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 확정. 건물 철거와 그 부지의 인도청구는 기각되고, 예비적으로 청구한 토지의 경매분할은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 이유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보면서도, 특약의 승계와 변경에 관한 법리에 따라 결론을 유지하였다.
하급심
항소심은 토지를 경매에 부쳐 경매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대금을 원고에게 14/17, 피고에게 3/17의 비율로 분배하도록 하였다. 경매분할의 대상은 토지이며, 피고 소유 건물까지 함께 경매하도록 명한 판결은 아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2다9738 판결: 과반수 지분권자의 적법한 사용승낙을 받은 점유자에 대하여 소수지분권자가 철거·퇴거 등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과 비교할 때에는 관리방법을 정하는 권한과 기존 특약을 변경하는 요건을 구별해야 한다.
-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64167 판결: 사용·수익 및 관리에 관한 특약과 달리, 자신의 지분 일부를 다른 공유자에게 양도하기로 한 지분 처분약정까지 특정승계인에게 당연히 승계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4294 판결: 사용·수익권을 사실상 포기시키는 등 공유지분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특약은, 양수인이 그 사정을 알고 지분을 취득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당연히 승계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대상판결의 승계 원칙을 적용할 때 함께 검토해야 할 후속 판례이다.
관련법령
- 민법 제263조: 공유자의 지분 처분권과 공유물 전부를 지분 비율로 사용·수익할 권리.
- 민법 제265조: 공유물의 관리는 지분 과반수로 결정하고,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는 규정. 대상판결의 직접적인 근거 조문이다.
- 민법 제268조: 공유물분할청구권과 분할금지약정.
- 민법 제269조: 재판상 공유물분할의 방법.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현물분할로 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염려가 있으면 경매를 명할 수 있다.
사실관계
가. 공동상속인들은 한 사람의 건물 소유와 부지 사용을 인정하였다
원고 A와 C 등은 토지를 공동상속하였다. 이들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건축하였으며, C 앞으로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C는 그 건물에 거주하였고, 다른 공유자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경위를 바탕으로, C가 건물을 소유·사용하기 위하여 그 부지를 점유·사용하도록 하는 공유자 사이의 특약이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나. 피고는 경매로 건물과 토지 지분을 취득하였다
피고 B는 경매절차에서 C 소유의 건물과 토지 지분 3/17을 취득하였다.
그 후 원고 A는 나머지 공유자들인 누이들로부터 토지 지분을 증여받아 14/17의 지분권자가 되었다. 원고는 기존 사용특약의 당사자이기도 하였다.
다. 원고는 건물 철거를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토지의 분할을 구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경매로 건물을 취득하였다고 해서 종전 공유자들 사이의 사용약정까지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자신이 과반수 지분을 가진 공유자이므로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제1심에서는 건물 일부와 정화조의 철거를 청구하였으나, 항소심에서 건물 전체의 철거로 청구를 확장하였다. 아울러 철거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토지의 경매분할을 예비적으로 청구하였다.
라. 철거청구는 배척되고 토지의 경매분할이 인정되었다
항소심은 기존 건물 사용관계를 인정하면서 철거·인도청구를 기각하였다. 다만 공유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토지의 경매분할은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확정된 것은 철거·인도청구의 기각과 토지 경매분할을 명한 판결이다. 첨부 판결만으로 실제 경매와 대금 분배까지 완료되었다고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법리
가. 공유물의 사용·관리 특약은 원칙적으로 지분 양수인에게 승계된다
대법원은 종전 공유자들 사이의 합의를 공유물의 사용·수익 및 관리에 관한 특약으로 보았다.
이러한 특약은 원칙적으로 특정승계인, 즉 해당 공유지분을 매매·증여·경매 등으로 취득한 사람에게도 승계된다. 이 사건에서는 다른 상속인들의 지분을 취득한 원고와 C의 지분을 경매로 취득한 피고 모두 기존 특약의 적용을 받았다.
피고의 부지 사용권원을 인정한 근거는 이 특약의 승계였다.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근거로 철거청구를 배척한 판결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나. 과반수 지분을 확보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특약을 변경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기존 특약의 변경 가능성도 인정하였다.
특약 이후 공유자가 변경되고, 특약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특약을 변경할 수 있다. 과반수 지분권자는 상대방에게 변경을 요구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면 자신의 결정으로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판단의 핵심은 단순히 지분이 과반수인지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특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다. 이 사건에서는 특약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였다.
- 원고를 포함한 종전 공유자들이 스스로 상당 기간 건물 부지의 사용·수익 제한을 받아들였다.
- 원고는 특약의 당사자로서 내용을 잘 알면서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을 증여받았다.
- 공유관계의 유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공유물분할을 통해 관계를 해소할 수 있었다.
- 피고도 토지의 경매분할을 받아들이고 있었으므로, 분할에 앞서 적법한 부지 사용권원이 있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 아래에서는 원고가 14/17의 지분을 확보하였더라도 기존 특약을 변경하여 건물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원심의 ‘사용권 포기’라는 표현을 영구적인 권리 포기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원심은 종전 공유자들이 건물 부지의 점유·사용권을 포기하였다고 보면서, 원고의 철거청구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이를 청구할 권원이 없다고 설명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사용·관리 특약의 승계와 변경 요건에 관한 문제로 정리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공유자가 토지 사용권을 영구히 포기하였거나, 한번 정한 사용방법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마. 챗변의 2002다9738 판결 정리와는 적용 단계가 다르다
챗변의 과반수 지분권자의 허락을 받은 점유자에 관한 칼럼은 과반수 지분에 의한 적법한 관리결정이 소수지분권자에게도 효력을 미친다는 법리를 설명한다.
대상판결은 이미 존재하는 사용특약을 새로운 지분 구성 아래에서 변경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두 판결은 과반수 지분에 의한 관리권을 인정하면서, 그 권한이 행사되는 구체적인 법률관계를 구별한 것이다.
바. 후속 판례에 따르면 모든 사용특약이 무조건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2009다54294 판결은 공유지분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특약의 승계에 제한을 두었다.
기간을 정하지 않고 일부 공유자에게 토지 전체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등 다른 공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사실상 포기시키는 내용이라면, 양수인이 그 사정을 알고 지분을 취득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러한 심리 없이 당연승계를 인정한 원심은 파기환송되었다.
이 사건 원고는 자신이 특약의 당사자였고 내용을 잘 알면서 지분을 증여받았다. 따라서 대상판결을 근거로 사용특약을 알지 못했던 모든 지분 매수인에게도 같은 제한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유의점
가. 지분 비율과 함께 기존 사용약정을 확인해야 한다
공유지분을 취득하거나 철거소송을 준비할 때에는 등기부상 지분뿐 아니라 종전 공유자들의 합의, 건축 경위, 실제 사용관계, 이의 제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명시적인 계약서가 제시되지 않아도 여러 사정을 통해 특약이 인정될 수 있다.
나. 특약의 승계와 변경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먼저 특약의 내용과 성격, 취득자의 인식 등을 바탕으로 승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특약이 승계된다면, 다음으로 이를 변경할 만한 사정이 발생하였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지분을 과반수로 늘렸다는 사실만으로 두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 철거청구와 공유물분할청구의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
기존 사용권원이 유지되어 철거청구가 어렵더라도 공유관계의 해소를 위한 분할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 다만 경매분할은 당사자들이 원한다는 사정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현물분할의 곤란성과 분할에 따른 가치 감소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라. 부지 사용권원과 사용료 정산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의 판단 대상은 건물 철거·토지 인도와 공유물분할이었다. 지료나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지급 여부를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철거청구가 기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료 청구까지 항상 배제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