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해임에만 80%의 찬성을 요구한 정관 조항의 무효

핵심 결론 이사회 제안과 달리 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해임에만 발행주식총수의 80% 찬성을 요구하는 정관 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등취급이자 주주제안권의 실질적 박탈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해당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년 11월 28일 선고 2025가합1077 판결〔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
원고들 승소, 미확정 사례. 항소심 진행 여부 및 후속 재판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가 2007년 3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정관 제27조 제3항 및 같은 조 제5항 중 제3항에 관한 부분의 변경결의를 무효로 확인하였다.
하급심
이 판결은 제1심 판결로, 별도의 하급심은 없다.

관련 판례

이 사건 판결문은 특정 판례의 사건번호를 직접 인용하지 않았다. 다음은 앞서 검토한 비교 대상 판결들이다.
판결결론·확정 여부판단의 중심
전주지방법원 2020년 10월 29일 선고 2017가합2297 판결무효확인청구 인용·확정특별결의요건 가중의 원칙적 불허 및 구체적 가중조항의 과도성
서울고등법원 2023년 11월 30일 선고 2023나2026354 판결무효확인청구 기각 유지·상고 없이 확정법정 결의요건을 최소요건으로 해석하고 정관자치를 존중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년 2월 1일 선고 2023가합50152 판결무효확인청구 기각·항소 없이 확정임기 만료 후 이사 선임 가능성 등 경영진 교체수단을 고려
전주 판결은 법제처에 확정판결로 표시되어 있다.

관련 법령

  • 상법 제368조 제1항: 보통결의의 요건과 법률·정관에 의한 예외.
  • 상법 제369조 제1항: 1주마다 1개의 의결권을 인정하는 규정으로, 판결이 주주평등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인용하였다.
  • 상법 제434조: 정관변경의 특별결의 요건.
  • 상법 제363조의2: 주주제안권의 기본 규정. 판결은 조문번호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주주제안권의 취지와 실질적 보장을 핵심 판단 근거로 삼았다.
  • 상법 제380조: 결의 내용이 법령에 위반한 경우의 결의무효확인에 관한 규정으로, 이 사건 청구의 법적 구조와 관련된다.
판결문은 관련 규정을 ‘구 상법’으로 표시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당사자 관계와 정관변경 경위
구분지위 및 역할
원고들피고 회사의 주식을 각 보유한 소수주주들
피고 주식회사 A골다공증치료제 등 신약의 개발·생산·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회사
B판결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이 사건 소송의 피고는 B 개인이 아니라 회사이다.
피고는 1998년 12월 8일 설립되어 2007년 1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다. 이후 2007년 3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안정’을 목적으로 정관 제27조에 결의요건을 가중하는 조항들을 두었다.
정관의 구체적인 내용과 심판대상
조항내용이 사건 심판대상
제27조 제1항법령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결의대상 아님
제27조 제2항동시에 이사 2명 이상을 해임하려면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이상 찬성대상 아님
제27조 제3항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해임에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이상 찬성 요구대상
제27조 제4항적대적 기업인수·합병으로 새로 추가되는 이사의 선임 및 기존 이사 해임에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이상 찬성 요구대상 아님
제27조 제5항제2항·제3항·제4항을 변경할 때에도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이상 찬성 요구제3항의 변경에 관한 부분만 대상
핵심인 제3항의 문구는 다음과 같다.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주주제안권으로 인하여 해임하거나 선임하는 경우에는 발행주식총수의 5분의 4 이상의 찬성으로 한다.”
원고들은 주주제안이라는 이유로 이사 선임·해임의 문턱을 높인 제3항과, 그 조항의 변경을 어렵게 하는 제5항 중 해당 부분의 무효를 주장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제2항·제4항이나 제5항 전체를 무효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위 조항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주주제안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정관자치에 따라 결의요건을 가중할 수 있고, 특정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한 것도 아니라고 다투었다. 또한 주주제안권은 안건을 제안하는 권리일 뿐 가결을 보장받거나 의결정족수를 정하는 권리는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법리

정관자치는 주주평등과 주주의 고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된다.
법원은 적법한 절차로 변경된 정관도 그 내용이 주주평등의 원칙이나 주식회사의 본질에 반하거나 주주의 고유권을 침해하면 무효라고 보았다.
이 판결은 초다수결의제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기보다, 이 사건 조항이 누구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동일한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제안 주체에 따라 차등취급한 것이 문제였다.
법원은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는 통상적인 결의요건이 적용되는 반면, 일반 주주가 제안하면 발행주식총수의 80% 찬성을 요구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 결과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통해 추진하는 안건과 일반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하여 추진하는 안건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형식적으로 모든 주식에 1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더라도, 안건의 제안 경로에 따라 실질적인 경영참여 기회를 불합리하게 달리하면 주주평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취지이다.
다만 이사회 제안 안건에도 정관 제2항·제4항 등 별도 조항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사회 제안에는 언제나 보통결의만 필요하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경영권 안정과 장기적인 신약개발 필요성만으로 차등취급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모든 이사 선임·해임 주주제안이 적대적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주주제안은 건전한 경영참여와 감시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기능도 갖는다.
또한 피고 정관에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하는 제4항이 별도로 존재하였다. 따라서 신약개발의 장기적 추진이나 경영권 보호 필요성만으로 모든 주주제안에 일률적으로 가중요건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서 제4항을 언급한 것은 별도 방어조항의 존재를 고려한 것이며, 제4항의 유효성을 확정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주주제안권은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는 형식만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법원은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참여 현실에서 발행주식총수의 80% 찬성을 요구하면 일반 주주가 제안한 이사 선임·해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 결과는 주주제안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과 같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주주의 공익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주주제안 안건의 가결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주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결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사후적인 경영감시수단은 경영참여권의 과도한 제한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피고에게 대표소송, 이사 해임청구, 위법행위유지청구 등의 제도가 남아 있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권리와 이사 선임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주주제안권의 기능을 구별하였다. 경영감시수단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경영참여권의 과도한 제한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기존 하급심 판결과의 비교
비교 항목전주지법 2017가합2297서울고법 2023나2026354대구지법 서부지원 2023가합50152성남지원 2025가합1077
적용 기준이사회가 적대적 인수합병 안건으로 확인기존 이사회가 적대적 기업인수·합병에 따른 안건으로 판단적대적 인수합병에 의한 이사 해임 및 특정 정관 개정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해임
가중 수준출석 의결권 90%·발행주식총수 70%출석 의결권 75%·발행주식총수 3분의 2정관 문언상 출석 주주 80%·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80%발행주식총수 80%
이사 선임 제한적대적 인수합병 관련 안건에 관한 판단적용 대상에 포함임기 만료 후 신규 선임에는 가중요건 미적용주주제안이면 적용
판단 방식가중의 원칙적 불허 및 구체적 과도성최소요건 해석과 정관자치최소요건 해석과 경영진 교체 가능성제안 주체별 차등취급과 권리의 실질적 박탈
결론무효무효사유 부정무효사유 부정해당 부분 무효
확정 여부확정상고 없이 확정항소 없이 확정미확정
전주 판결은 특별결의요건 가중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이사회의 합병승인권 침해와 과도한 가중비율도 별도로 판단하였다. 성남지원 판결은 같은 무효 결론이지만, 초다수결의제 전반을 부정한 판결로 읽어서는 안 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대구 판결과의 차이는 특히 분명하다. 대구 사건에서는 임기 만료 후 가중요건 없이 새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점이 유효 판단의 근거였다. 성남지원 사건에서는 임기가 끝나더라도 주주제안으로 이사를 선임하려면 여전히 80%가 필요하므로, 일반 주주의 경영참여 제한이 해소되지 않는다.
서울고법 판결은 결의요건 가중만으로 일부 주주에게 우월한 권리가 부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성남지원 판결은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 사이의 구체적인 차등구조를 확인하여 주주평등 위반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실무적 유의점

네 판결을 종합하면, 초다수결의제의 효력은 가중비율뿐 아니라 적용 대상, 제안 주체에 따른 차등, 경영진 교체 가능성, 조항 자체의 변경요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성남지원 판결을 인용할 때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해임에만 현저히 높은 찬성비율을 요구하여 일반 주주의 제안을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게 하는 정관 조항은, 형식적으로 1주 1의결권을 유지하더라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등취급과 주주제안권의 실질적 박탈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이 판결은 미확정 제1심 판결이고, 무효 판단의 범위도 제27조 제3항과 제5항 중 제3항에 관한 부분에 한정된다.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조항이나 80% 가중요건 전체의 무효를 선언한 사례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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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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