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환송 후 확정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10. 12. 선고 2018나2034245 판결
원고는 21억 원 범위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하였다. 최종적으로는 그중 1,385,945,207원만 인정되고, 나머지 714,054,793원에 해당하는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최종 배상액이 줄어든 이유는 재산분할의 일부를 정당한 것으로 다시 인정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재산분할협의 전부가 상당성을 잃었다는 판단은 유지되었고,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해당하는 순가치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공제액이 늘어난 것이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3516 판결: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재산분할이라도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해행위로 취소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7109 판결: 사해행위취소는 상대적 효력을 가지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소소송의 당사자 이외의 제3자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3다60891 판결: 가액배상액 산정에서 공제할 피담보채무액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수익자의 변제로 담보채무가 줄어들었다고 하여 감소된 잔액만 공제하면 당초 공동담보가 아니었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61618 판결: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의무는 취소판결이 확정될 때 발생하므로, 확정일 다음 날부터 민법상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취소권과 원상회복청구의 근거이다.
-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제2항: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과 분할의 액수·방법을 정하는 기준을 규정한다.
- 민법 제108조 제1항: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라고 규정한다. 환송심에서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독립적인 무효 사유로 주장되었다.
- 민법 제379조, 민법 제397조 제1항: 금전채무의 법정이율과 지연손해금에 관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환송받은 법원은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고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149조 제1항: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뒤늦게 제출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공격·방어방법의 각하를 규정한다.
사실관계
가. 은행들은 전직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채무자인 남편은 저축은행들을 주축으로 한 기업집단의 회장으로 재직하였다. 은행들은 개인 변호사보수를 대신 지급하게 한 행위와 부실대출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손해배상 원금은 합계 26억 4,000만 원이었다. 손해배상판결은 재산분할협의 이후 선고되었지만, 불법행위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협의 전에 이미 발생해 있었다.
따라서 원고 은행은 위 손해배상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남편의 재산처분을 다툴 수 있었다.
나. 남편은 담보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아내에게 이전하였다
남편 소유 부동산에는 한화손해보험의 대출금 28억 원, 인성저축은행의 대출금 8억 원을 담보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아내의 친족들에 대한 차용금도 담보되어 있었다. 조카사위에 대한 차용금 4억 원과 오빠·올케·조카에 대한 각 1억 원, 합계 7억 원이었다.
부부는 2013. 12. 6. 재산분할협의를 하였다. 아내가 부동산을 넘겨받으면서 실제 담보채무를 인수하고, 부동산을 처분할 때 이를 우선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이었다. 남편의 나머지 재산은 남편에게 귀속시키고, 아내는 위자료를 별도로 청구하지 않기로 하였다.
두 사람은 2014. 1. 16. 협의이혼을 신고하였다. 아내는 2014. 2. 5.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아내가 부동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근저당권들이 말소되었다
아내는 2014. 3. 24. 부동산을 제3자에게 57억 원에 매도하고, 같은 해 4. 21.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그 과정에서 기존 근저당권들이 모두 말소되었다.
오빠·올케·조카는 각 104,684,931원의 차용원리금을 지급받았다. 조카사위는 차용금 4억 원을 변제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저당권을 말소해 주었다.
라. 친족들의 근저당권 설정도 별도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었다
원고는 아내에 대한 재산분할협의 취소청구와 함께, 친족 네 명에 대해서도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를 청구하였다.
제1심은 친족들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였다. 친족들이 항소하였다가 2017. 10. 26. 각 항소를 취하하면서 그 부분은 확정되었다.
이후 아내에 대한 재산분할협의 취소소송에서, 이미 사해행위로 취소된 친족들의 근저당권을 가액배상액 산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법리
가. 이혼이 유효하더라도 과도한 재산분할은 취소될 수 있다
원고는 부부가 재산을 은닉하기 위하여 가장이혼을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혼 후에도 아내가 구속된 남편을 접견하고 접견신청서에 관계를 ‘처’라고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가장이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법률상 혼인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려는 다른 목적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혼이 유효하다는 것과 그에 따른 재산분할이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상당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법원은 가장이혼 주장은 배척하면서도 재산분할협의의 사해성은 인정하였다.
나. 상당성은 부부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함께 보아 판단한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는 공동재산의 청산과 이혼 후 부양이라는 성격이 있다. 따라서 채무초과 상태에서 배우자에게 재산을 이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재산분할 대상 적극재산이 15,709,983,445원인 데 비하여 소극재산은 53,278,571,101원에 이르렀다.
아내는 이미 자기 명의로 채무보다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산분할협의를 통하여 남편의 부동산 순가치를 추가로 취득하게 되었다.
법원은 아내의 가사노동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 재산과 채무의 규모, 각자의 기여, 아내가 이미 보유한 재산, 자녀들이 성년이라는 점, 위자료청구권 포기의 의미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재산분할협의 전부가 상당성을 잃었다고 판단하였다.
다. 남편의 모든 채무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하였거나, 정상적인 혼인생활 중 사업 운영과 관련하여 아내도 용인하였던 채무 등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였다.
반면 원고 은행들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는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발생한 채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남편 명의의 채무라는 이유만으로 전부 제외하거나, 혼인 중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전부 포함한 판결이 아니다.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사해행위취소의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는지와, 그 채무를 부부 사이의 재산분할에서 함께 부담할 채무로 볼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라. 근저당권 설정이 취소되어도 후속 소유자에 대한 공제액이 당연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서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부동산 가액에서 피담보채무액을 뺀 잔액이다.
부동산이 이전된 후 담보채무가 변제되거나 근저당권이 말소되었다고 하여, 담보 부담이 없어진 부동산 전체의 가치를 반환하게 하면 당초 공동담보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원칙이 선행 근저당권설정행위 자체가 사해행위로 취소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았다.
사해행위취소판결은 해당 취소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효력을 가진다. 친족들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판결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후 소유권을 취득한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담보권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계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아내가 선의의 수익자라고 인정된 것도 아니다. 아내의 선의 주장은 배척되었지만, 그 사실이 선행 근저당권 취소판결의 효력을 확대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았다.
마. 사해행위취소와 통정허위표시에 따른 무효는 구별된다
원고는 환송심에서 친족들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처음부터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미 확정된 친족들에 대한 판결의 기판력, 대법원 환송판결의 기속력, 실기한 공격방법 등을 이유로 그 주장을 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다투었다.
환송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친족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소송과 아내에 대한 재산분할협의 취소소송은 소송물이 다르므로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 대법원은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지까지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새로운 무효 주장이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뒤늦게 주장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기존 증거로 심리할 수 있어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공격방법도 아니다.
따라서 무효 주장은 심리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통정허위표시를 인정하기 부족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무효 주장을 절차상 차단한 사례가 아니라, 심리한 뒤 증명 부족으로 배척한 사례이다.
바. 실제 담보채무를 공제한 결과 배상액이 정해졌다
환송심은 부동산 가액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57억 원으로 보고, 다음 금액을 공제하였다.
오빠·올케·조카의 채권은 각 104,684,931원으로, 원금뿐 아니라 인정된 이자도 포함되었다.
조카사위는 변제받지 못한 채 근저당권을 말소하였지만, 법원은 재산분할협의에서 정한 채무액, 이자 지급 여부와 당사자 관계 등을 고려하여 공제할 피담보채무액을 4억 원으로 인정하였다.
등기가 말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공제액을 0원으로 처리하지 않았고, 등기부상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공제한 것도 아니다.
사. 지연손해금은 취소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배상의무는 취소판결이 확정되어야 발생한다.
이에 따라 환송심은 1,385,945,207원에 대하여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상 연 5%의 지연손해금을 명하였다.
부동산 이전일이나 매각일부터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유의점
- 재산분할의 상당성과 가액배상액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재산분할 전체가 과도하더라도 반환액은 담보채무를 제외한 공동담보의 범위로 제한될 수 있다.
- 부부의 재산과 채무를 각각 정리해야 한다. 명의뿐 아니라 취득 경위, 공동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사업채무의 용인 여부, 기존 보유재산과 채무를 확인해야 한다.
- 선행 담보권의 취소판결과 후속 소유자에 대한 청구를 구분해야 한다. 같은 소송에서 함께 심리되었더라도 상대방과 소송물별로 취소의 효력 범위를 살펴야 한다.
- 허위 담보라고 주장하려면 별도의 무효 사유를 입증해야 한다. 사해행위로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통정허위표시까지 인정되지는 않는다. 자금 이동, 차용증, 이자 지급, 담보설정 경위 등을 확인해야 한다.
- 공제액은 채권최고액이나 말소 여부만으로 정하지 않는다. 실제 피담보채무와 이자, 변제 내역, 근저당권 말소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
- 환송심의 새 주장은 기판력·기속력·실기한 공격방법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절차상 심리가 허용되더라도 본안에서 필요한 증명까지 갖추어야 한다.
- 확정된 결과는 환송심 주문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최종 배상액은 제1심의 10억 5,000만 원이나 환송 전 항소심의 21억 원이 아니라 1,385,945,207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