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21년 10월 28일 선고 2021다234511 판결〔주식매매대금등청구의소〕
대법원은 주권교부의무의 이행불능을 부정하고 매수인의 계약해제 항변을 배척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주권 교부와 동시에 잔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제1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년 8월 20일 선고 2019가단84181 판결
첨부된 항소심 판결은 제1심 이유 일부를 인용하고 있으나, 제1심 판결문 전체가 제공되지 않아 구체적인 판단 전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21년 4월 29일 선고 2020나214559 판결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병합 후 주식 1,754주에 관한 주권을 교부받음과 동시에 잔금 163,200,000원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1994년 12월 13일 선고 93다49482 판결
주식의 병합 등으로 주권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종전 주식과의 동일성이 유지된다는 법리와 관련하여 원심이 인용하였다.
대법원 2005년 6월 23일 선고 2004다51887 판결
주식병합으로 발행된 신주권은 병합 전 주식을 표창하면서 동일성을 유지하므로, 병합으로 감소한 수량의 주식을 반환하면 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원심도 변경된 주식 수를 산정하면서 위 법리를 원용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546조: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의 계약해제.
- 민법 제536조 제1항: 상대방이 채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신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
- 상법 제336조 제1항: 주식 양도 시 주권 교부에 관한 규정.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4조: 파산재단의 관리·처분권이 파산관재인에게 귀속된다는 규정.
사실관계
당사자 관계
이 사건은 주식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잔금을 청구하자, 매수인이 발행회사의 파산 등을 이유로 주권교부가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하며 계약해제를 항변한 사건이다.
파산한 회사는 매도인인 원고나 매수인인 피고가 아니라, 매매대상 주식을 발행한 회사이다.
주식매매계약과 회생계획에 따른 주식병합
원고와 피고는 2018년 7월 5일 발행회사의 보통주식 52,640주를 총 263,200,000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상 선금은 1억 원, 잔금은 163,200,000원이었다.
계약은 피고가 주권을 교부받는 날 주주 지위와 이익배당청구권·신주인수권·의결권 등 주식에 부여된 권리가 원고에서 피고로 이전된다고 정하였다.
그 후 발행회사에 2018년 9월 6일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회생계획에 따라 같은 해 12월경 기존 보통주 30주가 1주로 병합되었다. 회생절차는 2019년 1월 10일 종결되었으나, 발행회사는 이후 파산선고를 받았다.
매수인의 이행불능 주장과 실제 주권 발행
원고가 잔금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는 발행회사의 파산으로 원고의 주권교부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계약해제를 항변하였다.
그러나 발행회사는 파산절차 진행 중인 2020년 9월 23일 실제로 원고에게 1,088주에 관한 주권을 교부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해당 주권을 교부할 테니 잔금을 지급하라고 통지하였다.
다만 법원이 인정한 계약상 교부 대상은 병합 후 총 1,754주였으므로, 원고가 제공한 1,088주는 의무 전부에 해당하지 않았다.
법리
발행회사의 파산선고만으로 주권교부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파산선고 후에도 회사의 모든 기능이 파산관재인에게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파산재단의 관리·처분권은 파산관재인에게 귀속되지만, 회사의 조직법적 사단활동에 관한 권한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으므로 파산선고만으로 주권 발행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확인되었다.
- 원심 변론종결 당시 발행회사의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 발행회사가 실제로 원고에게 주권을 발행·교부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주권교부의무가 이행불능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없었다. 대법원도 이러한 판단을 수긍하였다.
주식 수의 감소와 주식양도의 이행불능은 구별된다
회생계획에 따라 주식 수가 감소하였다고 하여 매매목적물이 전부 소멸하거나 종전 계약의 이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주식의 소각·분할·병합 등 변동이 있더라도 본래 지분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동일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 계약에는 이러한 변동에 관하여 달리 정한 특약도 없었다.
이에 따라 교부해야 할 주식 수를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계약상 주식 52,640주 ÷ 병합비율 30 = 1,754주와 단주
회생계획은 1주 미만의 단주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무상소각하도록 정하였으므로, 원고가 교부해야 할 주권은 1,754주에 관한 주권이었다.
즉, 원래 수량인 52,640주를 그대로 교부할 수 없다는 사정이 아니라, 병합 후 동일성을 유지하는 주식을 교부할 수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이행불능에 따른 해제는 부정되지만, 동시이행항변은 인정된다
주권 교부가 가능하므로 피고는 이행불능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주권을 받지 않은 채 잔금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원은 계약 문언에 따라 원고의 주권교부의무와 피고의 잔금지급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계약은 유지되며, 피고는 1,754주에 관한 주권을 교부받음과 동시에 약정 잔금 163,200,000원을 지급해야 한다.
일부 주권의 제공은 의무 전부에 대한 적법한 이행제공이 아니다
원고가 실제로 제공한 1,088주는 병합 전 32,640주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법원이 인정한 교부 대상은 계약상 주식 전체인 52,640주에 대응하는 1,754주였다.
따라서 일부 주권이 실제 발행되었다는 사실은 주권교부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근거가 되었지만, 그 일부만 제공한 행위가 계약상 의무 전부에 대한 적법한 이행제공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이 점에서 이행 가능성의 문제와 충분한 이행제공 여부의 문제는 구별된다.
실무적 유의점
이 사건의 핵심은 발행회사의 경영상태 악화·회생·파산과 매도인의 주권교부의무 이행불능을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약상 급부의 내용, 주식 변동 후의 동일성, 주권 발행·교부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앞서 본 청산종결 간주 사건에서는 법원이 법인격 소멸과 주식양도의 이행불능을 인정하였지만, 이 사건에서는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고 실제 주권 발행도 가능하였다. 두 사건의 결론을 가르는 것은 단순한 회사의 부실 여부가 아니라, 계약상 주식 이전을 여전히 이행할 수 있는지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는 주식 수가 감소하였어도 약정 잔금은 유지되었다. 회생·감자·병합 또는 파산이 발생할 경우 계약을 종료하거나 대금을 조정하려는 거래라면, 그 사유와 효과를 계약에서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