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헬스클럽 상표의 요부와 상호 사용의 한계

핵심 결론 결합상표 중 독립적인 식별력을 가진 부분이 있으면 그 요부를 중심으로 유사성을 판단한다. 자기 상호를 거래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되지만, 상호 자체가 아닌 유사 표장을 별도로 사용하는 경우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3도352, 2015후1690, 2006도920, 2008도10572

해당 판례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3도352 판결
[상표법위반]
피고인이 사용한 두 표장 중 사용상표 1은 등록상표의 요부와 유사하고 상호 사용에 따른 효력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사용상표 2는 자기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한 것이므로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두 공소사실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환송하였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창원지방법원 2022. 6. 10. 선고 2021고정558 판결
  • 창원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2노1587 판결
  • 창원지방법원 2024. 7. 11. 선고 2023노2453 판결
제1심은 두 표장의 사용에 관한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환송 전 원심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사용상표 1에 관한 상표권 침해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정하되 그 선고를 유예하였다.
사용상표 2에 관한 무죄 판단은 유지하였다. 다만 유죄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결합상표의 전체관찰 원칙과 독립적인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요부의 판단 기준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920 판결 상고심에서 상고이유가 배척된 부분은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환송법원도 그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는 법리와 관련하여 파기환송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환송 후 새로운 증거로 증거관계가 달라지는 등의 사정이 없다면, 환송법원은 대법원이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는 법리와 관련하여 파기환송심이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자기의 상호 등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상표에 대한 상표권의 효력 제한을 규정한다.
  • 상표법 제230조 상표권 침해죄의 처벌규정으로, 파기환송심이 유죄 부분에 적용하였다.
  • 형법 제59조 제1항 형의 선고유예에 관한 규정이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를 선고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 법원조직법 제8조 상급법원의 판단이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규정이다.
첨부된 판결들은 위 상표법 조항을 별도의 구법 표시 없이 인용하였다.

사실관계

가. 헬스클럽의 두 가지 표장 사용

피고인은 창원시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였다.
피해자는 헬스클럽경영업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영문 결합상표를 2020년 2월 13일 설정등록하였다.
피고인은 2020년 2월 말경부터 2021년 8월 12일경까지 업소,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에 두 가지 표장을 사용하였다. 검사는 두 표장 모두 피해자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하여 상표권을 침해하였다고 기소하였다.
첨부 판결문에는 일부 표장과 상호가 생략되어 있으므로, 판결에서 사용한 ‘사용상표 1’과 ‘사용상표 2’의 구분에 따라 설명한다.

나. 사용상표 1에 관한 분쟁

등록상표는 두 영문 부분이 띄어쓰기로 구분된 형태였다. 그중 한 부분은 헬스클럽경영업의 효능이나 용도를 나타내어 식별력이 없었다.
다른 부분은 운동을 통해 체지방·칼로리·스트레스 등을 태운다는 의미를 암시하는 표현이었다. 사용상표 1은 이 부분과 유사한 표장으로, 파기환송심은 양자가 모두 ‘번’으로 호칭된다고 설명하였다.
제1심과 환송 전 원심은 해당 부분만을 등록상표의 요부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전체 상표를 비교하고 유사성을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해당 부분에 독립적인 식별력이 있으므로 요부로 비교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사용상표 2에 관한 분쟁

사용상표 2는 피고인이 자신의 상호를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었다.
원심은 이를 자기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로 보아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하였다.

법리

가. 결합상표에 요부가 있으면 그 부분을 비교해야 한다

결합상표는 전체의 외관·호칭·관념을 기준으로 유사성을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특정 부분이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거나 기억·연상을 일으켜 독립적인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한다면, 그 요부를 중심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요부인지 여부는 해당 부분의 인상과 비중, 다른 부분과 비교한 식별력, 결합상태, 지정상품과의 관계 및 거래실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업종의 효능·용도를 나타내는 부분보다 다른 문자 부분의 식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두 부분이 결합한 전체로만 출처를 표시한다고 볼 수도 없었다.

나. 운동 효과를 암시한다고 곧바로 식별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해당 문자 부분이 운동을 통해 체지방이나 칼로리 등을 태운다는 의미를 암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표현이 헬스클럽경영업의 효능·용도·성질을 곧바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모든 사업자가 거래상 필요로 하는 표현이어서 특정인의 독점을 허용하기 부적절하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서비스의 효과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만으로 식별력을 부정할 수 없고, 이 부분은 등록상표의 요부에 해당하였다.

다. 글자체나 도안화의 차이만으로 유사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등록상표의 요부와 사용상표 1은 글자체와 도안화 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차이가 일반 수요자의 특별한 주의를 끌 정도는 아니어서 외관이 유사하였고, 호칭과 관념도 같았다.
이를 동일·유사한 헬스클럽경영업에 사용하면 소비자가 출처를 오인·혼동할 염려가 있으므로 상표의 유사성이 인정되었다.

라. 자기 상호 사용에 대한 보호는 실제 사용표장별로 판단한다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는 자기 상호 등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한다.
이 사건 사용상표 2는 피고인의 상호를 영문으로 표기하여 관행에 따라 사용한 것이므로 그 보호를 받았다.
반면 사용상표 1은 피고인의 상호 자체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사용상표 2가 보호된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상표 1까지 상표권의 효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사업자가 같은 영업에서 사용하더라도, 실제 표장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마. 판결 전부가 파기되어도 모든 쟁점을 다시 다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사용상표 1의 무죄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지만, 사용상표 2의 무죄 판단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는 배척하였다.
다만 두 공소사실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었으므로 형식적으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사용상표 2 부분에는 상고이유 배척에 따른 확정력이 발생하였으므로 그 판단을 뒤집을 수 없다고 보았다. 실질적인 심판대상은 사용상표 1 부분에 한정되었다.
또한 환송 후 증거관계에 변동이 없었으므로 사용상표 1의 침해 여부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을 따랐다.

파기환송심의 결론

파기환송심은 사용상표 1의 사용에 대하여 상표법 위반죄를 인정하였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으며,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였다. 벌금 납부를 명한 것이 아니라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한 것이다.
사용상표 2는 무죄 판단을 유지하되, 유죄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어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상표 전체가 달라 보이더라도 독립적인 식별력을 가진 요부가 같은지 확인해야 한다.
  • 업종이나 서비스 효과를 암시하는 표현이라고 하여 곧바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자기 상호를 사용한다는 항변은 실제 사용한 표장과 사용방식별로 검토해야 한다.
  • 파기환송심에서는 파기 범위뿐 아니라 상고이유가 배척된 부분과 파기이유의 기속력도 구분해야 한다.
  • 선고유예는 무죄와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사용상표 1에 대한 범죄 성립이 인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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