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결정
대법원 2012. 1. 12.자 2011마2380 결정〔부동산인도명령결정에대한즉시항고〕
대법원은 매매잔대금채권을 근거로 한 매도인의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고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경매 매수인에게 상가를 인도하도록 한 인도명령이 유지되었다.
확정 여부: 재항고 기각으로 인도명령 확정.
하급심
-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11. 11. 2.자 2011타기2188 결정
- 항고심: 부산지방법원 2011. 11. 18.자 2011라700 결정
제1심은 경매 매수인의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항고심은 매도인이 당초 매수인에 대하여 매매대금채권에 기한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그 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항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유치권의 피담보채권과 목적물 사이의 견련관계 및 유치권의 불가분성에 관한 판결이다. 여러 동의 공사를 하나의 계약으로 일괄 수행한 경우, 계속 점유하는 한 세대로 전체 미지급 공사대금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고심이 견련관계의 판단 기준으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건축자재가 건물에 사용되어 부합되었더라도 자재대금채권은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아니므로, 건물에 대한 민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부동산과 경제적으로 관련된 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치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86조: 법률행위로 인한 부동산물권변동의 효력
- 민법 제320조 제1항: 유치권의 성립요건
-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 민법 제568조: 매매 당사자의 의무와 동시이행관계
- 민사집행법 제136조: 부동산 인도명령의 요건과 절차
사실관계
가. 건설회사가 공사를 완료하고 자기 명의로 등기한 상가를 의료재단에 매도하였다
지에스케이종합건설 주식회사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이오스프라자 건물의 신축공사를 완료하고, 해당 상가에 관하여 자기 명의의 소유권등기를 마쳤다.
회사는 이 건물 중 4층부터 7층까지의 구분상가 8개 호실을 의료법인 검제의료재단에 매도하였다. 매매 대상은 401호·402호·501호·502호·601호·602호·701호·702호였다.
회사 측은 공사대금 회수 등을 위해 상가를 분양·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한 것은 의료재단에 대한 상가 매매잔대금채권이었다.
나. 대금을 받기 전에 소유권을 이전하였고, 의료재단은 상가를 담보로 대출받았다
회사는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2008. 3. 21. 의료재단 앞으로 위 상가들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의료재단은 일주일 뒤인 2008. 3. 28. 신한은행에 위 상가들을 담보로 제공하고, 채권최고액 32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의료재단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중 20억 원을 회사에 매매대금의 일부로 지급하였다.
거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먼저 이루어지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 다음 매매대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다. 회사는 매매잔대금을 받지 못하였다며 7개 호실에 유치권을 신고하였다
이후 근저당권자인 신한은행의 신청으로 상가들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
회사는 2009. 11. 26. 경매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다. 의료재단으로부터 매매잔대금 2,164,932,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그 대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상가를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치권 신고 대상은 매도한 8개 호실 중 401호를 제외한 7개 호실이었다.
위 금액은 회사가 유치권 신고에서 매매잔대금으로 주장한 금액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잔대금의 구체적인 정산보다, 그 매매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있었다.
라. 경매 매수인은 601호와 602호를 취득한 뒤 인도명령을 신청하였다
신청인은 경매절차에서 상가 중 601호와 602호를 매수하였다.
2011. 6. 20. 매각허가결정을 받았고, 2011. 7. 6. 매각대금을 전부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후 신청인은 2011. 7. 23. 해당 상가를 점유하는 회사 등을 상대로 부동산인도명령을 신청하였다.
부산지방법원은 2011. 11. 2. 신청을 받아들여 상가를 경매 매수인에게 인도하도록 명하였다.
마. 회사는 미지급 분양대금이 해당 상가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주장하였다
회사는 인도명령에 불복하면서, 의료재단에 대한 분양대금채권이 해당 상가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므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자신이 상가를 계속 점유하고 있고 그 상가의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경매 매수인에게도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항고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의 권리는 의료재단과의 분양계약에 기초한 것으로서, 의료재단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과 경매 매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 유치권은 구별된다고 판단하였다.
바. 대법원은 등기를 먼저 넘겨준 매도인에게 유치권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매도인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소유권이전과 목적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였다.
그러나 매도인이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쳐주었다면, 계속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매매대금채권을 담보하는 유치권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이에 회사가 당초 매수인인 의료재단이나 경매 매수인을 상대로 매매잔대금채권에 기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가. 매매대금 지급과 소유권이전·인도는 원칙적으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민법 제568조에 따라 매도인은 매매 목적이 된 권리를 이전하고, 매수인은 그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이러한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민법 제536조에 따라 매도인은 상대방이 대금 지급을 제공할 때까지 자신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부동산 매매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매매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소유권이전등기와 목적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러한 동시이행항변은 계약상 의무 사이의 대가관계에서 인정되는 권리로서,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과는 성격이 다르다.
나. 소유권등기를 먼저 이전하였다고 해서 유치권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하는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변제기 도래 채권을 가진 경우 인정되는 법정담보물권이다.
그러나 매도인이 잔금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소유권을 이전하였다고 하여, 그때부터 매매대금채권을 담보하는 유치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매도인에게 목적물 인도에 관한 동시이행항변 외에 물권적 권리인 유치권까지 인정하면, 등기로 소유권을 넘겨주고도 매도인이 제3자에게까지 점유를 주장할 수 있는 권능을 계속 보유하는 결과가 된다고 보았다.
이는 등기를 통하여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고 거래의 안전과 원활을 도모하는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 등기를 먼저 이전한 데 따른 위험을 계속 점유하는 방법만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
매도인은 원래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를 맞바꿀 수 있었다. 그런데도 등기를 먼저 이전하였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은 매도인이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재단이 소유권을 이전받은 뒤 은행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고, 결국 그 근저당권에 기초한 경매가 진행되었다.
회사가 계속 상가를 점유하였다는 사실은 잔대금 회수를 위한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할 법정담보물권이 생기지는 않았다.
따라서 소유권을 먼저 넘겨주되 점유는 유지하면 잔대금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전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라. 당초 매수인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과 경매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이 결정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당초 매수인에 대한 목적물 인도의 동시이행항변까지 모두 소멸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목적물 인도의무에 관한 동시이행항변과 유치권을 구별하였다.
이 사건에서 회사는 유치권을 근거로 경매 매수인의 인도명령 신청에 대항하였으나, 그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아 인도명령이 유지되었다.
마. 공사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매각이었다고 해서 매매대금이 공사대금채권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회사는 해당 상가의 신축공사를 수행한 건설회사였고, 공사대금 회수 등을 위하여 상가를 매도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채권의 법적 성격은 자금을 회수하려는 경제적 목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회사가 의료재단에 대하여 주장한 채권은 상가 분양·매매계약에 따른 잔대금채권이었다. 따라서 타인의 건물을 시공한 수급인이 그 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었다.
시공사라는 지위, 과거 공사 수행 사실, 현재 점유 사실을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만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바. 유치권 부정과 매매대금채권의 소멸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이 부정한 것은 매매대금채권을 담보하는 유치권이다.
매도인이 당초 매수인에 대하여 가지는 잔대금채권 자체가 소멸한다거나, 매수인이 대금 지급의무를 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잔대금의 지급청구와 회수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지만, 그 채권만을 근거로 부동산을 계속 유치하면서 경매 매수인의 인도를 거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가.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는 거래에서는 등기·대출·지급 절차를 구체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매수인이 소유권을 이전받은 뒤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잔금을 지급하는 거래에서는, 소유권을 먼저 이전한 시점부터 매도인의 위험이 커진다.
계약 단계에서 소유권이전등기, 담보권 설정, 대출 실행, 매도인에 대한 직접 지급이 어떤 순서와 조건으로 이루어지는지 정해야 한다.
대출금만으로 매매대금 전액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부족분의 지급 재원과 별도 담보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잔금 지급 전까지 매도인이 점유한다’는 조항만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 담보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나. 잔금 지급 전 점유 유지 약정과 담보권 설정을 구별해야 한다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잔금 지급 전까지 인도를 유보하기로 약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약정이 있다고 해서 법률상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치권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소유권을 먼저 이전하면서 잔금을 담보하려면 저당권 등 별도의 담보수단을 검토하고, 선순위 금융기관의 담보권과 비교하여 실제 회수 가능성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 유치권 신고에서는 채권의 발생 원인과 채무자를 정확히 특정해야 한다
공사대금, 분양대금, 매매잔대금, 대여금은 모두 받을 돈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유치권의 성립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누가 어떤 계약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현재 주장하는 채권이 공사 수행의 대가인지 부동산 매매의 대가인지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건설회사가 자기 명의의 상가를 매도한 경우에는, 회사가 과거에 공사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매수인에 대한 분양대금채권을 공사대금채권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라. 경매 매수인은 유치권 신고의 명칭보다 실제 채권의 성격을 확인해야 한다
경매기록에 유치권 신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고금액 전부를 지급해야 인도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매매계약서, 소유권이전 경위, 대금 지급내역, 근저당권 설정 시점 등을 대조하여 신고된 채권이 실제로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종전 소유자가 매매잔대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점유하는 경우에는, 해당 결정의 법리에 따라 유치권 성립을 다투고 인도명령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마. 이 결정의 적용 범위를 다른 계약상 항변 문제와 구별해야 한다
이 결정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쳐준 부동산 매도인이 매매잔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 것이다.
별도의 계약인수, 채무인수, 담보권 설정 또는 다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판단한 결정은 아니다.
따라서 소유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존 항변이 소멸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현재 소유자가 어떤 지위에서 인도를 청구하는지와 점유자가 주장하는 권리의 근거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바.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한 세대만 점유하고 있어도, 일괄 공사대금 잔액 전부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실제 공사를 수행하여 발생한 공사대금채권과 유치권의 담보 범위를 다룬다.
이 사건과 비교하면, 공사를 수행한 사람이라는 지위보다 현재 유치권의 근거로 주장하는 채권의 법적 성격이 중요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는 유치권의 법리를, 자신이 소유하던 부동산을 매도하고 남은 잔대금채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ChatByun의 「제3자는 위탁자와의 거래관계를 이유로 수탁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는 신탁관계에서 수탁자에게 기존 거래관계상의 항변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두 글을 함께 볼 때에는 유치권이라는 물권의 성립 문제와 계약상 항변의 승계·대항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매매대금에 기한 유치권이 부정되었다는 결론을, 계약인수나 신탁관계에서의 항변 가능성까지 모두 부정하는 일반명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