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후 회계장부 열람·등사권과 청구 목적의 정당성

핵심 결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더라도 대금을 받기 전에는 주주이다. 주식가치 산정이나 대표소송을 위한 장부열람은 정당하지만 채권자 소송 목적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70916, 2003마1575, 2013마657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다270916 판결
사건명: 회계장부와 서류·열람등사

관련 판례

대법원 2004. 12. 24. 자 2003마1575 결정
장부열람청구의 부당성은 청구 경위·목적·악의성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회사 운영이나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치거나, 경쟁자가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가 있거나,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를 택한 경우에는 부당한 청구가 될 수 있다.
대법원 2014. 7. 21. 자 2013마657 결정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주주라도 이사의 책임 추궁 등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열람·등사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 적대적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청구가 부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466조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회사는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여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상법 제374조의2

영업양도 등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과 매수가액 결정 절차를 규정한다.

상법 제403조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주는 회사를 위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사실관계

원고는 콘크리트 혼합제 제조·판매업을 하는 피고 회사의 전체 주식 482,000주 중 100,000주를 보유한 주주였다. 원고는 회사의 감사로 재직하기도 했고 회사에 합계 2억 4,700만 원을 대여하였다.
원고는 회사가 동업계약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회계자료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과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 계속 중 회사는 제조업을 포기하고 판매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장용지와 공장 건물을 양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였다. 원고는 이에 반대했으나 안건이 가결되자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하여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당사자 사이에 주식매수가액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원고는 법원에 주식매수가액 산정결정을 신청하였다. 회사는 당시까지 원고에게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는 감정평가액 약 60억 4,600만 원인 공장용지와 건물을 약 38억 원에 매각하였다. 양수회사의 대표이사는 피고 회사 사내이사의 아들이었고, 양수회사의 감사 역시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였으며 양사의 본점 소재지도 같았다.
부동산 양도 이후 피고 회사의 순자산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원고는 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저가 부동산 양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도 제기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가 주식매수대금을 지급받기 전에도 주주의 지위와 회계장부 열람·등사권을 유지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주식매수가액 산정이나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장부열람청구가 정당한 목적을 가진 것인지가 문제 되었다.
셋째,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사용할 목적으로 회계장부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넷째, 열람·등사를 명하는 판결 주문에서 대상 장부와 서류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주식매수대금 지급 전까지 주주 지위 유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회사와 주주 사이에 주식매매관계가 성립한다. 그러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사실만으로 즉시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할 때까지 해당 주주는 주주의 지위를 유지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상법 제466조에 따른 회계장부 열람·등사도 청구할 수 있다.
장부열람청구의 목적과 필요성
주주의 회계장부 열람·등사권은 주주가 회사의 업무집행을 감독하고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도록 하기 위한 권리이다.
주식매수가액을 적정하게 산정하기 위해 회사의 재무상태를 확인하거나, 이사의 위법행위에 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대표소송·유지청구·해임청구를 준비하거나 수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목적에 해당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점, 회사와 여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또는 과거에도 장부열람을 청구했다는 점만으로 청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회사가 입증해야 할 부당한 목적
회사는 주주의 청구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있다. 부당성은 다음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열람·등사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청구의 구체적인 목적
회사나 임원을 괴롭히려는 악의성
회사 업무의 운영이나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칠 위험
경쟁관계에 있는 주주가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에 청구했는지
청구 대상과 목적 사이에 관련성과 필요성이 있는지
채권자 지위에 기초한 열람청구
상법 제466조의 열람·등사권은 주주권이다. 따라서 장부를 이용하려는 목적도 원칙적으로 회사의 경영감독이나 주주권 행사와 관련되어야 한다.
주주가 동시에 회사의 채권자이더라도,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사용할 목적으로 장부를 요구하는 것은 주주권 행사가 아니라 채권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만으로는 상법 제466조에 따른 열람·등사청구를 정당화할 수 없다.

구체적 판단

원고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아직 매수대금을 받지 않았으므로 계속하여 주주의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주식매수가액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회사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등사할 권리가 인정되었다.
또한 회사는 주요 부동산을 감정평가액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이사들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에 매각했고, 그 후 순자산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재산상태 악화에 관하여 이사들의 책임을 추궁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회사의 재무상태 악화 경위를 확인하고 주주대표소송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등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회사를 상대로 여러 소송을 제기했다거나 세무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회사의 경쟁자이거나 취득한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었다.
반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원고가 주주가 아니라 회사의 금전채권자 지위에서 제기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 소송에 사용할 목적으로 회계장부의 열람·등사를 구하는 것은 상법 제466조가 보호하는 주주권 행사가 아니므로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판결 주문의 특정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명하는 판결 주문은 회사가 제공해야 할 자료의 범위를 주문 자체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특정해야 한다.
원심 주문은 여러 종류의 회계서류를 열거한 뒤 “등 회계서류”라고 기재하고, 다른 목록의 자료가 회계서류에 해당하면 포함한다고 정하였다. 이에 따라 통장 사본 등이 열람 대상에 포함되는지가 불명확하였다.
대법원은 집행 대상인 회계장부와 서류의 범위를 주문만으로 확정할 수 없으므로 주문의 명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주식매수가액 산정과 주주대표소송 수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원고의 회계장부 열람·등사권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금전채권자의 지위에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위한 열람·등사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아울러 열람·등사 대상 자료를 명확하게 특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의 주문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도 매수대금을 지급받기 전까지 주주권을 유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회사는 주주가 이미 투자금 회수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장부열람청구를 거부할 수 없다.
다만 장부열람청구의 정당성은 주주가 자료를 이용하려는 구체적인 목적별로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 동일한 주주가 같은 자료를 청구하더라도 주식가치 산정이나 대표소송을 위한 목적은 정당하지만, 개인 채권의 보전이나 제3자 제공 등 주주권과 무관한 목적은 부당한 청구가 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청구서와 소송상 청구취지에 열람 대상 장부의 명칭, 작성기간, 관련 거래 및 사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회사 역시 단순한 경영권 분쟁이나 다수의 소송 제기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경업 이용·제3자 제공·업무 방해 등 부당한 목적을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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