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춘천지방법원-2023가합31082 〔매매대금반환등청구의소〕
- 결과: 원고 일부승소.
- 확정 여부: 항소취하로 확정.
- 항소심 사건: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2024나2277. 항소취하로 종료되었으므로 별도의 항소심 본안 판단은 없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5. 12. 8. 선고 2003다41463 판결: 계약 내용에 따라 선이행관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지급기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동시이행관계로 변경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선이행관계 유지에 관한 근거 판례로 인용되었다.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4다14429, 14436 판결: 계약서의 해제 조항이 독립적인 약정해제권을 정한 것인지, 법정해제권을 확인한 것인지에 관한 해석 기준.
-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9720 판결: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와 손해배상의무의 동시이행관계에 관한 법리.
관련 법령
민법 제398조, 제536조, 제544조, 제548조, 제549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8조. 문화재 관련 해제 주장에 대해서는 민법 제580조 및 제575조 제1항도 검토되었다.
위 주요 조문은 판결의 표기에 따라 별도의 ‘구법’ 표시를 붙이지 않는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B는 매도인, C는 당초 매수인, A는 매수인 지위를 승계한 신탁회사
처음 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C와 B이고, 이 사건 소송의 당사자는 A와 B이다. C는 이 소송의 원고나 피고가 아니다.
또한 B가 시행한 것은 기반시설공사 사업이고, C가 추진한 것은 그 토지 위에 생활형숙박시설을 건축·분양하는 사업이다. 두 회사의 사업상 역할을 구별해야 한다.
나. C와 B의 토지매매계약 체결 및 대금 지급
C는 생활형숙박시설을 건축·분양하기 위하여 2021년 12월 14일 B로부터 춘천시 소재 토지 58,688㎡를 매수하였다.
C는 중도금을 지급하면서 이에 관한 지연손해금 235,503,689원도 함께 지급하였다.
사업은 B가 기반시설 준공검사를 완료하면, 매수인 측이 건축허가를 받은 후 PF 대출을 실행하여 중도금 대출을 상환하고 잔금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B의 준공검사 완료는 건축허가뿐 아니라 잔금 조달에도 선행되어야 했다.
다. C에서 A로 매매계약상 지위가 이전된 경위
2022년 4월 27일 다음 두 계약이 체결되었다.
즉, A가 소송을 제기한 근거는 관련 청구권의 신탁과 함께, 매도인 B까지 참여한 3자 계약으로 매수인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데 있다.
여기서 판결이 인정한 신탁 대상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이다. 이 사실을 곧바로 “B로부터 A 앞으로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계약상 지위 승계 이후에도 C는 중도금 지급, 인허가 협의, 지급기한 연장 요청 및 준공검사 완료 요구 등 사업 실무를 계속하였다. 판결은 법률적 판단 부분에서 편의상 C와 A를 구분하지 않고 ‘원고’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행위 주체는 아래와 같이 구별된다.
라. C가 이행을 최고하고, A가 최종적으로 계약해제를 통지
B의 준공검사가 지연되면서 C는 건축허가를 신청하지 못하였고, PF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생겼다.
2022년 12월 23일 B는 잔금 지급기한을 2023년 4월 29일로 연장하는 데 동의하면서, 이후에도 실제 준공 완료 시기에 따라 지급기한이 자동 조정된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그 후의 주요 행위는 다음과 같다.
준공검사 완료를 요구한 회사는 주로 C이고, 최종 해제 통지와 소송을 한 회사는 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A이다. 법원은 위 최고 경과와 A의 해제 통지를 기초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B는 해제 이후인 2023년 12월 29일에야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일부 구역의 기반시설공사 준공을 완료하였다.
법리
가. B의 준공검사 완료 의무는 계약 목적 달성에 필요한 주된 채무
B는 토목·조경공사와 전기·통신공사를 사실상 마쳤고, 행정절차만 지연되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공사를 사실상 끝내는 것과 법령상 준공검사를 완료하는 것은 구별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준공검사를 완료하지 않으면 매수인 측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고, 예정한 생활형숙박시설 사업에도 착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준공검사 완료 의무는 계약 목적 달성에 필요한 주된 채무였다. 계약서에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조항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는 할 수 없고 지연손해금만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나. 잔금을 먼저 제공하지 않았어도 B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해제할 수 있었음
B는 매수인 측도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자신에게 이행지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 잔금 지급기한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준공검사 완료를 전제로 건축허가를 받고 잔금을 지급하는 구조였고, B도 실제 준공 시기에 따라 잔금 지급기한이 자동 조정된다고 통지하였다.
- 설령 잔금 지급기한이 도래하였다고 보더라도 선이행관계가 유지된다. 준공검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건축허가와 PF 대출을 진행할 수 없어 잔금 지급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이러한 자금 조달 구조를 계약 당사자들이 예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B가 먼저 준공검사를 완료해야 했으며, A 측이 잔금 약 233억 원을 먼저 현실제공해야만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는 단순히 매수인의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계약 내용과 사업 구조상 B의 이행이 잔금 지급에 선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 상당한 기간의 최고 후에도 이행하지 않아 2023년 7월 31일 해제 성립
법원은 B가 늦어도 2023년 2월 28일까지 준공검사를 완료할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판단하였다.
이후 여러 차례 준공검사 완료를 요구하였음에도 B가 이행하지 않았고, A의 해제 통지가 2023년 7월 31일 도달하였으므로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계약해제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
B가 그 후 준공검사를 완료하였다는 사정은 이미 이루어진 해제의 효력을 뒤집지 못하였다.
라. 행정절차 지연이라는 사정만으로 B의 귀책사유가 부정되지는 않음
B는 관할 행정청과 협의를 진행하였고, 준공 지연은 관련 행정절차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B는 기반시설공사의 시행자로서 공사완료보고서를 제출하고 준공검사를 받아야 하는 주체였다. 법원은 토지 소유권과 경계 정리 등 준공에 필요한 사정 및 절차 진행 경과를 고려하여, B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B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사정 등은 뒤에서 위약금을 감액할 때 고려되었다.
마. ‘중요한 의무 위반’ 조항이 최고 없는 즉시 해제를 허용한 것은 아님
매매계약은 당사자가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상대방이 서면통보로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법원은 이를 법정해제권을 확인적으로 기재한 조항으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그 문구만으로 이행최고 등 법정해제 요건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사건에서는 실제로 이행지체와 상당한 기간의 최고 등 요건이 충족되었으므로, 해당 계약 조항에 따른 해제도 인정하였다.
바. 이행불능 및 문화재 관련 하자에 따른 해제는 인정하지 않음
법원은 해제 당시 부분 준공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었고 실제로 나중에 준공도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이행불능까지 인정하지는 않았다.
문화재 관련 행정절차가 전혀 필요 없다는 확약이나 보증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고, 주장하는 하자 및 그로 인한 계약 목적 달성 불가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중심 법리는 매도인의 선이행의무 위반과 이행지체에 따른 계약해제이다.
사. B가 A에게 지급할 금액과 이자의 범위
법원은 B가 A에게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약정 위약금은 계약금과 같은 금액이었지만, 법원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약정액의 80%만 인정하여 20%를 감액하였다.
한편 해제에 따라 매수인 측도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말소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는 B의 계약금 반환 및 위약금 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었다. 가등기 말소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이 증명되지 않아 B의 지체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계약금 반환에 붙는 연 5% 법정이자는 원상회복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인정되었다. 판결 주문 자체는 가등기 말소를 조건으로 붙인 상환이행 주문이 아니라 금전 지급을 명한 주문이다.
또한 이 소송의 청구·인용 대상은 계약금과 위약금이다. 판결에 C의 중도금 지급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이 판결이 중도금 반환까지 명한 것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실무적 유의점
- 계약 체결자·지위 승계자·실제 사업 수행자를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은 C가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였지만, A가 3자 승계계약에 따라 매수인 지위를 승계하여 해제 및 반환청구를 한 구조이다.
- 신탁의 대상과 계약상 지위 승계의 범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청구권을 신탁한 것인지, 소유권을 이전한 것인지,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까지 승계한 것인지에 따라 권리행사 구조가 달라진다.
- 인허가와 잔금 조달의 선후관계를 계약과 공문으로 명확히 남길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준공검사, 건축허가, PF 대출, 잔금 지급이 순차적으로 연결된 구조와 B의 지급기한 자동 조정 통지가 중요하였다.
- 공사 완료와 준공검사 완료를 구분하여 의무를 정해야 한다. 건축허가에 필요한 준공검사까지 마쳐야 하는 경우에는 물리적 공사 완료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 해제 후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려면 자신의 원상회복의무도 검토해야 한다. 가등기 말소 등 반환해야 할 권리에 대한 이행제공 여부가 지연손해금 인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