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럿이 체결한 매매계약이 무효라면, 한 사람에게 계약금 전액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매도인과 매수인이 여러 명인 경우 계약금 반환채권·채무는 원칙적으로 분할된다. 매도인 한 명에게 계약금 전액의 반환책임을 지우려면 불가분성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다. 대법원은 그 근거를 밝히지 않은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 후 결과와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3다289720

해당판결

대법원 1993. 8. 14. 선고 91다41316 판결〔위약금〕
청구원심 판단대법원 판단 및 확인된 결과
주위적 청구: 약정 위반을 이유로 계약금의 배액인 3,400만 원 청구지목 변경 등에 관한 특약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이번 대법원판결의 파기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
예비적 청구: 매매계약의 무효를 이유로 계약금 1,700만 원 반환 청구피고에게 계약금 전액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함불가분채권·채무를 인정할 근거와 계약의 확정적 무효 여부를 심리하도록 파기환송
사건의 확정 여부: 미확인. 대법원의 파기환송까지 확인되며, 환송심의 결론과 최종 반환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 제1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1. 5. 22. 선고 89가합24173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1991. 10. 15. 선고 91나27879 판결. 주위적 청구에 관한 항소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계약금 전액의 반환을 명하였다.
  • 상고심: 대법원은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제1심의 결과는 항소심판결에 기재된 소송경과를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0다13628 판결: 다수 당사자의 채권관계는 원칙적으로 분할채권관계이며, 채권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불가분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다른 채권자의 돈을 대신 수령할 권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불가분채권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다7356 판결: 공동매도인들이 분묘 이장 등 불가분적인 의무를 부담하고, 계약 이행에 관하여 전원의 의사와 능력이 일체로 고려된 사정 등을 근거로, 매매계약의 확정적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인정하였다.
  •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9720 판결: 공동매도인들이 임야 전체를 불가분적으로 이전하기로 약정한 경우 계약 해제에 따른 대금반환채무도 불가분채무가 될 수 있다. 다만 공동매수인 한 명이 다른 매수인의 반환채권까지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 판결: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것을 전제로 체결한 계약은 허가 전까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으며, 당사자들은 계약이 유효하게 완성되도록 허가신청에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8조: 채권자나 채무자가 여러 명인 경우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각자가 균등한 비율로 권리를 가지고 의무를 부담한다는 분할 원칙을 정한다.
  • 민법 제409조: 채권의 목적이 그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라 불가분인 경우의 채권 행사 방법을 정한다.
  • 민법 제411조: 여러 사람이 불가분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적용할 준용규정을 정한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의 반환의무를 정한다.
  • 구 국토이용관리법(1993. 8. 5. 법률 제4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3 제1항·제2항·제7항·제8항: 토지거래허가와 신고, 허가를 받지 않은 거래계약의 효력 및 거래면적 산정에 관한 근거를 정한다.
  • 구 국토이용관리법시행령(1991. 7. 4. 대통령령 제134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3항·제4항: 일단의 토지에 관한 연속된 거래와 토지 분할 후 거래에서 거래면적을 산정하는 기준을 정한다.
토지거래허가에 관한 설명은 이 사건에 적용된 구법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관계

가.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네 명인 매매계약

원고를 포함한 네 명의 매수인은 1989. 8. 28. 피고를 포함한 네 명의 매도인으로부터 충남 당진군 소재 임야 두 필지를 매수하였다.
두 필지의 면적은 각각 3,273㎡와 3,636㎡로, 합계 6,909㎡였다. 두 필지는 서로 인접해 있었고, 하나의 계약으로 매매대금 합계 1억 6,700만 원을 정하였다.
계약 당시 임야의 등기명의자는 피고였다. 계약서상 매도인이 네 명이라는 사실과 토지의 등기명의가 피고 앞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
원고는 계약 당일 피고의 대리인에게 계약금 1,7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나. 계약금 배액 청구와 계약금 반환 청구

원고는 피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임야의 지목을 대지로 변경하여 주택을 건축할 수 있도록 해 주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위적으로 계약금의 배액인 3,400만 원을 청구하였다.
예비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 없이 체결한 매매계약이 무효이므로, 지급한 계약금 1,7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지목 변경 등에 관한 특약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여 피고 한 명에게 원고 한 명을 상대로 계약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명하였다.

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두 가지 사항

대법원은 다음 사항에 관한 심리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첫째,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네 명인데도 피고 한 명이 원고 한 명에게 계약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이다.
둘째,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계약금 반환의무가 발생하는지이다.

법리

가. 여러 사람이 계약했다고 해서 각자가 전액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408조는 채권자나 채무자가 여러 명인 경우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각자가 균등한 비율로 권리를 가지고 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매매계약에 참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공동매도인 각자가 계약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공동매수인 한 명이 전체 계약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분할채권·분할채무의 원칙을 출발점으로 삼아, 이를 벗어나 불가분채권·채무관계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한다고 보았다.
원심은 네 명씩의 매도인과 매수인이 계약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어떤 사정 때문에 피고가 원고에게 계약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부분에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매수인의 청구 범위와 매도인의 책임 범위를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 측과 채무자 측 모두에 여러 사람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다음 두 문제를 각각 검토해야 한다.
구분판단할 사항
공동매수인 측의 반환채권원고가 자신의 몫을 넘어 다른 매수인들의 몫까지 청구할 수 있는가
공동매도인 측의 반환채무피고가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어 계약금 전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가
매도인들의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로 인정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매수인 한 명이 다른 매수인들의 채권까지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특정 매수인이 반환채권 전부를 적법하게 취득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 공동매도인 각자의 채무가 전액 책임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원고가 계약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실, 피고가 등기명의자였다는 사실, 피고의 대리인이 계약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검토할 자료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에서 곧바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전액 반환채권·채무를 도출할 수는 없다. 실제 계약당사자의 지위, 대금 지급·수령의 법률관계, 채권 귀속 및 책임에 관한 약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다. 하나의 거래로 본다는 것과 반환채무가 불가분이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인지 판단할 때에는 두 필지의 면적을 합산해야 한다고 보았다.
두 필지가 서로 인접하고, 하나의 계약으로 매매되었으며, 대금도 필지별 구분 없이 일괄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여러 명이라는 이유로 토지면적을 인원수에 따라 나눌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이 곧바로 계약금 반환채무의 불가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토지거래허가를 위한 거래면적의 산정과 당사자 사이의 금전 반환책임 범위는 각각의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은 경제적으로 하나의 거래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도, 금전채권·채무의 분할 원칙을 별도로 검토해야 함을 보여 준다.

라. 불가분채무를 인정하려면 계약 내용과 이행 구조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

금전채무라고 해서 언제나 분할채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의 내용과 당사자의 의사 등에 따라 불가분채무로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다7356 판결에서는 공동매도인들이 분묘 이장 등 불가분적인 의무를 부담하고, 계약 이행에 전원의 의사와 능력이 일체로 고려된 사정 등을 근거로 부당이득반환채무의 불가분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9720 판결에서도 임야 전체를 불가분적으로 이전하기로 한 약정을 전제로 계약 해제에 따른 대금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보았다. 다만 공동매수인 한 명의 청구권은 다른 매수인의 몫과 구별하였다.
따라서 계약이 무효이면 분할채무이고, 해제되면 불가분채무라는 식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판단의 핵심은 해당 계약에서 여러 당사자의 의무가 어떤 내용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전액 책임을 인정할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지이다.
이 사건 판결은 그러한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공동매도인 한 명에게 전액 반환을 명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

마. 반환채무의 범위에 앞서 반환채권이 발생하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금 반환을 명한 원심의 판단도 잘못되었다고 보았다.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려는 계약이 아니라면, 허가 전의 계약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 이 상태에서는 매수인이 임의로 지급한 계약금을 곧바로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없다.
불허가처분이 있거나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등으로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는지를 먼저 심리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판단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어 계약금 반환채권이 발생하였는지 판단한다.
  2. 반환채권이 발생하였다면 각 매수인에게 귀속되는 범위를 판단한다.
  3. 각 매도인이 부담하는 반환채무의 범위와 불가분성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판단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심리를 위해 사건을 환송하였다. 각 매수인의 반환채권액이나 각 매도인의 최종 부담액을 직접 확정한 것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가. 계약당사자와 대금 지급·수령자를 구별하여 확인한다

계약서에 이름을 올린 사람, 등기명의자, 실제 자금을 낸 사람, 돈을 수령한 사람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각자의 지위와 대리관계를 확인하여 반환채권자와 반환채무자를 특정해야 한다.

나. 전액 청구의 근거를 채권자 측과 채무자 측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공동매수인 한 명이 전액을 청구하려면 다른 매수인의 몫까지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특정 공동매도인에게 전액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와 별도로 불가분채무나 연대채무 등을 인정할 근거가 필요하다.
채권양도, 수령권한, 불가분채권은 법적 의미가 서로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다. 불가분성을 뒷받침하는 계약 자료를 확보한다

계약서와 특약, 대금의 구분 여부, 지급·수령 경위, 공동매도인 사이의 관계, 각자의 의무가 결합되어야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계약서가 한 장이라는 사정이나 돈이 한 계좌로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정하기보다, 전체 계약의 내용과 이행 구조를 설명해야 한다.

라. 인원수만으로 최종 반환금액을 계산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네 명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인원수에 따른 구체적인 반환금액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반환채권의 발생 여부, 권리 귀속, 부담비율 및 불가분성에 관한 판단을 거쳐 청구금액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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