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1. 12. 27. 선고 2010도8727 판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업무상배임죄에 대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주식 매도인에게 현금 유동성 증가라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 회사에 그에 상응하는 액수 미상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나. 서울고등법원 2010. 6. 24. 선고 2009노1599 판결
업무상배임의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검사가 주장한 고가매수 차액 상당의 손해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부분은 별도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않은 이유무죄이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6. 5. 선고 2008고합824 판결
항소심 판결에 따르면, 각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였다. 고가매수 차액을 손해로 구성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부분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856 판결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특수관계자의 비상장주식 매수와 관련한 배임죄 성립 법리를 설명하면서 참조한 판결이다.
나.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거래 목적, 자금조달 부담 및 회사의 손해 발생 위험을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하여 함께 참조한 판결이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나. 경합범 및 집행유예
다. 고가매수 차액 부분의 증명 부족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의 무죄 판단.
위 조문들은 항소심 판결의 법령 적용에 따라 표시하였다. 판결에서 해당 조문에 ‘구법’이나 개정 전 법률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별도의 구법 표시를 덧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및 회사들의 관계
회사 기호가 판결마다 달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항소심 판결의 표시로 통일한다. 대법원 판결에서 피해 회사를 지칭하는 ‘J’는 아래의 E회사에 해당한다.
즉, 피고인은 주식을 사는 E회사의 대표이사이면서, 주식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회사들도 지배하거나 그 경영에 관여하는 관계에 있었다.
나. E회사 인수와 재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상환자금이 필요해졌다
피고인은 J회사를 통해 E회사 주식과 경영권을 약 250억 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추진하였다. 인수자금 일부는 외부 차입금으로 마련하였다.
이후 E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제3자에게 다시 매각하려 하였으나, 매수인 측이 예정된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이에 인수대금 잔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G회사 주식을 증권회사에 매도한 뒤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수하는 환매조건부 거래까지 이용하였다.
결국 2007년 11월 무렵에는 다음 자금이 필요하였다.
- 환매조건부 거래에 따른 주식 재매입대금 93억 원.
- E회사 인수자금과 관련된 차용금 600만 달러의 상환자금.
법원은 이러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피고인이 E회사로 하여금 관계 회사들이 보유한 F·G회사 주식을 매수하게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첫 번째 거래: F회사 주식 매수대금이 환매대금 마련에 사용되었다
피고인은 2007년 11월 6일 E회사 이사회에서 다음 주식 매수를 제안하였다.
매매대금은 17,922,790,670원, 약 179억 원이었다.
이사 중 한 명이 반대하였지만 안건은 가결되었다. 피고인은 거래를 통해 자신의 관계 회사 측 상환자금을 마련하려는 사정을 충분히 밝히지 않았다.
E회사는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130억 원을 대출받고 보유현금을 보태어, 2007년 11월 8일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이후 H회사는 지급받은 돈 중 약 93억 2,200만 원을 J회사에 대여하였고, J회사는 그중 93억 원으로 증권회사에 매도하였던 G회사 주식을 다시 매수하였다.
따라서 이 거래에서는 E회사의 주식 매수자금이 H회사를 거쳐 J회사의 환매대금 마련에 사용된 것이다.
라. 두 번째 거래: G회사 주식 매수대금이 인수 관련 차용금 상환에 사용되었다
피고인은 2007년 11월 15일 E회사 이사회에서 다음 주식 매수를 제안하였다.
매매대금은 6,691,679,400원, 약 67억 원이었다.
E회사는 2007년 11월 16일 K회사에, 같은 달 30일 J회사에 각각 대금을 지급하였다. 주식 매수로 보유현금이 부족해지자 같은 달 20일에는 본사 건물과 대지를 담보로 60억 원을 대출받았다.
K회사는 지급받은 매매대금 등을 포함한 55억 1,500만 원을 J회사에 대여하였고, 이 자금은 외부 차용금 600만 달러를 상환하는 데 사용되었다.
두 거래를 합하면 E회사는 약 246억 원을 들여 비상장주식을 취득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총 190억 원의 담보대출을 부담하였다.
마. 외부 주식평가와 환매약정도 존재하였다
피고인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였고,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쳐 주식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회계법인들이 평가한 주당 가치는 E회사의 매수가격보다 높았다. 법원도 평가가 허위 자료에 근거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F회사 주식에 관해서는 일정 시점까지 사업이 개시되지 않거나 E회사가 취득가격 이상으로 주식을 매각하지 못하면, H회사에 취득대금과 연 9% 상당액을 더한 가격으로 재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약정도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H회사 등의 실제 자금능력과 피고인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이러한 약정이 E회사의 위험을 충분히 해소하는 실질적인 보호장치라고 보지 않았다.
바. 공소사실과 최종 인정된 범죄사실의 차이
따라서 약 246억 원의 매매대금 전액이나 190억 원의 대출금 전액이 배임 손해액으로 확정된 사건은 아니다. 검사가 주장한 고가매수 차액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리
가. 비상장주식 매수로 현금이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회사가 투자 목적으로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면 현금이 감소하고 대신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자산 구성의 변화만으로 배임의 고의나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도 단순한 현금 유동성 감소만으로 배임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먼저 명시하였다.
다만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진다.
- 거래가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정상적인 거래의 범위를 벗어날 것.
- 주된 목적이 특수관계 매도인의 현금 확보 등 다른 이익을 위한 것일 것.
- 과도한 차입 등으로 피해 회사의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 대응 여력에 실질적인 부담을 줄 것.
이 사건은 이러한 사정들이 함께 인정된 경우이다.
나. 매수가격의 적정성과 거래 자체의 정당성은 구별된다
가격이 부당하게 높았다는 증명이 부족하더라도, 그 거래를 회사에 실행시킨 행위가 배임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외부 평가자료 등을 고려할 때 매수가격이 적정 범위에 있을 여지가 충분하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E회사가 해당 시점에 거액을 차입하면서까지 주식을 매수할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법원은 거래의 실질이 E회사의 사업상 필요보다 피고인 측의 환매대금 및 차용금 상환자금 마련에 있었다고 보았다.
다만 이 판결을 “매수가격이 정확히 적정하다고 확정한 판결”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취지는 고가매수 차액 상당의 손해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 이사회 결의와 외부 평가가 있어도 임무위배가 인정될 수 있다
이사회 결의와 외부 평가를 거쳤다는 사실은 판단자료가 되지만, 그 자체로 배임책임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거래 여부와 내용을 주도하였고, 자금조달의 실제 목적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으며, 내부 의사결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되었다.
외부 주식평가는 주로 주식의 가치에 관한 자료이다. 그것이 곧바로 매수의 필요성, 거래 시점의 타당성, 대출 부담의 적정성까지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라. 매도인의 현금 확보와 매수 회사의 자금 대응 능력 저하가 이익·손해 판단의 대상이 되었다
매도인들은 환금성이 낮은 비상장주식을 현금으로 바꾸어 상환자금을 확보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현금 유동성 증가라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았다.
반면 E회사는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재정상태 등에 비추어 과도한 대출을 부담하였다. 그 결과 향후 경영과 자금운영상 필요에 대응할 여력에 실질적인 부담이 생겼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토대로 E회사에 그에 상응하는 액수 미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판단을 유지하였다.
즉, 이 사건의 손해 판단은 주식의 가격 차이뿐 아니라 회사의 현금 확보 능력과 추가 자금조달 여력이 실질적으로 훼손되었는지에 초점이 있다.
마. 환매약정은 실제 이행 가능성과 권리행사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주식을 다시 사주겠다는 약정이 있더라도, 재매수 의무자가 이를 이행할 자금능력이 없다면 위험을 충분히 해소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 측이 매매대금을 다른 상환자금으로 사용하였고, 피고인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반하여 E회사로 하여금 환매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할 가능성도 문제 되었다.
따라서 환매약정의 존재뿐 아니라 의무자의 지급능력과 피해 회사의 실질적인 권리행사 가능성을 함께 평가하였다.
바. 이후 회사가 안정되었다는 사정은 유죄 판단과 양형에서 구별하여 고려하였다
E회사가 이후 실제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았고 경영이 안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거래 당시 발생한 손해 또는 손해 발생의 위험이 부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항소심은 경영 안정, 피해 회사 측의 처벌불원, 피고인의 형사처벌 전력 부재 등을 양형에 반영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