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직 등기되지 않은 아파트, 토지만 따로 담보신탁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구분의사가 외부에 표시되고 건물의 물리적 요건이 갖추어지면 대장 등록이나 등기 전에도 구분소유가 성립한다. 이후 대지만 따로 담보신탁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며, 수탁자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선의의 제3자로 보호받기 어렵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71578, 2009다26145, 2012다109538, 2004다67691

해당판결

확정 여부: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 확정.
원심은 원고가 취득한 아파트 전유부분에 대응하는 대지지분에 관하여, 신탁회사에는 건축주 앞으로의 신탁등기 말소를, 건축주에게는 원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유지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0. 11. 16. 선고 98다45652, 98다45669 전원합의체 판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함께 매수하고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전유부분에 대해서만 이전등기를 받은 경우에도, 매수인이 가지는 대지의 점유·사용권은 대지사용권에 해당할 수 있다.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대지지분 처분은 효력이 없다.

나.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다26145 판결

분리처분금지로 대항할 수 없는 선의의 제3자는 원칙적으로 해당 토지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정을 모르고 취득한 사람을 의미한다. 분리처분금지의 법률상 제약을 몰랐다는 것만으로 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2다109538 판결

예정된 건물 중 일부 세대의 골조공사만 완료된 사안에서, 객관적으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행위에 상응하는 구분건물이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분소유의 성립을 부정하였다. 분양이나 건축허가만으로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라. 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견해가 변경된 판례

구분소유가 원칙적으로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시점에, 예외적으로 구분건물 표시등기 시점에 성립한다는 취지의 견해는 이 전원합의체 판결과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아파트 분양과 토지 담보신탁의 선후관계

건축주는 자신이 소유한 토지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각 세대를 분양하였다. 이후 토지만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시점진행 내용
2002. 5. 15.경부터각 세대에 관한 분양계약 체결
2003. 8. 25.경지하 2층부터 지상 12층까지 기둥·주벽·천장 슬래브 공사가 이루어져 각 전유부분의 구조상·이용상 독립성 인정
2003. 9. 4.토지에 관한 담보신탁계약 체결 및 신탁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2004. 7. 26.각 구분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
2006년원고가 법원 임의경매절차에서 아파트 한 세대의 전유부분 취득
쟁점은 토지를 담보신탁한 당시 건물에 관한 대장 등록이나 등기가 없었더라도 이미 구분소유가 성립하였는지였다.

나. 전유부분을 취득한 원고의 대지지분 확보 청구

원고는 경매로 전유부분을 취득하였지만, 대지에는 신탁회사 명의의 등기가 남아 있었다.
이에 원고는 건축주에게 해당 전유부분에 대응하는 대지지분의 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아울러 그 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건축주를 대위하여, 신탁회사에 해당 지분에 관한 신탁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며,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가. 구분소유의 성립에는 물리적 요건과 구분행위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구분소유의 성립에 다음 두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 물리적 요건: 객관적으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출 것
  • 구분행위: 처분권자가 각 부분을 별개의 소유권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사를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할 것
구분행위에는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않는다.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하여 장래의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의사가 외부에 표시되면 인정될 수 있다.
구분행위가 먼저 이루어지고 이후 물리적 요건이 갖추어졌다면,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된 때 구분소유가 성립한다. 집합건축물대장 등록이나 구분건물 등기는 필수적인 성립요건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분양계약으로 구분행위가 이루어졌고, 토지 신탁 전에 각 전유부분의 구조상·이용상 독립성까지 갖추어졌다고 판단하였다.

나. 구분소유가 성립하면 대지만 따로 처분하는 행위가 제한된다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대지를 사용할 권리를 보유하면 대지사용권이 성립한다. 그 권리의 성립에 대지권등기와 같은 별도의 요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집합건물법 제20조는 대지사용권이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도록 하고, 규약 등으로 달리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분리처분을 금지한다.
이 사건에서는 토지 소유자인 건축주에게 이미 구분소유권과 그에 결합된 대지사용권이 성립하였다. 따라서 건물과 분리하여 토지만 신탁회사에 이전한 담보신탁은 분리처분금지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건물이 미등기 상태였다는 사정만으로 토지를 자유롭게 분리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선의의 기준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실을 알았는지이다

분리처분금지의 취지가 등기되지 않은 경우에는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가 보호될 수 있다.
여기서 선의는 원칙적으로 취득한 토지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정을 몰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리처분금지 규정이나 그 법률효과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사건에서는 신탁계약 당시 아파트가 집합건물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고, 신탁계약에도 그 토지 위의 완성·미완성 건물을 신탁재산으로 본다는 특약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신탁회사가 해당 토지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 선의의 제3자라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라. 건물도 신탁재산으로 본다는 특약만으로 분리처분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신탁계약에는 토지 위에 건축되는 건물도 별도의 신탁절차 없이 신탁재산으로 본다는 취지의 특약이 있었다.
피고 측은 이를 근거로 건물 전체도 신탁회사에 이전되었으므로 분리처분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해당 특약만으로 신탁회사가 전유부분의 소유권까지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건물에 관한 실제 소유권이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상 신탁재산으로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토지와 건물이 함께 처분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계약서의 신탁재산 범위와 실제 소유권이전 및 등기 상태를 구별해야 한다.

마. 구분소유의 성립과 수분양자의 소유권 취득은 별개이다

분양계약이 구분행위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건물의 각 부분을 별개의 소유권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사가 표시되었다는 의미이다.
분양계약 체결만으로 수분양자에게 곧바로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뜻은 아니다. 구분소유의 성립 여부와 수분양자의 소유권 취득 여부는 각각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원고 역시 최초 수분양자가 아니라, 이후 법원 경매절차에서 전유부분을 취득한 사람이었다.

실무적 유의점

가. 등기부뿐 아니라 분양자료와 실제 공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신탁회사나 금융기관은 건물 등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토지에 대한 독립적인 담보 설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분양계약, 건축허가 내용, 감리보고서, 공사사진 등을 통해 구분행위와 물리적 요건이 언제 갖추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체 공정률 수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건물의 구조와 구획 상태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대지권등기가 없다는 사실과 대지사용권이 없다는 사실은 다르다

대지권등기가 없더라도 실체법상 대지사용권과 분리처분금지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경매나 담보거래에서는 전유부분과 대지의 등기뿐 아니라, 구분소유의 성립 시점, 대지사용권의 존재 및 분리처분을 허용하는 규약·공정증서의 유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 토지 처분 당시의 인식과 거래 경위를 확보해야 한다

선의 여부를 다투는 경우에는 현장조사 자료, 감정평가서, 분양 관련 자료, 신탁계약의 특약 등이 중요하다.
해당 토지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분리처분금지 등기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보호받기는 어렵다.

라. 무효인 등기의 말소와 대지지분 이전을 연결하여 청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전유부분에 대응하는 대지지분에 관하여, 건축주를 대위한 신탁등기 말소청구와 건축주에 대한 이전등기청구를 함께 구성하였다.
전유부분 취득자가 대지지분을 확보하려면 현재의 등기 상태, 무효인 처분의 범위, 대위행사의 요건 및 이전받을 지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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