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16951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청구의소]
- 원고: 한화생명보험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 기각, 시정명령 및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한 원심판결 유지
하급심
서울고법 2013. 7. 17. 선고 2012누2346 판결
원심은 16개 생명보험회사가 미래의 예정이율·공시이율 정보를 교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으로 이율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과거의 이율 합의는 후속 정보교환과 하나의 계속된 담합으로 볼 수 없어 이미 처분시효가 지났다고 보았다.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 사이에 별도의 묵시적 양해가 있었을 가능성도 검토했지만, 이를 당초 처분의 적법성을 뒷받침하는 사유로 삼지는 않았다.
대법원은 처분사유와 법원의 심판범위에 관한 이유를 일부 보완하면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1두1239 판결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에는 명시적 합의뿐 아니라 묵시적 합의도 포함된다는 법리와 관련하여 인용되었다.
-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17421 판결 사업자들의 행위가 외형적으로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합의를 인정할 수 없고, 사업자 사이의 상호 의사연결을 인정할 사정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 증명책임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있다.
관련 법령
대법원 원문에는 법률의 개정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아래는 처분일인 2011년 12월 15일 당시의 법령 연혁을 기준으로 구법 표기를 보완한 것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1호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의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의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경과하면 해당 위반행위에 대하여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없도록 한 당시 처분시효 규정이다.
사실관계
과거의 이율 합의와 이후의 정보교환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 삼은 행위는 두 시기로 구분되었다.
- 1차 행위: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예정이율 등을 특정한 수준으로 정하거나 함께 인하하기로 여러 차례 합의한 행위
- 2차 행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래의 예정이율·공시이율 등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이를 반영하여 각자의 이율을 결정한 행위
예정이율은 보험료 산정에 사용하는 예상 운용수익률이고,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의 적립금 등에 적용되는 이율이다. 보험상품의 가격과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경쟁요소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생명을 포함한 16개 생명보험회사가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통해 이율을 결정한 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아, 2011년 12월 15일 시정명령 및 과징금부과처분을 하였다.
또한 1차 행위와 2차 행위가 전체적으로 하나의 공동행위이므로, 과거의 합의도 후속 정보교환 기간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화생명의 불복
한화생명은 정보교환과 이를 참고한 개별 의사결정만으로는 공동으로 이율을 정하기로 한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과거의 1차 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종료된 지 5년이 지나 처분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16951 판결
법리
정보교환과 가격결정 합의는 구분해야 한다
경쟁사들이 가격이나 이율 정보를 교환하면 상대방의 향후 행동을 예상할 수 있어 경쟁상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따라서 정보교환은 담합을 용이하게 하거나 촉진하고, 묵시적 합의를 인정할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보교환 사실만으로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의 핵심은 상대방의 이율 정보를 받아 참고하였는지를 넘어, 서로 의사를 연결하여 공동으로 이율을 정하기로 하였는지가 증명되었는지에 있었다.
합의의 존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음 요소를 종합하도록 하였다.
- 관련 시장의 구조와 특성
- 교환된 정보의 성질과 내용
- 정보를 교환한 주체, 시기 및 방법
- 정보교환의 목적과 의도
- 정보교환 후 가격·산출량 등이 일치하거나 달라진 정도
- 각 사업자의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
- 정보교환이 시장에 미친 영향
명시적 합의서가 없어도 묵시적 합의는 인정될 수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상호 의사연결을 뒷받침하는 사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16개 회사의 공동 이율결정 합의가 증명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16개 보험회사 사이에 미래 이율의 정보교환이 있었거나, 이를 통해 각자가 이율을 결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동으로 예정이율 등을 결정하기로 한 합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공동행위의 성립을 전제로 한 처분은 다른 쟁점을 더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정보교환이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이 아니라, 이 사건 처분에서 주장한 가격결정 합의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후속 정보교환이 담합이 아니라면 과거 담합의 계속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의 이율 합의가 2001년 이후의 정보교환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6년까지의 행위에 관하여 부당공동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이를 근거로 과거 합의가 계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법원은 1차 행위가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2001년경에는 이미 종료되었다고 보았다. 처분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1년 12월 15일 이루어졌으므로, 1차 행위에 대한 처분시효는 경과하였다.
법원이 별개의 담합 사실을 직권으로 구성하여 처분을 유지할 수는 없다
원심은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 사이에 다음과 같은 묵시적 양해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삼성생명이 이율을 결정하면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이 그보다 조금 높되, 두 회사 사이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이율을 결정하기로 하였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초 문제 삼은 16개 회사의 공동행위와 참가자, 시기, 합의 내용·방식 등이 달라지는 문제였다.
대법원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수의 관련 사실이 변경되면 단순한 처분사유 정정으로 보기 어렵고 방어권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사유 추가·변경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상당 부분 다른 사실을 처분사유로 인정하여 처분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이 판결은 3개 회사의 별도 담합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도, 그에 관한 처분사유 변경이 언제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도 아니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16951 판결
결론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의 정보교환만으로는 16개 보험회사의 공동 이율결정 합의가 증명되지 않았고, 1998년부터 2000년까지의 과거 행위는 처분시효가 경과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별도의 3개 회사 사이 묵시적 양해 가능성을 법원이 직권으로 처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아, 처분을 취소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정보교환의 존재와 공동 가격결정 합의의 존재를 구분하여 입증하거나 반박해야 한다.
- 내부 결재자료, 원가·수익 분석, 경쟁사와 다른 이율 결정 사례 등 실제 독립적 의사결정 자료가 중요하다.
- 담합의 계속성을 주장하려면 후속 행위도 종전 합의를 유지·실행한 행위인지 확인해야 한다.
- 처분사유의 참가자·기간·합의 내용이 달라질 때에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뿐 아니라 처분사유 변경 여부와 방어권 보장도 검토해야 한다.
- 현행법에는 정보교환으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제40조 제1항 제9호와 정보교환에 관한 합의 추정 규정인 제40조 제5항 제2호가 있다. 따라서 이 구법 판결을 근거로 현재의 경쟁사 간 정보교환이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