대법원 2008년 5월 15일 선고 2005도7911 판결비상장주식의 정상적인 거래사례가 있으면 그 가격을 우선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래 당시 회사·당사자의 상황과 업종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평가한다.
대법원 2009년 10월 29일 선고 2008도11036 판결손해 발생 자체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는데도 막연히 액수 불상의 손해를 인정하여 배임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1년 10월 27일 선고 2009도14464 판결경영상 판단이라는 사정만으로 배임의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손해라는 결과나 단순한 과실만으로 고의를 인정해서도 안 된다.
위 판례들은 해당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에서 원용되었다.

관련 법령

이 사건 주식 저가매수 부분에서는 5억 원 이상의 이득액이 증명되지 않아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고, 업무상배임죄가 인정되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회사의 이사로서, 그 회사가 보유하던 도서·문화상품권 발행회사의 비상장주식 184,000주를 자신과 아들에게 1주당 16,660원에 매도하게 하였다.
대상회사는 과거 적자 상태였지만, 2005년 8월경 경품용 상품권 발행을 시작하면서 수익구조가 변화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05년 11월경 주식을 매수하였다.
검사는 DCF 평가에 따라 주식의 적정가치를 1주당 128,810원으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그 평가에 사용된 사업계획과 할인율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항소심에서는 법원 감정인 공소외 45가 2005년 10월 31일을 평가기준일로 작성한 주식가치 감정보고서를 추가로 검토하였다. 이는 거래 당시 당사자가 가격 결정에 사용한 평가서가 아니라, 항소심에서 거래 당시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검토한 감정결과이다.

법리

DCF라는 평가방법의 사용과 개별 평가결과의 신뢰성은 구별된다
법원은 이 사건 회사의 주식가치 평가에 DCF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이 검사가 제출한 평가액의 신뢰성을 곧바로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은 평가방법을 수긍하면서도, 그 방법에 투입한 추정수익·위험계수·사업 지속기간이 형사재판의 증명기준을 충족하는지 별도로 심사하였다.
평가자료·방식1주당 평가액법원의 판단
검사 제출 평가결과128,810원사업계획의 미래 예측치와 베타계수의 적절성이 부족하여 배척
항소심 감정 중 회사사업계획 적용65,841원객관성·합리성이 부족한 미래 추정이익을 그대로 사용하여 배척
항소심 감정 중 경품용 상품권 매출 지속기간별 시나리오47,334원∼1,085,557원사업 지속기간과 미래 현금흐름을 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배척
항소심 감정 중 조정된 회사사업계획 적용18,187원보수적인 수익추정과 합리적인 할인율 산정 등을 근거로 최소가치 판단에 채택
따라서 이 사건은 DCF 평가결과를 일괄적으로 신뢰한 사례가 아니라, 동일한 DCF 평가라도 전제와 자료에 따라 증명력을 달리 인정한 사례이다.
검사의 평가액을 배척한 이유
첫째, 미래 추정이익의 기초인 2005년 7월 15일자 경영현황보고서에 객관적인 예측보다 경영목표가 반영되어 있었다.
보고서 작성자는 시장점유율 1위와 누적적자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치를 설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대표이사도 흑자 실현이라는 목표를 먼저 정하고 수치를 맞추었으며 미래 예측치에는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둘째, 할인율 산정에 사용한 비교업종의 위험계수가 적절하지 않았다.
검사는 KISLINE의 ‘그외 기타 분류 안 된 사업지원 서비스업’ 베타계수를 사용하였으나, 비교대상으로 언급된 기업들은 도시가스 판매회사와 유아교육사업 회사 등이었다. 법원은 이들의 영업위험이 상품권 발행회사의 위험과 유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공표된 수치라는 사정만으로 대상회사에 대한 적용의 적절성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1주당 18,187원을 최소가치의 근거로 인정한 이유
항소심 감정인은 조정된 회사사업계획을 적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 대상회사의 업종 특성과 2002년 이후 과거 재무자료를 분석하였다.
  • 수익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 변수를 제외하고 미래 추정이익을 산정하였다.
  • 적정한 베타계수의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CAPM 대신 시장에 공표된 객관적 지표를 사용하는 Build-up 방식으로 할인율을 산정하였다.
  • 성숙한 산업이라는 판단에 따라 **영구성장률을 1%**로 적용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평가가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 중 하나이며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2006년 3월 이루어진 다른 주식매수에서 협찬비를 포함한 실질 매매가격이 1주당 41,660원과 33,320원이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다.
이에 따라 거래 당시의 적정가치가 적어도 18,187원을 상회한다고 보고, 다음 금액을 최소 이득액으로 인정하였다.
184,000주 × (18,187원 − 16,660원) = 280,968,000원
법원은 이 금액을 초과하는 이득액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배임의 고의는 평가액과 별도로 판단하였다
법원은 DCF 평가액과 매매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 사정을 함께 검토하였다.
  • 회사의 실적 개선과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 개선된 실적이 주주 등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이루어진 매수.
  • 과거 거래가격을 당시의 시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회계법인의 검토의견에도 정식 감정 없이 같은 가격을 적용한 경위.
  • 주식을 처분하여 재무상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설명과 실제 자금조달 상황의 불일치.
대법원은 이를 종합한 원심의 임무위배행위 및 배임의 고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판단의 적절성과 실무적 유의점
판결이 제시한 논증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DCF를 증거로 사용한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래 추정이 포함된다는 이유만으로 DCF를 형사재판에서 배제할 필요는 없고, 법원은 불확실한 평가들을 배척한 뒤 객관적 근거가 있다고 본 보수적인 평가와 거래 정황을 종합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이 판결을 적용할 때에는 다음 한계를 지켜야 한다.
  • 보수적인 평가라는 사정만으로 증명력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그 평가 자체의 자료와 가정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 Build-up 방식이 CAPM보다 언제나 우월하다는 판결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적정한 베타계수를 추정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이 중요했다.
  • 사후 거래가격은 거래 당시 가치와 연결되는 범위에서 검토해야 한다. 이후 실적이나 사업환경의 변화를 거래 당시의 가치로 그대로 소급해서는 안 된다.
  • 손해 발생, 이득액, 고의는 각각 증명해야 한다. 평가액의 차이만으로 세 요소가 모두 충족되지는 않는다.
특히 인정된 최소가치와 거래가격의 차이는 1주당 1,527원이다. 유사 사건에서는 할인율·영구성장률 등을 합리적으로 달리 적용하더라도 거래가격을 상회하는지가 중요한 검토사항이 된다. 다만 첨부 판결문만으로 감정의 전체 산식과 민감도까지 재검증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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