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할 자력이 없는 매도인과의 계약해제

핵심 결론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분양권에 가압류·가처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행불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도인이 이를 모두 해제할 자력이 없어 소유권이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매수인은 이행불능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5다39211, 2000다22850

해당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9211 판결〔대여금〕
대법원은 매도인의 무자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매수인의 상계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의 결과 및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05. 6. 9. 선고 2004나93463 판결
원심은 매도인의 분양권에 가압류·가처분이 집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매도인이 이를 해제할 수 없는 무자력 상태에 빠졌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매수인이 주장한 계약해제에 따른 계약금반환채권과 손해배상채권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상계항변을 배척하여 대여금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04. 11. 11. 선고 2004가합832 판결
원고의 대여금 2억 원 및 지연손해금 청구를 인용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2615 판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가압류·가처분이 있더라도 그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은 해당 가압류·가처분의 해제를 조건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22850 판결 이행불능은 물리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거래관념상 채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어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잔대금을 이행제공할 필요가 없다.

관련법령

  • 민법 제546조: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의 계약해제를 규정한다.
  • 민법 제548조: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다. 이 사건에서 주장된 계약금반환채권과 관련된다.
  • 민법 제551조: 계약해제가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492조, 제493조: 상계의 요건과 의사표시 및 그 효과를 규정한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의 지위와 두 계약의 관계

당사자토지 매매관계대여금 관계
원고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아 일부를 피고에게 매도한 사람피고에게 2억 원을 빌려준 대여자
피고원고로부터 토지 일부를 매수한 사람원고에게 2억 원을 빌린 차용자
한국수자원공사토지의 원소유자이자 최초 매도인원고와 피고 사이 대여계약의 당사자는 아님
원고는 2000년 8월 16일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시화국가산업단지 내 토지를 10,562,194,500원에 매수하였다.
피고는 2003년 5월 19일 원고로부터 위 토지 중 2,000평을 44억 원에 매수하고, 계약금 10억 원을 지급하였다.
이와 별도로 원고는 2003년 9월 2일 피고에게 2억 원을 빌려주면서 변제기를 같은 달 5일로 정하였다. 이 사건 소송은 원고가 이 대여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시작되었다.

나.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가처분과 해제 통지

2002년 8월 26일부터 2003년 9월 3일까지 원고의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즉 분양권에 관하여 총 19건의 가압류 및 처분금지가처분이 집행되었다. 일부는 원고와 피고의 매매계약 체결 전에, 일부는 그 후에 이루어졌다.
피고는 이러한 사정으로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03년 11월경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하고 계약금 10억 원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다. 대여금 청구에 대한 매수인의 상계항변

피고는 대여금 소송에서 매매계약의 해제로 원고에 대하여 계약금반환채권 10억 원과 손해배상채권 4억 4,000만 원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 채권들로 원고의 대여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대여금채무 자체보다, 별도의 토지 매매계약이 이행불능을 이유로 적법하게 해제되었는지와 그에 따른 채권을 상계에 사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법리

가. 가압류·가처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행불능이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매매목적물에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이 집행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당연히 이행불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 원칙은 집행 대상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매도인이 원소유자에 대하여 갖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분양권인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가압류·가처분의 존재만으로 곧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나. 등기청구권에 대한 집행을 해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가압류·가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해제를 조건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할 수 있다.
매도인이 해당 집행을 해제하지 못하면 자신 명의의 이전등기를 마칠 수 없고, 이를 전제로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매도인이 가압류·가처분을 모두 해제할 수 없는 무자력 상태라면, 거래관념상 매수인이 소유권이전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이행불능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 대출금 미상환과 가압류 규모를 종합하여 무자력을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은 원심이 채택한 내용증명과 토지사고내용 등의 증거에서 다음 사정이 확인된다고 보았다.
  • 원고는 토지 매수대금의 약 70%에 해당하는 73억 8,000만 원을 농협중앙회에서 대출받아 한국수자원공사에 지급하였으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였다.
  •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출 당시의 특약에 따라 농협중앙회에 대출금을 반환하였다.
  • 한국수자원공사는 2003년 10월경 원고에게 분양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하였다.
  •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 청구채권액이 합계 약 65억 원에 달하였다.
위 약 65억 원에는 원고 외에 공동수분양자로 변경된 다른 두 사람을 채무자로 하는 가압류도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를 전부 원고 개인의 채무액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가압류·가처분을 모두 해제하고 피고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곤란한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도 원심이 무자력을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증거평가 및 이행불능의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보았다.

라. 최초 분양계약의 실제 해제가 인정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원고와 한국수자원공사 사이의 매매계약도 해제되었다고 주장하였지만, 원심은 그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의 파기이유는 최초 분양계약이 실제로 해제되었다는 데 있지 않다. 대출금 미상환, 분양대금 납부 요구와 계약해제 예고, 다수의 가압류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집행을 해제하고 소유권이전의무를 이행할 현실적 능력이 있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 파기환송이 계약금 반환이나 손해배상액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이행불능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피고가 주장한 계약금반환채권 10억 원과 손해배상채권 4억 4,000만 원 전부를 확정적으로 인정하거나, 그 지급을 명한 것은 아니다.
각 채권의 성립과 범위 및 상계의 인정 여부는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 후속 심리와 구별하여 보아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압류의 대상부터 구별해야 한다. 부동산 자체에 대한 가압류인지, 매도인이 원소유자에게 갖는 등기청구권에 대한 가압류인지에 따라 소유권이전절차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이 사건은 등기청구권·분양권에 대한 집행이 문제 된 사례다.
무자력을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가압류 건수와 청구금액뿐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의 상환 여부, 원소유자의 대금 납부 요구, 집행 해제에 필요한 자금과 그 조달 가능성 등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공동수분양자의 채무가 섞여 있다면 채무자별 내역도 구분해야 한다.
이행지체와 이행불능에 따른 해제 요건을 구별해야 한다. 이행불능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잔대금 이행제공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단순히 가압류가 존재하거나 이행이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결론에 이를 수는 없다.
상계에 사용하는 채권의 성립과 금액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계약해제가 인정되더라도 주장한 손해배상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금 반환과 손해배상의 근거·범위를 구별하고, 대여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요건과 시점을 검토하여야 한다.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과 채무자의 귀책사유에 관해서는 ChatByun의 「약정과 다른 제3자 명의의 이전등기로 인한 이행불능과 계약해제 — 등기서류 교부의 한계 및 채무자의 귀책사유」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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