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82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뇌물공여·증권거래법위반〕
피고인 A의 상고를 기각하여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특히 이사회 승인 없는 회사 보증에 관하여, 거래의 민사상 효력과 별개로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 및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나. 서울고등법원 2009. 1. 9. 선고 2008노2496 판결
피고인 A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주요 항소이유는 뇌물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과 회사 보증이 무효이므로 배임죄의 손해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다. 수원지방법원 2008. 9. 10. 선고 2008고합99, 2008고합100(병합), 2008고합526(병합) 판결
A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제1심에서는 대표이사 B 및 법인 C·F의 증권거래법 위반도 함께 판단하였다.
아래에서는 심급별로 익명 표시가 다른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와 회사의 표시는 제1심판결을 기준으로 통일한다.
관련판례
가.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
배임죄의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포함된다. 손해발생의 위험이 생긴 후 담보를 취득하거나 피해가 회복되었다고 하여 이미 성립한 배임죄에 영향이 생기지는 않는다.
나. 이사회 승인 없는 자기거래의 효력
-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4284 판결: 당시 상법 제398조가 사후승인을 배제한다고 볼 수 없다는 법리.
-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4626 판결: 이사회 승인 없는 자기거래에 관하여 회사가 제3자에게 무효를 주장하기 위한 악의의 입증에 관한 법리.
이 사건 대법원이 회사의 법률상 책임과 손해발생 위험을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다. 사실상 경영자의 지위와 배임의 고의
-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4640 판결: 사실상의 사무처리관계 및 계열회사 지원과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회사의 이익을 위한 의사가 부수적이고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한 의사가 주된 경우의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
라. 개정 상법에 따른 사후승인 법리와의 구별
개정된 상법 제398조에 따라 사전승인이 필요한 거래에서는, 사후에 이사회 승인을 받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인 거래가 유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2009도829 판결의 사후승인에 관한 설명은 당시 법률을 전제로 이해해야 하며, 개정 후 거래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및 가중처벌
- 형법 제355조 제2항, 형법 제356조: 업무상 임무위배에 따른 배임.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위 조항들은 제1심판결의 적용법조 표시를 따른 것이다.
나. 이사의 자기거래
상법 제398조 전문 — 이 사건 판결 당시 규정
대법원판결은 ‘상법 제398조 전문’이라고 표시하였다. 오늘날 개정법과 구별할 때에는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8조에 해당한다.
이 구법 표시는 후속 판례에서 확인되는 개정 전후의 구분을 보충한 것이며, 2009도829 판결 자체에 위 괄호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 증권거래법 위반
제1심판결이 구법을 명시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구 증권거래법(2007. 3. 29. 법률 제8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7조의3 제7호, 제191조의19 제1항 제1호: C회사의 주요주주에 대한 금전대여.
- 구 증권거래법(2007. 3. 29. 법률 제8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0조 제5호, 제188조 제6항: 주요주주의 주식소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 구 증권거래법(2007. 3. 29. 법률 제8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0조 제5호의2, 제200조의2 제1항: 주식 등의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반면, 제1심판결은 F회사의 대여·보증 부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개정 전이라는 괄호 표시 없이 기재하였다.
-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7호, 제191조의19 제1항 제1호: F회사의 M회사에 대한 금전대여.
-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7호, 제191조의19 제1항 제3호: F회사의 A 개인채무 보증.
- 증권거래법 제215조: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
위 구분은 판결문 표시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라. 뇌물공여
사실관계
가. A가 지배하던 회사들과 피해회사의 관계
A는 비상장회사 M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였고, 코스닥 상장회사인 C와 F도 지배하였다.
핵심은 A 개인, M회사, C회사, F회사가 각각 별개의 재산과 법인격을 가진다는 점이다.
나. 개인채무 15억 원에 대한 회사 보증
AC는 A의 원금보장 약정을 믿고 M·C 등에 투자하였다가 주가 하락 등으로 손실을 입었고, A에게 보상을 요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2007년 4월 18일 5억 원, 2007년 5월 9일 10억 원의 차용이 이루어졌다. A는 2007년 5월 9일 합계 15억 원을 자신이 개인적으로 차용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정리하면서 C와 F를 보증인으로 세웠다.
법원은 당시 A에게 해당 채무를 변제할 충분한 자력이 없었고, 회사들을 개인채무의 보증인으로 세워서는 안 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A가 보증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얻고 C와 F가 각 15억 원 상당의 손해발생 위험을 부담한 행위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을 인정하였다. 실제로 두 회사가 각 15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 A의 주요 주장과 법원의 판단
라. 별도의 증권거래법 위반 및 뇌물공여
배임의 대상인 15억 원 보증과 아래 행위들은 구분해야 한다.
특히 약 9억 원의 연대보증과 15억 원의 배임 대상 보증은 서로 다른 거래이다. 수원지방법원-2008고합99
법리
가. 보증의 민사상 무효와 배임죄의 손해는 별도로 판단한다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는 회사의 전체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실제 손실이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경우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사회 승인 없는 보증이므로 무효이고, 무효라면 회사가 손해를 입을 수 없다”는 논리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사의 자기거래가 거래 당시부터 무효이고, 회사가 어떠한 이유로도 손해배상책임 등 법률상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면 손해발생 위험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2009도829
나. 형식적인 보증이 아니라 실제 채권회수 수단으로 제공되었다
채권자 AC는 기존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로 돈을 제공하려면 담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였다. 회사들을 보증인으로 기재한 것도 상장회사의 신용을 이용하면 채권회수가 쉬워질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AC가 이사회결의서를 요구하자 A는 급히 돈이 필요하니 나중에 보충하겠다고 하였다. 이후에도 결의서를 요구받았지만 자신이 소유한 회사라며 제공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보증이 단순한 형식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사후승인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실제 사후승인이나 그 의도까지 요구한 것은 아니다
당시 상법 제398조에 관한 판례는 이사회 사후승인을 배제하지 않았다. 법원은 A가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로 회사들을 지배하고 있어 사후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사정도 손해발생 위험의 근거로 삼았다.
다만, 이 사건은 실제로 사후승인을 받아 보증이 유효해졌다고 인정한 사건은 아니다.
대법원은 A에게 임무위배와 회사의 손해, 자신의 이익 취득에 관한 인식이 인정되면 충분하고, 별도로 이사회 사후승인을 받으려는 의사까지 있어야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라. 사실상 경영자도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A는 C의 대표이사가 아니었지만, 대주주이자 주요주주 M의 대표이사로서 C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였다.
제1심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관계가 반드시 법령이나 명시적인 계약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고, 사실상의 신임관계에서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등기된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주체에서 제외되지는 않는다. 다만 단순한 주식 보유를 넘어 실제로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지배한 사정이 판단 근거가 되었다.
마. 계열회사 지원이나 회사 회생 목적만으로 배임의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
A는 차입금을 M의 가수금으로 사용하였으므로 회사를 위한 행위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가수금은 A가 M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남으므로 A 개인의 재산이기도 하다.
- 자금을 사용한 M과 보증채무를 부담한 C·F는 별개 법인이다.
- 회사나 계열그룹에 일부 이익이 생기더라도 그것이 부수적이고,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의사가 주된 경우에는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M에 자금이 들어갔다는 사정과 C·F가 개인채무를 보증할 정당성이 있는지는 구분되었다. 수원지방법원-2008고합99
바. 주요주주는 반드시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F의 M에 대한 28억 5,000만 원 대여와 관련하여, 검사는 M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라는 전제로 기소하였다.
그러나 제1심은 당시 M의 지분을 8.28%로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M이 대표이사와 이사 과반수를 선임하는 등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 점을 근거로 주요주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즉, 이 부분은 10% 이상 보유 사실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경영 영향력을 기준으로 주요주주성을 인정한 것이다.
한편 A의 C 주식 22.8% 취득에 관해서는 당시 법률상 다음 두 보고의무 위반을 별도로 인정하였다.
- 주요주주가 된 날부터 10일 이내의 주식소유상황 보고.
-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날부터 5일 이내의 대량보유 보고.
위 기간과 보고기관은 이 사건 당시 증권거래법에 따른 판단이다.
사. 개정 후 거래에는 사후승인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이 사건의 배임 판단을 활용할 때에는 민사상 보증의 효력, 형사상 손해발생 위험, 적용되는 상법의 시점을 각각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91712 판결은 개정된 상법 제398조에 따라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거래가 사후승인만으로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현재 거래를 검토하면서 이 사건을 근거로 “나중에 이사회 승인만 받으면 된다”고 정리하는 것은 부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