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72725 판결〔손해배상(기)〕
부산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1나66951 판결〔손해배상(기)〕 — 파기환송심
- 대법원 재판 결과: 원심판결 전부 파기환송
- 환송심 결과: 농협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청구 기각,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소송은 소취하로 종료
- 확정 여부: 미확인
대법원은 연속된 명의신탁관계에서도 마지막 명의수탁자가 소유자인 것으로 되어 있는 등기를 기초로 그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보호된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은 이 법리를 적용하여 농협의 근저당권이 유효하다고 보았다. 명의신탁약정과 소유권등기의 무효만으로 그 후 설정된 근저당권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하급심 및 소송 경과
아파트 소유명의를 회복한 부산지방법원 2015가단87116 사건은 위 소송과 별개의 선행 사건이다. 그 사건의 판결은 2017년 9월경 확정되었지만, 이 사건 환송심의 확정 여부는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56529 판결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 대하여 보호되며, 제3자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는다는 법리의 선행판례이다.
-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107068 판결 부동산실명법상 보호되는 제3자에는 소유권이나 저당권을 취득한 사람뿐 아니라 압류·가압류채권자도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34667, 34674 판결 명의수탁자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가담하여 무효인 소유권등기를 취득한 경우와 그 등기를 승계한 경우를 다룬 판례이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의 연속된 명의신탁 및 담보권 취득과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구별하였다.
-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9다43355 판결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서는 일부 공동소송인만 상소하더라도 다른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 부분까지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제2항·제3항: 명의신탁약정과 물권변동의 무효 및 제3자 보호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제거청구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
- 민사소송법 제70조: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 민사소송법 제266조 제2항·제6항: 소취하에 필요한 상대방의 동의와 동의간주
사실관계
가. 원소유자가 자기 아파트를 다른 사람 명의로 이전하였다
원고 A는 부산 수영구 소재 아파트 59.76㎡의 소유자였다. A는 2014년 1월경 F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F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 사건의 주요 관계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명의신탁은 A가 이미 소유하던 아파트의 등기명의를 F에게 이전한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이었다.
나. F의 개인 채무 때문에 아파트에 근저당권과 가압류가 설정되었다
F는 C에게 약 1억 2,000만 원의 차용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F는 2014년 8월경 아파트에 C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한편 2014년 7월경부터 2015년 7월경까지 F의 다른 채권자들도 아파트에 여러 건의 가압류등기 등을 마쳤다. A가 명의신탁한 아파트가 등기명의자인 F의 채무와 관련하여 담보 및 집행의 대상이 된 것이다.
다. F는 채무 변제 대신 아파트를 넘기기로 하였고, 등기는 C의 아들 앞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F는 C에게 차용금채무를 변제하는 대신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C는 아파트를 자기 명의로 이전받지 않고 아들 B와 다시 명의신탁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2015. 8. 7. F에서 B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등기명의는 A에서 F로, 다시 B로 이전되었지만, 그 과정에는 다음 두 명의신탁관계가 존재하였다.
- A가 F에게 명의를 맡긴 제1명의신탁
- F로부터 대물변제를 받기로 한 C가 아들 B에게 명의를 맡긴 제2명의신탁
C 자신이 중간에 소유권등기를 마친 것은 아니었다.
라. 기존 가압류를 해소한 뒤 농협에서 새로 대출받았다
B 측은 F의 다른 채권자들에게 24,074,296원을 대신 변제하였다. 이에 따라 2015. 8. 11.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기존 가압류등기 등이 모두 말소되었다.
B는 그 다음 날인 2015. 8. 25. 아파트를 담보로 농협에서 1억 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B는 그중 1억 원을 아버지 C에게 송금하였다.
같은 날 아파트의 담보등기도 변경되었다.
따라서 F가 C에게 부담하던 차용금채무와 B가 농협에서 받은 대출은 채무자와 채권자가 서로 다른 별개의 채무였다.
마. A는 별도 소송으로 아파트 명의를 회복하였다
A는 B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5가단87116호 소송을 제기하였다.
주위적으로는 사해행위취소를, 예비적으로는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법원은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였다. 그 판결은 2017년 9월경 확정되었고, A는 2017년 10월경 자기 명의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농협의 근저당권은 말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바. A는 농협에 등기말소를, B·C에게는 예비적으로 금전 지급을 청구하였다
A는 이 사건에서 농협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말소를 청구하였다.
농협에 대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서는 B와 C에게 금전 지급을 구하였다. 환송 전 항소심에서 정리된 청구는 다음과 같았다.
-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B와 C가 연대하여 94,984,908원을 지급할 것
- 위 손해배상청구에 예비하여, 부당이득으로 B가 15,830,818원, C가 79,154,090원을 각각 반환할 것
농협에 대한 등기말소청구와 B·C에 대한 금전청구는 주관적·예비적으로 병합되어 있었다. 그 안에서 B·C에 대한 금전청구는 손해배상과 부당이득반환의 순서로 구성되었다.
위 금액들은 A가 청구한 금액이며, 환송심이 지급을 명한 금액은 아니다.
사. 환송심에서 B·C에 대한 금전청구는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뒤, A는 2022. 3. 21. 피고들에 대한 소를 전부 취하한다는 서면을 제출하였다.
B와 C는 2022. 3. 24. 소취하서 부본을 송달받고도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환송심은 두 사람에 대해서는 소취하 동의간주가 성립하여 2022. 4. 8. 소송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농협에 대한 청구는 본안판단으로 이어졌고, 환송심은 근저당권이 유효하다는 이유로 말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법리
가. 명의신탁의 무효를 모든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는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하면서도, 그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보호되는 제3자는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와 포괄승계인 이외의 사람으로서,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이다.
소유권이나 근저당권을 취득한 사람뿐 아니라 압류·가압류채권자도 포함된다. 제3자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보호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
나. 연속된 명의신탁에서는 마지막 명의수탁자와의 거래도 보호된다
이 사건에서는 A와 F 사이의 명의신탁에 이어 C와 B 사이에 다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다.
농협은 최초 명의수탁자인 F와 직접 거래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 명의수탁자인 B에게 대출하고 B로부터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 보호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최초 명의신탁에 따라 형성된 등기의 외관을 토대로 다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다면, 그 연속된 관계의 마지막 명의수탁자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도 보호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은 최초 명의신탁자인 A에게도 근저당권의 유효성을 주장할 수 있었다.
다. 환송 전 원심과 대법원은 제3자 보호의 기준을 달리 보았다
대법원의 판단은 B의 소유권등기 자체를 유효하게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다. 명의신탁 당사자 사이의 등기 효력과 그 등기를 기초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보호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라. 명의신탁 사실을 아는 것과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가담하는 것은 구별된다
제3자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는다는 법리가 반사회적 법률행위까지 유효하게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환송 전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5다34667, 34674 판결은 제3자가 명의수탁자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가담하여 소유권등기를 취득한 사안이었다.
대법원은 그 사안과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보았다. 따라서 명의신탁의 존재를 알았다는 사정과, 권리 취득 자체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사정은 구분하여 판단해야 한다.
마. 소유명의 회복과 근저당권 말소는 각각 판단해야 한다
A는 B를 상대로 한 선행 소송에서 승소하여 아파트 명의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그 판결에 따라 농협의 근저당권까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었다.
농협이 부동산실명법상 보호되는 제3자라면 A는 명의신탁과 소유권등기의 무효를 이유로 농협에 근저당권 말소를 요구할 수 없다.
그 결과 이 사건에서는 A가 소유명의를 회복하면서도 농협의 근저당권이 존속하는 권리관계가 인정되었다.
바. 농협만 상소하였어도 B·C에 대한 청구까지 함께 심판대상이 되었다
제1심판결에 대하여 농협만 항소하였고, 환송 전 항소심판결에 대해서도 농협만 상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농협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B·C에 대한 예비적 청구가 결합된 공동소송이었다. 이러한 소송에서는 어느 한 공동소송인만 상소하더라도 다른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 부분까지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으로 이심된다.
대법원은 농협에 대한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면서 B·C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까지 포함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였다.
따라서 B·C에 대한 청구가 앞선 판결에서 기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이 이미 확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사. 환송심은 B·C의 금전책임을 본안에서 판단하지 않았다
환송심에서 B·C에 대한 소송은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환송심이 두 사람에게 손해배상책임이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농협의 근저당권이 유효하다는 이유만으로 B·C의 금전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의 환송심 결론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아.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명의신탁한 토지를 수탁자가 다시 낙찰받아도, 원래 소유자의 반환청구권은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면 명의신탁자가 소유권과 그에 기초한 등기청구권을 잃는 경우를 다룬다.
이 사건에서는 제3자인 농협이 취득한 권리가 소유권이 아니라 근저당권이었다. 따라서 원소유자가 소유명의를 회복하더라도 제3자가 유효하게 취득한 담보권은 남을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두 사례는 제3자가 어떤 권리를 취득하였는지에 따라 명의신탁자가 회복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실무상 유의점
가. 등기명의의 이동과 실제 약정관계를 함께 정리한다
등기부만 보면 A에서 F를 거쳐 B에게 아파트가 이전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로는 F와 C 사이의 대물변제약정, C와 B 사이의 제2명의신탁약정이 함께 존재하였다.
각 단계의 계약 당사자,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실제 자금 수령자 및 담보권자를 구별해야 제3자 보호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나. 최초 수탁자와 직접 거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3자 보호를 부정하지 않는다
명의신탁이 연속된 경우에는 마지막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농협은 최초 수탁자인 F와 거래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수탁자인 B에게 대출하고 직접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는 이유로 보호되었다.
다. 명의신탁 사실에 대한 인식만을 무효 주장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
금융기관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제3자 보호를 배제하기 어렵다.
권리 취득을 다투려면 해당 금융기관이 실제로 누구와 어떤 계약을 체결하였는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대한 가담 등 별도의 무효 사유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라. 소유명의 회복과 담보 부담의 해소를 별개의 목표로 검토한다
진정명의회복청구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미 설정된 담보권이 유효하게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소유명의 회복 가능성뿐 아니라 담보권 말소 가능성, 피담보채무의 내용과 잔액, 담보 설정에 관여한 사람에 대한 금전청구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대출금, 채권최고액, 실제 손해액도 서로 구분하여야 한다.
마. 예비적 금전청구의 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한다
등기말소청구가 배척되면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그 금전청구가 환송심까지 심판대상으로 남아 있었지만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판례를 활용할 때에는 농협의 근저당권이 유효하다는 판단과 B·C의 금전책임이 실제로 판단되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소취하의 효력도 피고별로 구분하여 확인해야 한다. 본안에 관한 대응이 이루어진 뒤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고, 소취하서 송달 후 2주 동안 이의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