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확정 여부: 확정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전세권양수인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전세권설정자에 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가. 제1심
대전지방법원 2002. 10. 2. 선고 2001가합8459 판결
전세권양수인 B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전세권설정자인 C회사에 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나. 항소심
대전고등법원 2003. 6. 20. 선고 2002나8344 판결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C회사가 전세금반환채권의 양도를 승낙한 사실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전세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압류·전부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가. 양도계약서에 받은 확정일자와 채권양도 통지의 확정일자는 구별된다
채무자에게 보낸 양도통지서와 별개의 양도증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배달증명도 우편물의 배달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므로, 배달증명만으로 통지서가 확정일자 있는 증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 승낙서를 첨부하여 법원에 제출한 경우에는 접수일자가 확정일자로 인정될 수 있다
채무자의 양도승낙서를 가압류신청서에 첨부하여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공무원이 신청서에 접수일자를 표시한 접수인을 찍었다면, 그 접수일자가 첨부된 승낙서의 확정일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양도승낙서가 전세권이전등기 신청서류에 함께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 채권양수인과 압류채권자 사이의 우열은 대항요건을 갖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채권양수인 사이의 우열은 확정일자 자체의 선후가 아니라,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한 시점 또는 확정일자 있는 승낙이 이루어진 시점의 선후에 따라 판단한다.
채권양수인과 가압류채권자 사이에서도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와 가압류결정 정본이 제3채무자에게 도달한 순서가 기준이 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전세권양수인과 종전 전세권자의 채권자가 전세금반환채권을 놓고 다투었다
이 사건의 당사자 관계는 다음과 같다.
B는 전세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쳤으므로 자신에게 전세금반환채권이 귀속된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그 양도가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자신이 받은 압류 및 전부명령에 대항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나. 전세금 5억 2,400만 원의 전세권이 설정되었다
C회사는 2000. 2. 16. D회사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전세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전세금은 5억 2,400만 원, 전세기간은 2000. 2. 16.부터 2001. 2. 15.까지로 정하였다. 이에 따라 2000. 2. 22. D회사 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가 이루어졌다.
전세기간 만료가 가까워지자 당사자들은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전세금을 7,600만 원 인상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D회사는 그 인상분을 지급하지 않았다.
다. 전세금 인상분을 지급하지 못하자 월 차임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C회사는 전세기간이 지난 후인 2001. 6. 18.경, 지급되지 않은 전세금 인상분을 월 차임으로 전환하겠다고 D회사에 통보하였다.
구체적으로는 2001. 2. 16.부터 소급하여 매월 152만 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D회사도 이에 동의하였다.
다만 전세권의 갱신약정에 따른 등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전세권의 사용·수익 권능은 존속기간 경과로 소멸하고, 전세금반환채권을 담보하는 기능만 남아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라.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B 명의의 새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C회사는 2001. 7. 1.경 D회사와의 전세계약을 합의해지하고, B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새 계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새 임대차계약의 보증금은 기존 전세금과 별개로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D회사의 전세금에서 미납금 등을 정산한 잔액이었다.
같은 날 B는 C회사의 승인을 받아 D회사와 전세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어 2001. 7. 6. 전세권 명의자를 D회사에서 B로 바꾸는 전세권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마. 명의가 변경된 뒤에도 관계회사들이 계속 부동산을 사용하였다
종전 전세권자인 D회사는 B가 영업부장으로 근무하던 회사의 계열회사였다.
기존 전세계약의 합의해지, B 명의의 임대차계약 체결 및 전세권이전등기를 전후하여 부동산의 사용관계가 완전히 새로 형성된 것은 아니었다. D회사와 B가 근무하던 회사가 순차적으로 부동산을 점유·사용하였고, 이러한 사용관계는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이어졌다.
법원은 당사자들의 관계와 계속된 점유·사용관계를 계약의 실질을 판단하는 자료로 삼았다.
바. 원고는 전세권이전등기 후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
원고는 D회사에 대한 집행력 있는 약속어음 공정증서 정본을 가지고 있었다.
원고는 이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2001. 7. 9. D회사의 C회사에 대한 전세금반환채권을 7억 원을 한도로 압류하고 원고에게 전부하는 명령을 받았다.
그 명령은 그 무렵 C회사에 송달되었고, 2001. 7. 28. 확정되었다.
따라서 외형상으로는 B가 2001. 7. 6. 전세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치고, 원고가 그 뒤에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관계였다.
그러나 B가 전세금반환채권의 양도에 관하여 확정일자 있는 통지나 승낙을 갖추었는지가 별도로 문제 되었다.
사. 양도승낙은 있었지만 확정일자 있는 승낙은 확인되지 않았다
B는 C회사가 이미 채권양도를 승낙하였고, 전세권이전등기 신청서류에 등기소의 날짜 도장인 일부인이 찍혀 있으므로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C회사의 승낙을 담은 부동산임차권양도승인원에는 확정일자가 없었다. 그 승인원은 전세권이전등기 신청서류에 첨부되어 제출되지도 않았다.
B는 전세권이전등기로 채권양도 사실이 공시되었으므로 별도의 확정일자 있는 통지나 승낙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하였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세권이전등기만으로는 전세금반환채권 양도의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대신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존속기간이 지난 전세권도 전세금반환채권과 함께 양도할 수 있다
전세권은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기능과 전세금의 반환을 담보하는 기능을 함께 가진다.
존속기간이 만료되어 사용·수익 권능이 소멸하더라도, 전세금이 반환되지 않았다면 그 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범위에서 전세권설정등기의 효력이 남는다.
이처럼 담보 기능만 남은 전세권도 그 피담보채권인 전세금반환채권과 함께 양도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기간이 지난 전세권을 양도하였다는 이유로 양도 자체가 무효라고 본 사례가 아니다.
나. 전세권이전등기와 전세금반환채권 양도의 대항요건은 별도로 갖추어야 한다
전세권이전등기는 부동산등기부에 권리의 이전을 공시하는 절차이다.
그러나 존속기간 만료 후 전세금반환채권을 양도하면서 압류채권자 등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민법 제450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양도인의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져야 한다.
C회사가 양도 사실을 알고 승인하였다는 사정과, 그 양도를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서 B는 전세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쳤지만, 전세금반환채권 양도의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그 결과 뒤에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원고에게 양도 사실을 주장할 수 없었다.
다. 확정일자는 채권양도 통지나 승낙을 담은 문서와 관련되어야 한다
등기신청서에 접수일자가 표시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첨부서류나 별도의 약정서에 확정일자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인 C회사의 양도승낙을 담은 승인원이 등기신청서류에 첨부되지 않았고, 승인원 자체에도 확정일자가 없었다.
따라서 등기신청서류에 찍힌 일부인만으로 C회사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었다.
다만 이 판결을 접수일자인은 언제나 확정일자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승낙서가 신청서에 첨부되어 함께 접수된 경우처럼 문서의 작성일자를 사후에 변경할 수 없게 된 사정이 인정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라. 새로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거래의 실질이 채권양도라면 그에 따른 대항요건이 필요하다
피고들은 기존 전세계약을 합의해지하고 B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D회사의 전세금반환채권은 이미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 임대차보증금이 기존 전세금에서 미납금 등을 공제한 잔액으로 정해졌고, 같은 시기에 전세권양도계약과 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당사자들이 계열회사와 그 직원이라는 관계에 있었으며, 부동산의 점유·사용관계도 이어졌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각 약정의 실질을 D회사의 전세금반환채권이 전세권의 담보 기능과 함께 B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았다.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고 임차인 명의를 변경하였다는 형식만으로 기존 반환채권의 소멸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마. 사건명이 사해행위취소라고 하여 사해행위 성립이 판결의 핵심인 것은 아니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전세금 지급과 전세권등기의 말소 등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전세권양도계약의 사해행위취소를 구하였다.
대법원이 판단한 중심 쟁점은 기간이 지난 전세권의 양도 가능성, 전세금반환채권 양도의 대항요건, 그리고 새로운 계약의 실질이었다.
따라서 이 판결은 채무자의 재산상태나 사해의사를 인정하여 양도계약을 취소한 사례로 설명하기보다, 확정일자 있는 통지·승낙을 갖추지 못한 채권양수인이 압류·전부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 사례로 이해해야 한다.
바.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전세권 등기가 있어도 사용·수익을 배제하고 담보로만 설정했다면 무효다」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해당 칼럼은 전세권을 설정할 때부터 사용·수익 권능을 배제한 경우의 무효를 다룬다. 이 사건은 유효하게 성립한 전세권의 존속기간이 지난 뒤 담보 기능만 남은 경우를 다룬다. 처음부터 사용·수익 권능을 배제한 경우와 기간 만료로 그 권능이 소멸한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해당 칼럼에서는 전세권이 담보하던 보증금 잔액이 지급되어 담보채무가 소멸한 점이 중요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아직 남아 있는 반환채권을 누가 취득하였고, 그 취득을 압류채권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전세권 거래에서는 담보되는 채권의 잔액과 귀속, 대항요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가. 전세권을 양수할 때는 존속기간과 현재 남아 있는 권리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에 전세권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사용·수익권까지 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존속기간, 갱신약정과 등기 여부, 전세금 반환 여부를 확인하여 현재 이전받는 권리가 무엇인지 특정해야 한다.
기간이 만료되어 담보 기능만 남았다면 양도계약서에도 전세금반환채권과 이를 담보하는 권리를 함께 이전한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 이전등기와 함께 확정일자 있는 채권양도 통지 또는 승낙을 준비해야 한다
등기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채권양도 절차까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통지 방식이라면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통지하도록 하고, 그 도달을 증명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승낙 방식이라면 채무자의 양도승낙을 담은 증서에 확정일자가 갖추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별도의 양도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거나 등기접수증만 보관하는 것으로 충분한지 반드시 구별하여 검토해야 한다.
다. 계약일·등기일·통지 도달일·압류명령 송달일을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채권양도계약을 먼저 체결하거나 전세권이전등기를 먼저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압류채권자보다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분쟁이 발생하면 확정일자 있는 통지가 언제 도달하였는지, 확정일자 있는 승낙은 언제 이루어졌는지, 압류명령은 언제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통지서의 확정일자와 실제 도달일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내용증명뿐 아니라 배달 내역 등 도달 시점을 증명할 자료도 보관해야 한다.
라. 계약 명의를 바꿀 때는 보증금 정산과 실제 사용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종전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사람 명의의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기존 보증금이 그대로 새 계약에 사용되고 점유·사용관계가 이어진다면 채권양도로 평가될 수 있다.
계약서의 제목이나 명의뿐 아니라 보증금의 실제 반환·지급 여부, 미납 차임과 관리비 정산 내역, 전세권 이전 경위 및 실제 점유자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506,375,670원은 새 임대차계약에 기재된 보증금이었다. 이와 같은 계약상 금액, 등기상 전세금, 실제 반환채권 잔액은 구별하여 파악해야 한다.
마. 전세금 반환채무자도 양도승낙과 압류명령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전세권설정자가 양도를 승인하고 새 임대차계약서까지 작성했더라도, 그 양도가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종전 전세권자의 채권자로부터 반환채권을 압류당할 수 있다.
반환채무자는 현재 등기명의자만 확인하여 지급 상대방을 정해서는 안 된다. 양도 통지·승낙의 방식과 시점, 압류 및 전부명령의 송달·확정 여부를 함께 확인하여 전세금의 지급 상대방과 지급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