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전지방법원 2016. 7. 6. 선고 2015가단225544 판결
제1심은 매매예약완결권이 제척기간 경과로 소멸하였으므로 가등기와 그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무효라고 보아, 채권자의 대위에 의한 말소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대전지방법원 2016. 12. 13. 선고 2016나105785 판결
항소심은 가등기를 다시 활용하기로 한 당사자들의 합의를 인정하여 소유권등기의 말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다만 선행 가압류등기의 직권말소는 무효이므로, 현재 소유자들에게 그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을 명하였다.
대법원은 현재 소유자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은 소유권등기의 말소가 아니라, 가압류등기 회복에 대한 승낙의무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다224596 판결
적법하고 유효한 등기를 마치고 자기 부동산을 점유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점유는 취득시효의 기초가 되지 않는다. 소유자가 장기간 점유하였다는 이유로 취득시효를 주장하여 선행 가압류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배제하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4787 판결
무효인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한 합의는 당사자 사이에서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전에 등기상 이해관계를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
다만 채권자대위소송에서는 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는 사유만 주장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 자신이 먼저 가압류하였다는 독자적인 사정을 채무자의 권리인 것처럼 원용할 수 없다.
다. 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44766, 44773 판결
매매예약완결권은 형성권으로서 행사기간을 약정하지 않았다면 예약 성립일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 그 기간이 지나면 제척기간 경과로 소멸하며, 예약목적물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관련법령
매매예약완결권의 10년 제척기간은 민법 제564조에 직접 규정된 기간이 아니라 판례에 따라 인정되는 법리이다.
사실관계
가. 장기간 행사되지 않은 매매예약완결권
원고 회사는 토지 소유자 E에 대한 금전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E는 1985. 11. 21. B와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5. B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그러나 B가 10년 동안 예약완결권을 행사하지 않아 그 권리는 제척기간 경과로 소멸하였다.
나. 가압류 후 이루어진 본등기와 가압류등기의 말소
다. 원고의 청구와 매수인들의 항변
원고는 E를 대위하여 가등기와 그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들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항소심에서는 C·D를 상대로, 예비적으로 자신의 가압류등기 회복에 대한 승낙도 구하였다.
C·D는 B의 점유기간과 자신들의 점유기간을 합하면 10년 이상이므로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어 가압류의 제한이 없는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가. 매매예약완결권의 소멸과 새로운 등기 유용 합의는 구별해야 한다
예약완결권이 제척기간 경과로 소멸하면 이를 보전하던 가등기도 효력을 잃는다. 이후 당사자가 본등기에 동의하였다는 이유로 이미 소멸한 예약완결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새로운 실체관계에 맞추어 기존 가등기를 다시 활용하기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본등기의 효력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 가등기의 유용이라고 한다.
항소심은 E와 B 사이에 이러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 B의 소유권취득과 이를 기초로 한 C·D의 소유권등기를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위소송에서는 채권자 자신의 가압류를 채무자의 항변처럼 주장할 수 없다
E는 스스로 가등기 유용에 합의하였으므로 B에게 그 합의에 반하는 말소를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E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원고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원고가 먼저 가압류를 마쳤다는 사정은 원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근거이다. E가 B에게 주장할 수 있는 사유는 아니므로, E를 대위한 말소청구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원고의 소유권등기 말소청구는 기각되었지만, 원고 자신의 가압류등기를 회복하기 위한 청구는 인정될 수 있었다.
다. 소유권등기가 유효하더라도 선행 가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가등기 유용 합의와 본등기에 앞서 가압류등기를 마쳤다. E와 B의 사후 합의로 원고가 이미 확보한 가압류의 효력을 제거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이유로 원고의 가압류등기를 직권말소한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말소였다.
현재 소유자인 C·D는 가압류등기가 회복되면 영향을 받는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므로, 그 회복등기에 승낙할 의무를 부담한다.
라. 적법한 소유권등기를 갖춘 사람의 점유는 원칙적으로 취득시효의 기초가 되지 않는다
취득시효는 장기간 계속된 점유 상태를 권리로 보호하고, 오래된 권리관계에 관한 증명의 어려움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미 적법하고 유효한 소유권등기를 갖춘 소유자는 소유권 보유가 추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러한 보호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자기 부동산을 오래 점유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
다만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등기를 갖추지 못하여 소유권의 증명이나 제3자에 대한 대항이 어려운 경우처럼, 취득시효 제도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 예외적인 사정은 별도로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C·D가 유효한 소유권등기까지 갖추고 있었으므로, 취득시효 완성을 전제로 한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 항소심과 대법원의 취득시효 판단 근거는 다르다
대법원은 항소심 이유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취득시효 항변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판결의 핵심은 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가압류가 소멸하는 범위가 아니라, 이 사건에서는 취득시효의 기초가 되는 점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소유권등기의 유효성과 선행 권리의 존속을 나누어 검토한다
매수인의 소유권취득이 유효하다는 사실만으로 가압류 등의 부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등기의 실효 여부, 유용 합의 시점, 가압류등기 시점과 본등기의 선후관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나. 채권자대위청구와 채권자 자신의 권리에 기한 청구를 구분한다
채무자의 말소청구권을 대위하는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합의나 항변의 영향을 받는다. 채권자 자신의 선행 가압류를 보호하려는 경우에는 말소회복등기 승낙청구 등 그 권리에 맞는 청구를 구성해야 한다.
다. 점유기간 계산에 앞서 취득시효의 기초가 되는 점유인지 확인한다
등기와 점유가 10년 이상 이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등기부취득시효를 인정할 수는 없다. 이미 유효한 소유권등기를 가진 사람인지, 취득시효로 보호할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라. 가압류취소 사유와 가압류의 당연 소멸을 혼동하지 않는다
항소심은 가압류취소 사유가 있다는 주장만으로 가압류등기가 당연히 말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실제 취소신청과 그에 따른 재판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장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회복청구가 곧바로 권리남용이 되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