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2다9738 판결〔건물등철거등〕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 확정.
건물 소유자에 대한 철거청구와 건물 임차인에 대한 퇴거청구는 기각되었다. 건물 소유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과반수 지분권자의 사용승낙을 받기 전의 기간에 한하여 2,208,145원 및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었다.
하급심
항소심 법원명은 대법원 판결의 원심 표기인 ‘서울지방법원’에 따른다. 첨부된 항소심 자료에는 현재 법원명인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다33638, 33645 판결: 공유물의 구체적인 사용·수익 방법은 지분 과반수로 정할 수 있다. 다만 나대지에 건물을 신축하는 등 공유물의 본질적인 변경은 관리행위의 범위를 넘는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36372 판결: 명의신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기권리증을 보유하지 않고 명의수탁자로 지목된 사람이 보유한다면, 그 경위에 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한 명의신탁 인정에 장애가 된다. 이 사건 원심이 지분 귀속을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다245562 판결: 과반수 지분의 결정에 따라 임대수입에서 승인된 경비를 공제하고 나머지를 공유자들에게 지분대로 배분한 경우, 그 관리·배분이 불합리하지 않다면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제거·방해예방청구권.
- 민법 제263조: 공유물 전부를 지분 비율로 사용·수익할 권리.
- 민법 제264조: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는 공유물의 처분·변경 제한.
- 민법 제265조: 공유물의 관리는 지분 과반수로 결정하고,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는 규정.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의 요건.
-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대법원은 **‘법률 제4502호, 실효’**로 표시하였다. 1992. 11. 30. 공포되어 1993. 1. 1. 시행되었고, 부칙 제2조에서 정한 1994. 12. 31.의 유효기간 종료로 실효된 법률이다. 이 사건에서는 그 법률에 따라 마친 지분이전등기의 효력이 문제 되었다.
사실관계
가. 원고 명의로 토지 전체의 등기가 있었지만, 일부 지분의 등기가 무효로 판단되었다
원고는 경기 가평군 소재 대지 189㎡에 관하여, 1990년 38/81 지분을, 1994년 나머지 43/81 지분을 각각 이전받아 등기부상 전체 소유자가 되었다.
그러나 43/81 지분에 관한 선행등기는 실제 매수 사실이 없는데도 매수하였다는 내용의 허위 보증서와 그에 따른 확인서를 이용하여 특별조치법에 따라 마친 등기였다.
원심은 선행등기의 추정력이 번복되었고, 이에 기초한 원고 명의의 43/81 지분이전등기도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주장한 명의신탁 및 실체관계 부합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의 유효한 지분은 38/81이고, 다른 사람이 43/81의 과반수 지분권자로 인정되었다.
나. 피고들은 건물 소유자와 그 건물의 임차인이었다
피고 1은 이 사건 대지와 인접 토지에 걸쳐 있는 주택·점포의 소유자였다. 그 건물 중 69㎡ 부분이 1995. 10. 13.부터 이 사건 대지를 부지로 사용하고 있었다.
피고 2는 피고 1로부터 건물을 임차하여 점유·사용하였다.
원고는 토지 전체의 소유자라는 이유로, 예비적으로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라는 이유로 건물 철거와 퇴거를 청구하였다. 아울러 피고 1에게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였다.
다. 소송 중 과반수 지분권자의 사용승낙이 인정되었다
43/81 지분권자는 1999. 7. 2. 피고 1에게 자신의 지분 소유권을 되찾는 절차를 모두 위임하였다.
원심은 당시 지분 귀속을 둘러싼 분쟁과 원고의 철거·퇴거 요구에 대응하던 사정을 고려하여, 이 위임의 의사표시에는 피고 1에게 토지의 사용·수익을 허락하는 의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해당 의사표시와 분쟁 경위를 해석한 결과이다. 소유권 회복 절차를 위임하면 언제나 사용승낙까지 인정된다는 일반 법칙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라. 사용승낙일을 기준으로 부당이득 책임이 나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법리
가. 공유물의 관리방법은 공유자의 수가 아니라 지분 과반수로 결정한다
공유물을 누가, 어느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사용·수익할 것인지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이다.
과반수 지분권자는 다른 공유자와 미리 협의하지 않았더라도 관리방법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과반수 지분권자가 공유물의 특정 부분을 제3자에게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법한 관리결정은 소수지분권자에게도 효력이 있다.
이 사건에서는 43/81 지분권자의 승낙이 있었으므로, 38/81 지분권자인 원고의 별도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고들의 점유가 무권원 점유가 되지는 않았다.
나. 적법한 관리결정에 따른 점유를 보존행위라는 이유로 배제할 수 없다
민법 제265조 단서는 각 공유자가 보존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적법한 과반수 관리결정에 반하여 점유자를 퇴거시킬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과반수 지분권자로부터 사용·수익을 허락받은 피고 1과 그 건물의 임차인인 피고 2에 대하여,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건물 철거와 퇴거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점유자의 부당이득 책임과 과반수 지분권자의 정산책임은 구별된다
이 판결의 중요한 부분은 실제 점유자와 공유자 사이의 내부 정산 상대방을 구별한 것이다.
따라서 점유자에게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론이 소수지분권자의 경제적 이익까지 소멸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 사건의 피고는 건물 소유자와 임차인이었다. 대법원이 과반수 지분권자의 내부 정산책임에 관한 법리를 설명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에서 그 과반수 지분권자에게 실제 금전 지급을 명한 것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라. 나중의 사용승낙이 이전 기간의 부당이득 책임까지 없애지는 않았다
피고 1은 1999. 7. 2.부터 적법한 사용권원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그 이전의 무단점유 기간에 대한 반환의무를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 사용승낙은 과거의 모든 점유를 소급하여 정당화하거나 이미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면제하는 것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사용승낙의 효력 발생 시점과 과거 사용료의 정산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마. 과반수 지분권자의 권한은 관리행위의 범위 안에서 인정된다
이 판결은 과반수 지분권자가 공유토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를 단독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가 아니다.
대상판결이 인용한 2000다33638, 33645 판결은 나대지에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는 등 공유물에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는 관리행위의 범위를 넘는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기존 건물의 부지 사용을 허락하는 사안과 새로운 건축·개발을 허용하는 사안을 구분하고, 실제 행위가 민법 제264조의 처분·변경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바. 소수지분권자 사이의 인도청구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과도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은 적법한 관리결정 없이 공유물을 독점하는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보존행위로서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공동사용을 위한 방해배제청구는 인정하였다.
이는 챗변의 「공유토지를 혼자 사용하는 다른 공유자에게 토지를 넘겨달라고 할 수 있는가」에 정리되어 있다.
대상판결은 과반수 지분권자의 적법한 사용승낙이 있는 제3자 점유를 다룬다. 따라서 “과반수의 승낙이 없으면 소수지분권자가 언제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반대해석은 피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가. 등기부상 지분과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출발점은 원고가 등기부상 전체 소유자였지만 43/81 지분에 관한 등기가 무효로 판단되었다는 데 있다. 사용승낙자의 권한을 판단할 때에는 등기원인과 선행등기의 유효성도 검토해야 한다.
나. 사용승낙의 내용과 시점을 특정해야 한다
승낙자, 지분 비율, 대상 부분, 허용 용도, 효력 발생일, 기간 및 과거 사용료의 처리 여부를 구분하여 확인해야 한다. 묵시적 승낙을 주장한다면 의사표시의 문언과 당시의 분쟁 경위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다. 청구 상대방을 구분해야 한다
적법한 승낙을 받은 점유자에 대한 부당이득청구와,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한 과반수 지분권자에 대한 정산청구는 성립 근거가 다르다. 실제 사용·수익의 귀속과 기존 지급·정산 내역을 확인하여 상대방과 청구액을 정해야 한다.
라. 기간별로 사용권원을 나누어 계산해야 한다
처음부터 무단점유하였더라도 도중에 적법한 사용권원이 생길 수 있다. 점유 전체 기간을 일괄하여 계산하지 말고, 사용승낙·계약 종료·지분 변동 등 권원에 영향을 주는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마. 주요 사실주장은 사실심에서 제출해야 한다
원고는 상고심에서 과반수 지분권자의 등기가 양도담보이고 피담보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추가하였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처음 제기된 주장이라는 이유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권리 귀속을 좌우하는 사실과 항변은 사실심에서 충분히 주장·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