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을 직접 팔았다면, 채권자가 매매를 취소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배우자에게 유효하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채무자가 직접 매도하고, 배우자에게서 매수인 앞으로 곧바로 등기를 넘겼더라도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공동담보가 되는 책임재산은 명의신탁 해지로 발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매매계약의 일부 취소와 169,189,156원의 가액배상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56086, 2000다55171, 2002다41589, 2007다61618

해당판결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5다56086 판결
청구확정된 결과
사해행위취소채무자와 피고 사이의 2012. 7. 6.자 매매계약을 169,189,156원의 한도에서 취소
가액배상 및 지연손해금피고는 원고에게 169,189,156원과 이에 대하여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 지급
나머지 청구기각
피고의 상고가 기각되어 위와 같은 항소심의 결론이 확정되었습니다.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2014. 11. 21. 선고 2013가합15183 판결
1심은 매매계약 체결일을 2011. 10. 25.로 인정하고, 그 계약을 169,939,156원의 한도에서 취소하면서 같은 금액의 가액배상을 명했습니다. 2012. 7. 6.자 계약을 전제로 한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 8. 20. 선고 2014나60707 판결
항소심은 실제 매매계약 체결일을 2012. 7. 6.로 판단했습니다. 또 공제할 담보채무에 중도상환수수료 750,000원을 추가하여 취소·가액배상 범위를 169,189,156원으로 변경했습니다.
항소심은 동일한 매매계약의 체결일을 달리 주장하는 것은 공격방법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를 별개의 주위적·예비적 청구로 나눌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5171 판결 유효한 명의신탁이 해지된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설명한 판결입니다.
  •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41589 판결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을 판단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중심으로 실제 법률행위가 있었는지를 판단한다는 취지입니다.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61618 판결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의무는 판결 확정으로 발생하므로,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민법상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는 취지입니다.
관련 쟁점은 ChatByun의 「명의신탁자와만 거래했다면, 수탁자에게서 등기를 받아도 제3자로 보호되지 않는다」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칼럼에서 다루는 무효인 명의신탁과 제3자 보호 문제는, 유효한 부부간 명의신탁의 해지와 사해행위가 문제 된 이 사건과 구분해야 합니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채권의 발생과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 취득

원고 A는 채무자 C에게 2009. 12. 21. 1억 원, 2010. 1. 7. 2억 5,000만 원을 각각 빌려주었습니다. 별도의 채권자 D도 C에 대하여 3억 5,000만 원의 보관금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C는 토지를 매수하고 그 위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당시 배우자 E의 명의로 등기했습니다. 토지는 2010. 8. 5. 소유권이전등기를, 건물은 2010. 10. 28.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습니다.

나. 채무자의 매도와 매수인 앞으로의 직접 등기

C는 E의 동의 아래 위 토지와 건물을 피고 B에게 직접 매도했습니다. 피고 측에서는 피고의 배우자 F가 거래에 관여했습니다.
  1. E에게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고, 등기원인은 2012. 7. 6.자 매매로 기재되었습니다.
피고는 실제 계약일이 2011. 10. 25.라고 주장했습니다. F가 2011. 10. 25. C에게 4,000만 원을, 같은 해 12. 2. E에게 2억 원을 송금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 송금이 해당 부동산의 매매대금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 채권양도와 사해행위취소소송

원고와 D는 C를 상대로 대여금·보관금 지급을 구하여 2012. 11. 16. 승소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D는 2013. 6. 12. 자신의 보관금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보유한 두 채권의 원금 합계는 7억 원이 되었습니다. 채권양도는 부동산 매도 이후 이루어졌지만, 양도된 채권 자체는 매도 전에 발생한 채권이었습니다.
피고는 부동산 등기를 넘겨받은 뒤 기존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말소했습니다. 원고는 C와 피고 사이의 매매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원상회복으로 가액배상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법리

가. 배우자 명의라는 이유만으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중 부부 일방의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을 채무자의 명의신탁 재산이라고 주장하려면 그 추정을 뒤집을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 토지 매수와 건물 신축을 C가 전적으로 담당했습니다.
  • C가 원고와 D로부터 조달한 돈으로 토지를 매수하고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E가 취득·신축 비용을 부담했다고 볼 자료가 없었습니다.
  • E는 토지 매입, 건축 및 판매대금에 관하여 전혀 모른다는 확인서를 작성했습니다.
  • C도 자신이 부동산을 매도했다고 진술했고, 피고 역시 당초 C로부터 매수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C와 E 사이의 묵시적 명의신탁약정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배우자 사이의 명의신탁이라도 조세 포탈, 강제집행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있으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그러한 목적을 심리했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 제기되어 적법한 상고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이 위 목적의 부존재를 별도로 심리하여 확정했다고 확대해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나. 공동담보가 되는 것은 명의신탁 해지로 발생한 등기청구권입니다

유효한 명의신탁이 해지되면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등기청구권은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책임재산입니다.
이 사건에서 C가 E의 동의를 받아 부동산을 직접 매도한 것은 명의신탁관계를 해지한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런데 C·E·피고의 합의에 따라 E에게서 피고 앞으로 곧바로 등기가 이전되면서, C가 E에게 행사할 수 있던 등기청구권이 소멸했습니다.
이로 인해 채무초과상태가 발생하거나 악화되고 C도 이를 인식했다면, C의 매매행위는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사해행위가 됩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자체를 C의 책임재산이라고 설명한 항소심의 이유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을 근거로 매매계약 취소와 가액배상이라는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이 사건 항소심의 판단 이유를 바로잡은 것이며, 종전 판례를 변경한 전원합의체 판결은 아닙니다.

다. 계약일은 송금일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은 실제 법률행위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중심으로 실제 계약이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항소심은 2011년에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피고 주장대로 대금 지급을 마쳤다면 등기 이전까지 약 7개월이 걸린 이유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C와 F 사이에 기존 투자관계가 있어 송금의 성격을 매매대금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사정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실제 계약일을 등기원인일자인 2012. 7. 6.로 인정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라. 피고의 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가 선의였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항소심은 C와 피고 측 F의 오랜 친분 및 거래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친분관계만으로 악의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거래 경위와 증거를 종합한 판단입니다.

마. 가액배상액은 기존 담보권에 우선하는 금액을 공제하여 산정했습니다

피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뒤 근저당권과 전세권을 말소했으므로, 법원은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였던 순가치를 기준으로 가액배상을 명했습니다.
항목금액
토지·건물 가액245,249,840원
공제한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51,060,684원
공제한 전세금−25,000,000원
최종 가액배상액169,189,156원
근저당권 관련 공제액은 원금 50,000,000원, 이자 310,684원, 중도상환수수료 750,000원을 합한 금액입니다.
1심은 중도상환수수료를 공제하지 않았으나, 항소심은 이를 포함했습니다. 따라서 최종 배상액은 1심보다 750,000원 줄었습니다. 이는 이 사건에서 인정된 담보채무와 상환 경위를 바탕으로 한 계산입니다.
가액배상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연 5%로 인정되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명의신탁의 존재와 유효성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자금 출처, 매수·건축 과정의 실제 담당자, 명의자의 확인서, 처분대금의 귀속 등을 확보해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신탁 특례가 배제되는 목적이 있었는지도 사실심에서 주장·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등기명의와 실제 처분행위의 주체를 구분해야 합니다.
등기부에는 배우자에게서 매수인으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실제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채무자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취소 대상 법률행위와 소멸한 책임재산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일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계약서, 송금 내역, 담보채무 인수, 점유·관리의 이전, 등기가 늦어진 이유를 대조해야 합니다. 송금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그날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액배상은 담보권의 채권최고액과 실제 피담보채무액을 구분하여 계산해야 합니다.
부동산 가액, 실제 담보채무, 전세금 및 말소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중도상환수수료의 공제 여부가 최종 배상액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확정된 주문과 각 심급의 이유를 구별해 인용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최종 계약일은 2012. 7. 6., 취소·가액배상액은 169,189,156원입니다. 1심의 계약일과 금액을 확정 결과로 인용하거나, 부동산 자체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이라는 항소심 설명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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