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번호
관련 판례
대법원 1979. 2. 13. 선고 78다1117 판결은 주주가 회사 재산에 관하여 직접적인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대법원 2001. 2. 28.자 2000마7839 결정 역시 주주는 회사의 기관을 통하거나 상법상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회사의 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을 뿐, 회사와 제3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관련 법령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는 회사가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하려는 경우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50조는 법률관계를 증명하는 서면의 진정 여부를 확인하는 소를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확인의 소 역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불안·위험을 제거할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주식회사 티에프솔루션의 주주인 동시에 그 회사에 대한 채권자였다. 티에프솔루션은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 회사와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특허권도 이전하였다.
원고는 이 계약이 회사의 영업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하는 계약인데도 상법 제374조에 따른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주주의 지위와 채권자의 지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해당 계약과 특허권 양도계약이 회사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주주 또는 채권자의 지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직접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채권자취소청구에 대해서도 티에프솔루션이 심각한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계약을 통하여 투자자들의 피해회복이 이루어졌으며, 계약이 없었을 때보다 채권자들이 불리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1. 주주는 회사 재산에 관한 직접적인 권리자가 아니다
주식회사는 주주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며, 회사의 재산은 회사 자체에 귀속된다. 주주는 주식의 소유자로서 회사 경영과 재산상태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지만, 회사의 개별 재산이나 회사가 체결한 계약에 관하여 직접적인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회사가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여 회사재산이 감소하고 주식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주주가 입는 간접적인 손해에 불과하다. 주주는 이를 이유로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계약관계에 직접 개입하여 그 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없다.
2.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영업양도도 마찬가지이다
상법 제374조는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에 관하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주주에게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직접 청구할 권리가 당연히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영업양도계약이라 하더라도 주주가 회사와 양수인 사이의 계약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단하였다. 즉, 특별결의가 없었다는 계약의 실체적 효력 문제와 주주가 그 무효확인을 직접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확인의 이익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부가적으로 해당 계약에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에게 애초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계약이 상법 제374조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를 더 판단하더라도 판결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3. 주주는 상법이 정한 간접적인 권리구제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주주는 회사의 위법한 경영행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상법상 수단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의 의사결정 단계에서는 주주총회를 통하여 이사를 해임할 수 있고,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여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402조에 따른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할 수 있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상법 제403조에 따른 대표소송으로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따라서 주주가 회사의 거래 상대방을 상대로 계약 자체의 무효확인을 직접 구하는 것은 이러한 회사법상 권리구제 구조와 맞지 않는다.
4. 회사 채권자에게도 단순한 자력 감소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회사의 채권자는 회사가 체결한 계약으로 자신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가 구체적으로 침해되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계약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체결로 회사의 재산이 감소하여 채권을 변제받기 어려워졌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는 채권의 내용이나 법률상 지위가 계약에 의하여 직접 변경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일반적인 변제자력이 감소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채권자는 요건이 충족되면 민법 제406조에 따른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거나 강제집행·보전처분 등의 방법을 이용해야 하며, 곧바로 회사가 체결한 계약의 무효확인을 청구할 수는 없다.
5. 채권자취소권도 공동담보 감소와 사해성이 증명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영업양도계약과 특허권 양도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도 문제 되었다.
법원은 티에프솔루션이 이미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웠고, 그대로 두면 사업가치가 대가 없이 소멸할 가능성이 컸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또한 문제 된 계약을 통하여 투자자들의 피해가 일부 회복되었고, 계약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하여 일반채권자들이 더 불리해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재산이나 영업이 이전되었다는 외형만으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처분 당시 회사의 재무상태, 영업의 존속 가능성, 이전의 대가, 채권자들의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 변화 등을 종합하여 공동담보가 실제로 감소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가 회사의 주주이자 채권자라고 하더라도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직접 구할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해당 계약과 특허권 양도계약으로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실질적으로 감소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채권자취소청구도 배척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판결은 회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영업을 양도하였다고 주장되는 경우에도, 주주가 곧바로 양수인을 상대로 계약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주주는 이사에 대한 유지청구나 대표소송 등 회사법상 수단을 이용해야 하고, 채권자는 단순한 자력 감소를 넘어 자신의 법적 지위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 또는 사해행위의 구체적 요건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