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18년 10월 25일 선고 2017도6913 판결.
피고인이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한 후, 해당한다면 조세포탈죄와 나머지 범죄를 분리하여 선고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핵심은 범죄들 사이의 경합범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처벌할 때에는 특별법에 따라 형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이 파기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하급심
환송심에서 정한 최종 확정형은 다음과 같다.
- 조세포탈죄: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6억 원.
- 횡령·배임 등 나머지 범죄: 징역 3년.
관련 판례
- 대법원 2018년 3월 15일 선고 2017도20611 판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의 분리 심리·선고 규정은 피고인이 같은 조 제1항의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 대법원 2018년 4월 10일 선고 2018도1883 판결 공소사실에 금융 관련 법령 위반죄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피고인이 적격성 심사대상이라는 자료가 없다면 다른 죄와 분리하여 선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92년 12월 8일 선고 92도2020 판결 피고인만 상고하여 파기환송된 경우, 환송심에서도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적용되어 파기 전 항소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관련 법령
아래는 이 사건 판결에서 적용한 조문을 기준으로 한다.
- 형법 제37조 전단: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의 경합범 관계.
- 형법 제38조: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의 처벌 방법.
-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금융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에 대한 적격성 유지요건 심사.
-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 해당 법령 위반죄와 다른 죄의 분리 심리·선고.
- 형사소송법 제368조: 불이익변경의 금지.
특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1항에 규정된 법령의 위반에 따른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에도 불구하고 이를 분리 심리하여 따로 선고하여야 한다.”
사실관계
여러 범죄를 함께 재판하면서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회사 자금의 횡령, 회사 보유 주식의 저가매도에 따른 배임, 조세포탈 등 여러 범죄로 재판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들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전체 범죄에 대한 징역형을 하나로 정하여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였다. 조세포탈에 따른 벌금 6억 원도 함께 선고하였다.
피고인에게 금융회사 대주주라는 지위가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보험회사와 금융투자회사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 지위에 해당하면 조세포탈죄와 나머지 범죄를 분리하여 선고해야 했다. 원심은 그 대상 여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이 점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고, 환송심은 해당 금융회사들의 주주명부와 지분관계 등을 확인하여 피고인이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법리
경합범 관계와 경합범의 처벌 방법은 구별해야 한다
조세포탈죄와 횡령·배임죄 등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점은 문제 되지 않았다.
쟁점은 그 여러 죄를 하나로 묶어 형을 선고할 수 있는지였다.
일반적인 경합범은 형법 제38조에 따라 처리한다. 그러나 특별법이 특정 범죄를 다른 범죄와 나누어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으면 그 특별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경합범이 아니므로 나누어 선고한다”가 아니라, “경합범이지만 특별법이 나누어 선고하도록 정한다”는 법리이다.
분리 선고는 모든 조세포탈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금융회사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하여 건전한 금융질서와 금융회사의 경영건전성을 유지하려는 규정이다.
이러한 목적에 비추어 분리 선고 규정은 같은 조 제1항의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는 피고인에게 적용된다. 조세포탈죄나 금융 관련 법령 위반죄를 범했다는 사실만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법원은 다음 두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사람의 요건: 피고인이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는가.
- 범죄의 요건: 함께 재판하는 범죄에 해당 조항이 정한 법령 위반죄와 다른 죄가 포함되어 있는가.
이 사건에서는 적격성 심사대상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
분리 선고는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양형 방식이 아니다
법률이 “따로 선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적용 요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분리하여 선고해야 한다.
또한 분리 선고는 모든 범죄에 하나씩 형을 선고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조세포탈죄들을 한 범주로, 횡령·배임 등 나머지 죄들을 다른 범주로 나누어 각각 형을 정하였다.
환송심의 분리 선고에도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 파기 전 판결에 상고한 사람은 피고인뿐이었다. 따라서 환송심은 형을 나누어 선고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종전보다 불리한 형을 선고할 수 없었다.
환송심은 이 사건의 경우 분리하여 정하는 징역형의 합계가 종전 징역 3년 6월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조세포탈죄에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6억 원을, 나머지 범죄에는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여러 범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곧바로 형법 제38조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특별법에 분리 선고 규정이 있는지, 피고인에게 그 규정이 적용되는 신분이나 지위가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은 금융회사 대주주의 형사사건에서는 주주명부와 지분관계 등을 통하여 적격성 심사대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
파기환송 후에는 어떤 범죄들을 나누어 선고해야 하는지와 함께, 피고인만 상소한 사건인지 확인하여 불이익변경금지원칙도 적용해야 한다. 이 사건의 파기환송은 각 범죄의 유죄 판단을 뒤집은 것이 아니라, 유죄로 인정된 여러 범죄의 형을 정하는 방식을 바로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