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569 판결
사건명: 건물명도.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하였다. 판결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한 핵심 쟁점은 임차인들의 권원 없는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무와 원고 측 손해의 전보 여부이다.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2009. 11. 25. 선고 2009나12365 판결.
원심은 피고들이 소수지분권자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주택을 점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을 들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 원고와 선정자들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통하여 종전에 수령된 전세보증금을 분배받았다.
- 이후 발생한 임대수입은 원고의 제3자에 대한 임대보증금 반환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 임차인들은 약정한 보증금과 차임을 임대인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 따라서 원고 측 손해는 대부분 전보되었고, 임차인들이 실질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차인들이 소수지분권자에게 보증금과 차임을 지급한 사실만으로 다른 공유자에 대한 사용이익이나 손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손해가 전보되어 반환의무가 소멸하였다고 판단하려면 관련 항변이 제출되어야 하고, 각 공유자의 손해액과 실제 전보액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반환액을 확정한 것은 아니며, 환송심에서 추가로 심리·판단하도록 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62. 4. 4. 선고 62다1 판결 공유물의 임대는 관리행위이므로 지분 과반수의 결정이 필요하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공유자의 임대는 적어도 다른 공유자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2다9738 판결 과반수 지분권자로부터 사용·수익을 허락받은 제3자의 점유는 적법하므로, 그 제3자는 소수지분권자에게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임대에 필요한 과반수 지분의 결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다245562 판결 공유지분 과반수의 결정에 따라 관리회가 임대수입에서 승인된 경비를 공제하고 나머지를 지분대로 배분한 경우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적법한 관리결정과 수익배분이 있었던 사안으로, 대상판결과 비교하면 임대·관리 권한의 유무가 중요한 구별 기준임을 알 수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265조 본문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 과반수로 결정한다. 공유물 임대의 권한을 판단하는 직접적인 근거이다.
- 민법 제263조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 비율로 사용·수익할 수 있다. 다른 공유자의 사용·수익이 제한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와 관련된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준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한다.
- 민법 제201조 제1항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의 과실을 취득한다. 대상판결은 선의의 점유자로서 과실수취권이 있는 경우 등을 부당이득반환의무 판단에서 고려할 특별한 사정으로 언급하였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을 판단해야 한다. 손해액과 전보액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원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지적과 관련된다.
사실관계
공유자와 임차인의 관계
이 사건 주택은 원고 A와 선정자 H·I, 소수지분권자인 F·G 등이 공유하는 주택이었다. 원고 A는 선정당사자로서 자신과 선정자들의 권리를 행사하였다.
피고 B·C·D·E는 소수지분권자인 F·G 측과 주택의 각 부분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였다. 이 임대에는 공유지분 과반수에 의한 관리결정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보증금의 분배와 상속재산분할
F·G 측이 2005년 5월 26일까지 망 J 명의의 은행계좌로 지급받은 전세보증금은 서울가정법원 2004느합181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대상이 되었고, 원고와 선정자들은 그 심판 내용에 따라 보증금을 분배받았다.
다만 피고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 C·D·E는 위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선고된 2005년 5월 26일 이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종전 보증금을 분배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이후 임차인들의 점유에 따른 손해까지 전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원고 개인의 채무에 대한 대위변제
원심은 이후 수령한 보증금과 차임 등의 임대수입이 2006년 12월 29일경 원고의 제3자에 대한 임대보증금 반환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사정을 들었다.
대법원이 기록에서 확인한 내용은 F가 원고 A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 7,300만 원을 대위변제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는 원고 개인의 채무에 관한 것으로, 선정자 H·I의 손해까지 전보하는 사정이 될 수는 없었다.
더욱이 F는 이후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64803 사건으로 구상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그 소송에서 원고로부터 9,300만 원을 반환받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면 원고의 손해가 실제로 전보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임차인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의 주택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원고 측이 상속재산분할절차를 통하여 임대보증금과 차임 중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심리를 미루어 달라는 등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판단한 것처럼 손해가 이미 전보되어 반환의무가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지는 않았다.
법리
소수지분권자가 체결한 임대차의 다른 공유자에 대한 효력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공유물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행위는 공유물의 관리행위이므로 지분 과반수의 결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결정 없이 소수지분권자가 체결한 임대차는 적어도 다른 공유자와의 관계에서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임차인은 그 임대차계약만으로 다른 공유자에게 점유·사용의 권원을 주장할 수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들은 소수지분권자인 F·G 측과의 임대차계약에 기초하여 주택을 점유하였다. 원고와 선정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권원 없이 주택을 점유·사용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사용이익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보증금과 차임의 지급만으로 사용이익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부동산을 권원 없이 점유·사용하면 그 사용 자체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사용·수익을 제한받는 권리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손해가 발생한다.
점유자가 자신의 계약 상대방에게 보증금이나 차임을 지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권리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들이 F에게 약정한 보증금과 차임을 지급하였더라도 피고들의 주택 사용이익은 존재하였다. 또한 그 지급 사실만으로 원고와 선정자들의 사용·수익 제한에 따른 손해가 없다고 볼 수 없었다.
다만 대법원은 선의의 점유자로서 과실수취권이 있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은 별도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전제하였다.
손해 발생과 손해 전보는 구별하여 판단해야 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권원 없는 점유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와, 그 손해가 이후 다른 지급이나 정산으로 전보되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손해가 전보되었다고 판단하려면 각 권리자의 손해액과 실제 전보받은 금액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여러 공유자가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손해와 수령액을 합쳐 막연히 정산할 수는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심은 원고 측 손해가 대부분 전보되었다고 보았지만, 각 공유자가 입은 손해와 개별적으로 전보받은 금액을 확정하지 않았다.
특히 다음 사항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였다.
- 종전 보증금 분배와 각 피고의 임대차 체결·점유 시기가 일치하는지
- 원고 개인의 채무에 대한 대위변제가 선정자들의 손해와도 관련되는지
- 원고에게 구상금 반환의무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대위변제를 최종적인 손해 전보로 평가할 수 있는지
대법원은 이러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청구를 배척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주장되지 않은 채무소멸 항변을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법원은 변론에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채무소멸의 항변사실을 기초로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들은 상속재산분할절차를 통해 원고 측이 금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심리 유보 등을 요청했을 뿐, 손해가 이미 전보되어 반환의무가 소멸하였다는 항변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원심이 손해 전보를 이유로 청구를 배척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실무적 유의점
- 공유 부동산을 임차할 때에는 임대인의 지분과 임대 권한을 확인해야 한다. 소수지분권자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보증금·차임을 지급한 사실만으로 다른 공유자에 대한 점유 권원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 부당이득 청구에서는 임차인별 점유 부분과 기간, 해당 부분의 사용가치, 각 공유자의 지분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전체 임대수입이나 보증금 총액만으로 반환액을 산정해서는 안 된다.
- 손해 전보를 주장하려면 지급받은 사람, 지급일, 금액, 지급 원인 및 해당 손해와의 관계를 특정해야 한다. 일부 공유자에게 지급된 금액을 다른 공유자의 손해까지 보전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채무가 대신 변제되었더라도 그 금액을 다시 반환할 의무가 발생했다면, 최종적으로 어떤 경제적 이익이 남았는지 검토해야 한다.
- 피고는 보증금·차임 지급 사실, 선의점유에 따른 과실수취권, 손해 전보 또는 채무소멸 주장을 구별하여 제출해야 한다. 상속재산분할절차에서 앞으로 금원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 이미 반환의무가 소멸하였다는 항변을 대신할 수는 없다.
- 임차인의 사용이익 반환 문제와 임대인에게 지급한 보증금·차임의 정산 문제는 각각 당사자와 법률관계를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