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적대적 기업인수에 대비한 초다수결의제 정관 조항의 유효성

핵심 결론 적대적 기업인수 등에 따른 이사 선임·해임 및 정관변경의 결의요건을 가중한 정관 조항에 관하여, 주주이익 침해나 주식회사의 본질 훼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 사례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9920

해당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년 11월 30일 선고 2023나2026354 판결〔주주총회결의무효확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상고 없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년 6월 16일 선고 2022가합103769 판결〔주주총회결의무효확인〕
정관상 결의요건을 상법보다 가중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정관변경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주주평등의 원칙에 관한 판단 등을 보충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8년 9월 13일 선고 2018다9920, 9937 판결
주주평등의 원칙은 주주가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 보유한 주식 수에 따라 평등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사건 항소심은 위 법리를 인용하여, 결의요건을 가중한 사정만으로 일부 주주에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 자체가 초다수결의제의 유효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

  • 상법 제368조 제1항: 주주총회 보통결의의 요건을 정하면서, 법률 또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인정한다.
  • 상법 제382조 제1항: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 상법 제385조 제1항: 이사의 해임은 상법 제434조에 따른 주주총회 결의로 한다.
  • 상법 제434조: 정관변경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결의한다.

사실관계

당사자와 소송의 대상
구분지위 및 소송상 역할
원고 A피고 회사의 주주로서,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한 정관변경결의의 무효확인을 청구한 자
피고 B 주식회사기술용역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는 코스피 상장회사로서, 문제 된 정관변경결의를 한 회사
피고 회사는 2021년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정관 제27조를 변경하여,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과 관련된 특정 안건에 법정 결의요건보다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은 그 후 이루어진 개별 이사 선임·해임결의의 효력을 다툰 사건이 아니라,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한 정관변경결의 자체의 무효 여부를 다툰 사건이다.
정관변경의 구체적인 내용
기존 정관 제27조는 법령에 다른 정함이 없는 경우 주주총회 결의를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변경된 정관은 위 내용을 제1항으로 유지하면서, 제2항에 다음과 같은 가중요건을 신설하였다.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의 의결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으로 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수로 하여야 한다.”
적용 대상과 조건은 다음과 같다.
적용 대상초다수결의 요건이 적용되는 조건
기존 이사의 해임기존 이사회가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에 의한 기존 이사의 해임이라고 결의한 경우
신규 이사의 선임기존 이사회가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에 의한 신규 이사의 선임이라고 결의한 경우
정관변경기존 이사회가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에 의한 정관변경이라고 결의한 경우. 다만, 위 이사 해임·선임 조항의 개정이나 그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조항의 신설이 아닌 경우에는 법령이나 다른 정관 규정에 따름
따라서 모든 이사 선임·해임과 정관변경에 일률적으로 가중요건을 적용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기존 이사회의 판단을 적용 조건으로 두고, 정관변경에 관해서도 적용 범위를 제한하였다.
원고의 주장과 소송 경과
원고는 초다수결의제가 일부 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하여 회사의 의사결정을 교착시키고,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이를 악용할 수 있으며, ‘적대적’이라는 표현도 모호하고 상법상 근거도 없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현재 주주가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항변하였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주 지위를 인정하였다. 또한 결의방법에 관한 정관변경은 원고의 주주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므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하였다.
다만 본안에서는 무효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도 이를 유지하였다.

법리

이사 선임의 결의요건은 정관으로 가중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상법 제368조 제1항이 정관으로 결의방법을 달리 정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허용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사 선임의 결의요건을 법정 보통결의보다 가중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특별결의 요건보다 엄격한 요건을 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법원은 상법상 보통결의 및 특별결의 규정이 결의에 필요한 최소요건의 하한을 정하고 있을 뿐, 가중할 수 있는 상한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이사의 해임과 정관변경에 법정 특별결의보다 엄격한 요건을 정한 것이 상법의 문언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이 사건 법원이 채택한 해석으로서, 초다수결의제에 관한 대법원 판단으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정관자치는 주주의 이익과 주식회사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된다.
법원은 적대적 기업인수에 대비하여 새로운 주주가 회사를 쉽게 지배하지 못하도록 정관을 정한 경우에도 주주들의 의사를 가급적 존중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그러한 경영권 방어수단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고 주식회사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를 명시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근거로 그 한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 해당 조항이 실제로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단정할 명확한 자료가 없었다.
  • 정관변경 당시 이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여 기존 경영진이 이를 방어하고자 정관을 개정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 출석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2 이상이라는 가중 정도는 사적 자치의 범위 안에 있다고 보았다.
  • 특수관계인의 악용 가능성이나 회사의 본질을 해칠 수 있다는 추상적인 우려만으로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결의요건의 가중만으로 주주평등의 원칙 위반이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에 따른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해임의 결의요건을 가중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즉, 초다수결의제가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과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판단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실무적 유의점

이 판결은 구체적인 적용 조건과 가중 수준을 가진 정관 조항에 대하여 무효사유를 인정하지 않은 확정 하급심 사례이다. 모든 초다수결의제나 경영권 방어조항의 유효성을 일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정관 조항의 효력을 검토할 때에는 가중비율뿐 아니라 적용 안건, 기존 이사회의 판단을 요구하는 조건, 해당 조항을 변경할 때의 요건, 도입 당시 경영권 분쟁의 존재 및 실제 주주이익 침해 여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 특정한 이사회의 ‘적대적 기업인수’ 판단이나 해당 조항의 개별 적용행위까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변론서면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적대적 기업인수 또는 합병에 따른 이사 선임·해임 및 일정한 정관변경에 관하여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2 이상을 요구한 정관 조항에 대하여, 법정 결의요건보다 가중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고, 구체적인 주주이익 침해나 주식회사의 본질 훼손이 인정되지 않으며 결의요건의 가중만으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정관변경결의 무효확인청구를 배척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년 11월 30일 선고 2023나2026354 판결, 상고 없이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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