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의신탁 부동산에 가등기를 해두어도, 무효인 반환약정으로 본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핵심 결론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반환을 확보하려는 약정과 가등기도 무효이다. 가등기를 다른 사람에게 명의신탁한 점도 별도의 무효 사유가 된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가 모두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다63315, 2006다35117, 2009다2576, 2009다97024

해당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3315 판결〔가등기에기한본등기절차이행〕
  • 대법원 재판 결과: 파기환송
  • 환송심: 인천지방법원 2015. 7. 1. 선고 2015나4764 판결
  • 최종 결과: 제1심판결 취소,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 모두 기각
  • 확정 여부: 확정
대법원은 명의신탁에 따른 반환약정과 이를 확보하기 위한 가등기의 효력을 부정하였다. 환송심은 그 법리를 적용하여 원고의 본등기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하급심 및 소송 경과
구분판결판단 내용
제1심인천지방법원 2013. 1. 10. 선고 2012가단71915 판결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의무 인정
환송 전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4. 8. 29. 선고 2013나1952 판결원고 승소 판단 유지
대법원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3315 판결명의신탁약정과 가등기의 무효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
환송심인천지방법원 2015. 7. 1. 선고 2015나4764 판결제1심판결 취소 및 원고 청구 전부 기각, 확정
환송심의 주문은 본등기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판결 이유에서 가등기가 무효라고 판단하였지만, 가등기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판결은 아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 역시 무효라는 법리에 관한 판결이다.
  •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다2576, 2583 판결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한 본등기 약정과 가등기의 효력을 부정한 선행판결이다.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9다97024, 97031 판결 별개의 적법한 원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있더라도, 이를 보전하는 가등기를 제3자에게 명의신탁하였다면 그 가등기는 무효라는 법리에 관한 판결이다.
위 판결들은 대상 대법원 판결이 판단 근거로 인용한 선행판례이다.

관련법령

위 구법 표시는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과 가등기가 이루어진 2002년 3월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사실관계

가. 실제 매수자와 등기명의자가 달랐다

E는 토지 5필지를 매수하기 위하여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2002. 3. 28. 그중 이 사건에서 문제 된 2필지는 각각 피고 B와 C 명의로, 나머지 3필지는 원고 A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B와 C는 토지에 빌라를 건축하여 분양하는 일을 함께 하던 사람들이었다. 문제 된 2필지를 B와 C 명의로 등기한 것은 건축허가 절차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
법원은 매수자금의 지급 경위, 등기권리증과 가등기권리증의 보관, 세금 납부 내역 등을 종합하여 E가 매수대금을 부담하고 B와 C에게 소유 명의를 신탁한 관계라고 인정하였다.

나. 반환을 확보하기 위하여 매매예약 형식의 가등기를 해두었다

E는 B와 C의 임의처분에 대비하고, 향후 요구할 때 소유명의를 이전받을 수 있도록 A 명의의 가등기를 마련하였다.
이를 위하여 A와 B·C 사이에 2002. 3. 27.자 부동산매매예약서가 작성되었다. 예약서에는 각 토지의 대금이 2,940만 원과 3,690만 원으로, 매매예약완결일자가 2005. 3. 31.로 기재되어 있었다.
다음 날 B와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이어 A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 가등기가 마쳐졌다.
그러나 법원이 인정한 거래의 실질은 A가 독립적으로 토지를 매수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E의 반환 요구에 대비하기 위하여 매매예약의 형식을 취하고, A에게 가등기 명의를 맡긴 관계였다.

다. 가등기 명의자가 본등기를 청구하였다

A는 B와 C가 빌라를 건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장 부본의 송달을 통하여 매매예약완결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청구하였다.
B와 C는 가등기 설정에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었다. 아울러 매매예약완결권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주장과, 명의신탁에 따른 가등기이므로 무효라는 주장도 하였다.
법원은 가등기 설정에 관한 합의 자체는 인정하였다. 하지만 그 합의와 가등기가 법률상 유효한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반환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만으로 유효한 청구권이 생기지는 않는다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라면, 그 약정을 전제로 “요구하면 소유명의를 돌려주겠다”고 한 약정 역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이러한 반환약정은 무효인 명의신탁관계를 이행하기 위한 내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도 B와 C가 E의 요구에 따라 E가 지정한 A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약정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 약정은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본등기청구의 유효한 근거가 될 수 없었다.

나. 매매예약과 가등기라는 형식을 갖추어도 무효인 반환약정의 효력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당사자들은 반환을 확보하기 위하여 별도의 매매예약서를 작성하고 가등기까지 마쳤다.
대법원은 이러한 형식보다 가등기가 어떤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설정되었는지를 보았다. 가등기로 보전하려는 권리가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반환청구라면, 이를 확보하기 위한 약정과 가등기 역시 무효라는 것이다.
따라서 명의신탁자가 자기 이름으로 가등기를 해두었더라도,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반환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 사건의 무효 사유는 가등기가 A 명의였다는 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 가등기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명의신탁한 점도 별도의 무효 사유가 된다

대법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명의신탁약정과 별개의 적법한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한 경우도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그러한 청구권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권리자가 자신의 명의로 가등기를 하지 않고 제3자에게 가등기 명의를 신탁하였다면 그 가등기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 A는 E와의 관계에서 가등기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가등기의 효력을 부정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였다.
구분문제 된 내용판단
가등기의 기초가 된 약정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소유명의를 반환하기로 한 약정반환약정과 그에 기한 가등기 무효
가등기 명의 자체실제 권리관계와 달리 A에게 가등기 명의를 신탁가등기 명의신탁도 무효
다만 대법원이 E에게 별개의 적법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권리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가등기 명의신탁이라는 별도의 문제가 남는다는 설명이다.

라. 매매예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점과 약정의 유효성은 구별된다

환송심은 매매예약서에 찍힌 인영이 B와 C의 인장과 동일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였다. 가등기가 무단으로 설정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고는 패소하였다.
당사자가 실제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더라도, 그 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서와 인감날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청구권의 유효성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마. 유효한 명의신탁을 전제로 한 과거 판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제1심과 환송 전 항소심은 명의신탁과 관련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본등기의무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판례들이 모두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한 사안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전제가 다르다는 것이다.
명의신탁 관련 판례를 비교할 때에는 등기 형태가 비슷하다는 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한지, 무효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바. 환송심은 가등기의 원인무효를 이유로 본등기청구를 기각하였다

환송심은 E와 B·C 사이의 명의신탁관계 및 A 명의의 가등기 설정 합의를 인정한 다음, 대법원이 제시한 두 가지 무효 사유를 적용하였다.
그 결과 가등기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 A의 본등기청구를 모두 기각하였고, 이 결론이 확정되었다.
피고들은 매매예약완결권의 제척기간 경과도 주장하였지만, 이 사건에서 청구를 기각한 근거는 가등기의 원인무효였다. 따라서 이를 “매매예약완결권을 10년 내 행사하지 않아 패소한 사건”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판결은 E에게 별도의 법률상 원인에 따른 반환청구권이 존재하는지까지 모두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무효인 반환약정과 가등기에 기초한 이 사건 본등기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범위에서 이해해야 한다.

사.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실명등기 의무가 있어도, 무효가 된 명의신탁을 해지하여 이전등기할 수는 없다」는 무효가 된 명의신탁약정의 해지를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해당 칼럼과 이 사건은 모두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그대로 권리행사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기존 칼럼이 ‘명의신탁해지’를 다룬다면, 이 사건은 반환을 확보하려고 작성한 ‘매매예약과 가등기’의 효력을 다룬다.
ChatByun의 「명의신탁이 무효라도, 수탁자가 신탁자에게 자발적으로 넘겨준 등기는 유효할 수 있다」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이미 자발적으로 마쳐 준 이전등기가 유효한 매매관계에 따른 실체관계에 부합하는지를 설명한다.
이 사건은 아직 본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효인 반환약정과 가등기를 근거로 등기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따라서 이미 마친 등기의 유효성과 앞으로 등기를 해달라고 요구할 청구권의 존재를 구별하면 두 칼럼의 설명은 모순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마친 등기가 유효할 수 있다는 판단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본등기청구까지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가. 가등기 유무보다 보전하려는 청구권의 근거를 먼저 확인한다

가등기가 존재하더라도 그 기초가 된 약정이 무효이면 본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매매예약서의 명칭이나 등기부의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매인지, 무효인 명의신탁에 따른 반환을 확보하려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나. 소유권등기와 가등기의 명의신탁을 각각 검토한다

소유권등기의 명의신탁 문제와 가등기 명의의 신탁 문제는 별개로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청구권자가 누구인지, 가등기 명의자가 자신의 권리를 보전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명의만 제공한 사람인지 구분해야 한다.

다. 약정의 존재, 유효성, 권리행사기간을 순서대로 검토한다

계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점은 약정의 존재에 관한 문제이다. 그 약정이 유효한지는 별도의 법률문제이고, 유효한 권리가 성립한다면 그다음에 행사기간을 검토한다.
이 사건에서는 가등기의 원인무효가 인정되어 본등기청구가 기각되었다. 제척기간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법원이 채택한 판단으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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