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도받은 부동산을 다시 매도하고 점유를 넘겨주어도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

핵심 결론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다가 제3자에게 매도하고 점유를 넘겨준 경우에도, 최초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 전매에 따른 인도를 적극적인 권리행사로 보아, 점유 상실일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대법원 1999. 3. 18. 선고 98다32175 전원합의체 판결〔토지소유권이전등기〕
매수인이 전매하면서 점유를 넘겨준 때부터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대전지방법원 1998. 5. 29. 선고 97나8425 판결
원심은 최초 매수인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한 사실과, 이후 원고에게 다시 매도하고 인도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최초 매수인이 원고에게 부동산을 인도하여 점유를 상실한 1971. 12. 29.부터 10년이 경과하였으므로, 최초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전매·인도 이후의 소멸시효 진행에 관한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다.

관련판례

가. 기본 법리를 제시한 선행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76. 11. 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 판결〔소유권이전등기〕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는 매수인은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이 아니므로, 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판결은 76다148 판결을 변경한 것이 아니다. 그 기본 법리를 유지하면서, 매수인이 부동산을 다시 매도하고 점유까지 넘겨준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하였다.

나. 이 사건에서 명시적으로 변경한 판례

위 판례들 중 이 사건 다수의견과 달리, 전매에 따라 점유를 넘겨준 경우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본 견해가 변경되었다.

다. 전매 후에도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인용한 판례

따라서 이 사건은 전매 후의 시효 진행에 관하여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던 판례를 전원합의체에서 정리한 의미도 있다.

관련법령

가. 판결의 참조조문

민법 제162조 제1항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이 사건은 매매에 따른 이전등기청구권에 이러한 일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민법 제568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매매 목적이 된 권리를 이전할 의무를 부담한다. 부동산 매매에 따른 이전등기의무의 근거가 된다.

나. 쟁점 이해를 위한 관련 조문

민법 제186조

법률행위에 의한 부동산 물권변동은 등기하여야 효력이 생긴다. 따라서 부동산을 매수하여 인도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 판결의 참조조문에는 위 민법 규정을 구법으로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별도의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문구를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최초 매도인, 중간매수인, 최종매수인 사이에 순차 매매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의 거래대상은 여러 임야의 각 17분의 1 지분이었다.
당사자 관계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사건에서의 지위거래 및 의무 관계
최초 매도인피고망인에게 임야 지분을 매도하고 인도한 사람
중간매수인망인피고로부터 매수한 후 원고에게 다시 매도하고 인도한 사람
중간매수인의 상속인들제1심 공동피고 2 등 9인망인의 계약상 지위를 상속한 사람들
최종매수인원고망인으로부터 임야 지분을 매수하고 인도받은 사람
문제가 된 것은 중간매수인의 최초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이었다.

나. 최초 매도인은 중간매수인에게 매도하고 인도하였다

피고는 1970. 3. 11. 망인에게 임야들의 각 17분의 1 지분을 매도하고 인도하였다.
망인은 이를 인도받아 사용·수익하였으나, 자기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에게 다시 매도하였다.

다. 중간매수인은 원고에게 전매하고 점유를 넘겨주었다

망인은 1971. 12. 29. 원고에게 해당 임야 지분을 매도하고 인도하였다.
따라서 망인은 원고에게 점유를 넘겨준 이후에는 스스로 해당 임야를 점유·사용하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
피고는 바로 이 점을 들어, 망인이 점유를 상실한 때부터 피고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하였다.

라. 원고의 청구는 각 매매에 따른 순차적인 이전등기를 전제로 하였다

원심이 전제한 이전등기의무는 다음과 같았다.
  •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1970. 3. 11. 매매를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한다.
  • 망인의 상속인들은 원고에게 1971. 12. 29. 매매를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한다.
즉, 최초 매도인과 최종매수인 사이에 직접 매매계약이 체결된 사건이 아니다.
그런데 첫 번째 단계인 망인의 피고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원고가 순차적인 이전등기를 통하여 권리를 확보하는 데 장애가 생긴다. 이것이 이 사건에서 중간매수인의 이전등기청구권 존속 여부가 중요한 이유이다.

법리

가. 인도받아 계속 점유하는 매수인의 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먼저, 부동산을 인도받아 계속 점유하는 매수인의 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매수인이 이전등기를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고 있다면 매매에 따른 권리를 현실적으로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기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부동산에 관한 권리 전체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사이에도 견해 차이가 없었다.

나. 전매하고 점유를 넘겨주는 행위도 적극적인 권리행사에 해당한다

다수의견은 매수인이 인도받은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고 점유를 넘겨주는 행위를 그 부동산에 관한 보다 적극적인 권리행사로 평가하였다.
매수인이 직접 계속 사용하는 경우와, 거래를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경우를 소멸시효의 적용에서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간매수인이 최종매수인에게 점유를 넘겨주었다고 하여, 그때부터 최초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보호되는 권리는 원고가 망인에게 가지는 청구권만이 아니라, 망인이 최초 매도인인 피고에게 가지던 이전등기청구권이다.

다. 중간매수인의 간접점유가 계속된다고 보아 내린 결론은 아니다

앞선 76다148 판결의 환송심에서는 매수인이 다른 사람에게 토지 관리를 맡겨 간접점유를 계속한 사실이 중요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망인은 원고에게 토지를 관리하도록 맡긴 것이 아니라, 원고에게 매도하고 점유를 승계하였다.
따라서 두 사건의 구조는 구분해야 한다.
구분앞선 76다148 판결 및 환송심이 사건 98다32175 판결
점유 관계매수인이 관리자를 통하여 간접점유중간매수인이 최종매수인에게 전매하고 점유를 이전
핵심 판단인도받아 사용·수익하는 매수인의 보호전매·인도 역시 적극적인 권리행사로 평가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이유매수인의 점유·사용수익 상태가 계속됨전매로 점유를 넘겼어도 권리행사를 중단한 것으로 볼 수 없음
이 사건은 중간매수인에게 점유가 남아 있다고 보아 해결한 사건이 아니라, 전매에 따라 점유를 넘긴 경우에도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라. 보충의견은 ‘인도청구권 행사의 결과가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박준서 대법관의 보충의견은 이전등기청구와 인도청구를 모두 매수인이 매매에 따른 채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보았다.
매수인이 인도받은 후 직접 사용하는 것은 인도청구권을 행사한 결과가 유지되는 것이고, 제3자에게 매도하여 그 사람이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그 결과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간매수인의 권리가 시효로 소멸한다고 보면, 최초 매도인이 최종매수인에게 부동산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최종매수인이 중간매수인의 권리에 의존하여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긴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이미 매도하고 인도한 부동산을 최초 매도인이 되찾게 되는 결과를 방지한다는 관점에서 다수의견을 뒷받침한다.

마. 반대의견은 ‘최초 매도인에 대한 권리행사’와 ‘최종매수인에 대한 의무이행’을 구분하였다

반대의견은 중간매수인이 전매하고 인도하는 행위를, 최종매수인과 체결한 새로운 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으로 보았다.
이는 최초 매도인에게 이전등기를 요구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최초 매도인에 대한 권리행사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등기하지 않은 중간매수인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으므로, 전매를 소유권의 적극적인 행사처럼 평가하는 것은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한 등기 원칙과 조화되기 어렵다고 보았다.
쟁점다수의견반대의견
전매·인도의 평가부동산에 관한 적극적인 권리행사새로운 매매계약에 따른 의무이행
최초 매도인에 대한 관계권리 위에 잠자는 상태로 볼 수 없음더 이상 권리행사가 계속된다고 보기 어려움
전매·인도 후 시효진행하지 않음점유 상실일부터 진행함
이 사건의 판례 법리는 다수의견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소멸시효가 문제 되는 청구권의 당사자를 먼저 특정해야 한다

부동산이 순차 매매된 사건에서는 각 매매계약에 따라 별개의 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한다.
따라서 “최종매수인이 오래 점유하였다”는 사정만 제시하기보다, 누구의 누구에 대한 청구권이 문제인지, 그 권리자가 부동산을 인도받은 후 어떤 경위로 점유를 넘겼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나. 최초 인도와 전매에 따른 점유승계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판결은 중간매수인이 실제로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다가 최종매수인에게 처분하고 점유를 승계한 경우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계약서뿐 아니라 최초 인도, 사용·수익, 후속 매매 및 점유승계의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중요하다. 매매계약만 체결하고 인도받지 않은 경우까지 동일하게 취급한 판결은 아니다.

다. 모든 점유 상실에 소멸시효 불진행 법리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이 판단한 것은 전매라는 권리행사에 수반하여 점유를 이전한 경우이다.
점유 포기, 강제적인 점유 박탈 등 다른 원인으로 점유를 상실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리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판결은 매매에 따른 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것이므로, 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이전등기청구권의 문제와도 구분해야 한다.

라.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과 직접 이전등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이다

이 판결은 중간매수인의 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 자체로 최종매수인이 최초 매도인에게 직접 자기 앞으로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중간생략등기의 합의 여부, 각 단계의 이전등기청구권, 필요한 경우 채권자대위의 요건 등을 별도로 검토하여 청구 구조를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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