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취득시효 완성 후 토지를 넘겼다면, 누구 앞으로 등기를 청구해야 하는가

핵심 결론 취득시효 완성 후 점유를 넘겨도 전 점유자의 등기청구권은 곧바로 소멸하지 않는다. 매수인은 전 점유자를 대위하여 그 앞으로 등기를 청구해야 하며, 점유 상실 후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300019, 2023다240428
제목

해당판결

대법원 1995. 3. 28. 선고 93다47745 전원합의체 판결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
재판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원심: 대전지방법원 1993. 8. 25. 선고 92나6400 판결
원심은 취득시효 완성 당시의 점유자인 교회가 토지를 매도하고 점유를 넘겼으므로 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점유 상실만으로 이미 발생한 등기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며 원심을 파기하였다.
환송심 결과 및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2428 판결 — 폐기된 종전 판례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토지를 매도·인도하여 점유를 상실하면 전 점유자는 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견해는 대상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명시적으로 폐기되었다.

나.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300019 판결

대상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전 점유자 당시 이미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이후 매수인은 전 점유자의 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을 뿐 그 완성 효과를 근거로 곧바로 자기 앞으로 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어느 단계의 점유부터 합산하는지에 따라 취득시효 완성 당시의 점유자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점유승계 경위와 기산점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

다.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40428, 240435 판결

취득시효가 완성된 점유자가 점유를 상실한 때부터 10년간 등기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하였다. 토지를 매도하고 인도한 경우에도 이 법리가 적용된다.

라. 대법원 1999. 3. 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 — 구별할 판례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다가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점유를 승계한 경우에도, 매매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2023년 판결은 이 법리를 취득시효 완성에 기한 등기청구권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였다. 두 청구권은 발생 원인과 소멸시효 법리를 구별해야 한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245조 제1항 — 점유취득시효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따라서 시효기간이 완성되면 우선 소유자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하고, 소유권취득에는 등기가 필요하다.

나. 민법 제199조 — 점유의 승계

점유승계인은 자신의 점유만 주장하거나 전 점유자의 점유를 합하여 주장할 수 있다. 전 점유자의 점유를 함께 주장하면 그 하자도 승계한다.

다. 민법 제404조 제1항 — 채권자대위권

채권자는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매수인이 교회에 대한 매매상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교회의 취득시효에 따른 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하였다.

라. 민법 제162조 제1항·제166조 제1항 — 소멸시효

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등기청구권은 점유의 계속·상실 여부에 관한 판례법리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

사실관계

가. 교회의 장기 점유와 소유명의의 변경

교회는 1956. 11. 8. 당시 소유자로부터 임야의 일부를 매수하고, 지상 가옥을 교회로 사용하는 등 해당 부분을 점유하였다. 그러나 교회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는 않았다.
임야의 등기명의는 1964. 5. 7. 다른 개인에게, 1967. 11. 6. 서산군에 순차 이전되었다. 피고 충청남도는 이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산군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교회의 점유 개시일부터 20년이 되는 시점은 1976. 11. 8.이었다.

나. 취득시효 완성 후 원고에게 매도·인도

원고는 1986. 2. 16. 교회로부터 임야와 지상 건물을 800만 원에 매수하고 인도받아 점유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한 취득시효 완성 당시의 점유자는 교회였고, 원고는 그로부터 약 9년 후 점유를 넘겨받은 매수인이었다.

다. 원고가 실제로 청구한 내용

원고는 충청남도에 곧바로 자기 앞으로의 등기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교회를 대위하여 교회 앞으로 1976. 11. 8.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교회가 원고에게 토지를 인도하여 점유를 잃었으므로 더 이상 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대위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다.

법리

가. 취득시효 완성으로 발생한 등기청구권은 점유 상실만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취득시효는 일정한 기간 점유를 계속한 사람에게 실체법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20년의 점유요건을 충족하여 등기청구권을 취득하였다면, 이후 점유를 상실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발생한 권리가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점유를 넘긴 경위 등이 시효이익의 포기로 평가되는 경우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매도·인도에 따른 점유 상실과 시효이익의 포기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도 교회가 원고에게 토지를 매도하고 인도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교회의 등기청구권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나. 점유의 승계와 이미 발생한 등기청구권의 승계는 다르다

매수인은 전 점유자의 점유를 이어받지만, 그 사실만으로 전 점유자에게 이미 발생한 취득시효 완성의 효과까지 당연히 승계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의 권리관계는 다음과 같다.
권리자상대방등기청구권의 발생 원인
교회피고 충청남도1976. 11. 8. 취득시효 완성
원고교회1986. 2. 16. 매매
원고는 자신의 매매상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교회의 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취득시효 완성만을 근거로 피고에게 직접 원고 앞으로의 등기를 요구할 수는 없다.

다. 현재 점유자가 누구인지보다 시효 완성 당시 누가 점유했는지가 중요하다

취득시효에 따른 등기청구권의 귀속은 시효 완성 당시의 점유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전 점유자 당시 이미 시효가 완성된 경우와, 점유를 합산한 결과 현 점유자 당시 시효가 완성되는 경우는 청구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여러 사람의 점유기간을 합하여 20년이 넘는지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어느 점유자의 점유 개시일부터 계산하고, 그로부터 20년이 되는 날 누가 점유하고 있었는지를 특정해야 한다.

라. ‘곧바로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과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르다

대상 판결은 점유 상실 자체가 등기청구권을 즉시 소멸시키는 사유가 아니라는 취지이다. 점유를 잃은 뒤에도 그 권리가 무기한 존속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후속 판례에 따르면 취득시효 완성자는 점유를 계속하는 동안에는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점유를 상실한 때부터 10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
매매에 기한 등기청구권과 취득시효 완성에 기한 등기청구권을 혼동하여, 전매·인도 후에도 언제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마. 반대의견과 구별해야 한다

반대의견은 현실적인 점유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전 점유자는 점유를 잃으면 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현 점유자가 직접 자기 앞으로 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채택된 다수의견은 전 점유자의 등기청구권 존속과 현 점유자의 대위행사를 인정하였다. 판결문에 기재된 현 점유자의 직접 청구 가능성을 다수의견의 결론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점유승계의 시점과 취득시효 완성일을 먼저 정리한다

최초 점유일, 각 매매·인도일, 등기명의 변경일을 시간순으로 확인해야 한다. 시효 완성자가 매도인인지 현재 매수인인지에 따라 권리자와 청구취지가 달라진다.

나. 대위청구의 피보전권리와 등기받을 사람을 정확히 특정한다

전 점유자의 권리를 대위한다면 매매계약 등 자신의 등기청구권을 증명하고, 등기명의자에게 전 점유자 앞으로의 이전등기를 구해야 한다. 점유를 넘겨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자신 앞으로 직접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 점유를 넘겨받은 뒤의 소멸시효도 관리한다

매수인이 현재 계속 점유하고 있더라도, 대위행사할 전 점유자의 취득시효상 등기청구권에는 별도의 소멸시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전 점유자의 점유 상실일과 시효중단 사유 등을 확인해야 한다.

라. 자신의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는지는 별도로 검토한다

전 점유자 당시의 취득시효 완성 효과를 승계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현 점유자의 모든 직접 청구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점유 또는 적법하게 합산한 점유에 따라 자신이 시효 완성자가 되는 경우는 따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점유승계를 근거로 기간을 합산하면서 전 점유자의 점유기간 중 임의의 중간 시점을 기산점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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