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함께 산 토지의 지분을 확인했어도, 명의신탁이 무효이면 대위소송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핵심 결론 공동으로 토지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조합관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명의신탁이 무효이면 이에 부수한 매입 위임과 지분반환약정도 무효가 되어 대위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매수담당자에 대한 직접 이전등기청구는 인용되었지만, 다른 피고들에 대한 대위소송은 각하되어 확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55300, 2010다39918, 2005다5140, 2006다35117

해당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55300 판결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의말소등기절차이행등
이 사건은 파기환송 후 다시 상고심 판단을 거쳐 확정되었다. 최종 확정된 결과는 청구별로 구별하여야 한다. 아래 피고 번호는 최종 대법원판결을 기준으로 한다.
구분대법원의 판단확정된 결과
매수담당자인 피고 5에 대한 직접 이전등기청구피고 5의 상고 기각환송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이전등기청구의 인용이 확정되었다.
원고가 피고 5를 상대로 제기한 상고원고의 상고 각하선택적 청구 중 하나가 전부 인용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상고할 이익이 없었다.
피고 1부터 피고 4까지에 대한 대위소송원고의 상고 기각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아 대위소송을 각하한 결론이 확정되었다.
파기환송판결은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다39918 판결이다. 공동매수인들의 관계를 조합으로 본 원심판단을 파기하였지만, 이것이 원고의 모든 청구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하급심
제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09. 10. 9. 선고 2008가단95680 판결
매수담당자에 대한 직접청구와 등기명의자 등에 대한 대위소송을 구별하여 판단하였다. 등기명의자 등에 대한 대위소송은 각하하였다.
환송 전 항소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0. 4. 22. 선고 2009나11666 판결
공동매수인들의 관계를 토지 전매차익을 얻기 위해 결성된 민법상 조합으로 보고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파기환송: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다39918 판결
공동매수인들이 각자의 소유지분을 인정하고 개별적인 권리행사를 허용한 사정 등을 근거로, 이들의 관계를 조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원매도인에 대한 대위청구 중 원고 자신의 이전등기청구권 범위를 초과한 부분은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았다. 이 부분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대법원이 직접 소를 각하하였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은 환송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6. 21. 선고 2012나8929 판결
매수담당자에 대해서는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따라 매수담당자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지분에 관하여 1991. 4. 22.자 지분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행하도록 명받았다.
반면 다른 피고들에 대한 대위소송에서는 명의신탁 관련 약정의 무효로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제1심의 소각하 결론을 유지하였다. 이 결과는 최종 대법원판결로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5140 판결
부동산 공동매수가 조합의 공동사업인지 단순한 공동매수인지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각자가 지분권을 가지고 자유롭게 처분하여 대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면 동업체의 재산으로 매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무효인 명의신탁을 전제로 신탁자의 지시에 따라 부동산 명의를 이전하거나 처분대금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 역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별도의 반환약정이라는 형식만으로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를 피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31549 판결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대위소송을 각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ChatByun의 「계약명의신탁 토지를 20년 넘게 경작했지만, 소유권 대신 매수자금 반환만 인정된 사례」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다만 그 사례는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인 1997년의 계약명의신탁에 관한 것이므로, 시행 전인 1988년에 이루어진 이 사건과 반환청구의 내용을 곧바로 동일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관련법령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2항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루어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 물권변동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은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기존 명의신탁자는 원칙적으로 법 시행일부터 1년의 유예기간 안에 실명등기를 하여야 한다. 공용징수·판결·경매 등에 따라 제3자에게 물권이 이전된 경우 등에는 법정 예외가 인정된다.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제11조에서 정한 기간 안에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하지 않은 경우, 그 기간 경과 후 명의신탁약정 등의 효력에 제4조를 적용한다.

민법 제404조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대위소송에서는 피보전채권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이 문제 된다.

민법 제703조

조합은 둘 이상의 사람이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한다.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협력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조합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684조 제2항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 다만 명의신탁과 함께 이루어진 매입 위임약정 자체가 무효라면, 그 약정을 유효한 위임으로 전제하여 이전의무를 주장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사실관계

가. 공동으로 토지를 매수하고 제3자들 명의로 등기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다섯 사람은 1988년경 매수대금을 공동으로 부담하여 토지를 산 다음, 이를 전매하고 그 대금을 지분비율에 따라 나누기로 하였다. 매수 대상은 면적 6,645㎡, 약 2,010평의 토지였다.
공동매수인 중 한 사람이 매수를 담당하였고, 그는 1988. 10. 11. 원매도인과 매매대금 3억 2,000만 원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1988. 12. 29. 공동매수인들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네 사람 앞으로 각 4분의 1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의 내부 지분은 전체 2,010평 중 600평에 해당하는 비율로 정해졌다.
원고 등 일부는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등기명의자들의 지분에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의 가등기도 마쳤다.

나. 공동문서로 각자의 소유지분을 확인하였다

공동매수인들은 1991. 4. 22. 각 사람을 소유자로 표시하고 매수 평수를 기재한 공동문서를 작성하였다. 문서에는 각자의 소유지분을 인정하고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토지 일부가 공공사업을 위해 협의취득된 뒤에는 보상금 분배를 둘러싼 분쟁도 발생하였다. 공동매수인들은 각자의 몫을 전제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하거나 토지 지분을 이전받는 등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다.

다. 원고는 직접 이전등기청구와 순차 대위에 의한 말소등기청구를 함께 하였다

토지 분할 후 남은 면적은 1,705㎡였다. 원고는 자신의 지분 중 이미 이전받은 부분을 제외한 472.96/1,705 지분에 관하여 이전등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매수담당자를 상대로 직접 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동시에 매수담당자와 원매도인을 순차로 대위하여 다른 등기명의자 등에 대한 말소등기도 청구하였다.
환송심에서는 매수담당자에 대한 이전등기청구의 대상 지분을 교환적으로 변경하고, 1991. 4. 22.자 지분약정과 1988. 8. 5.자 위임약정을 선택적인 청구원인으로 주장하였다.

법리

가. 공동매수와 조합은 구별하여야 한다

공동매수인들이 전매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을 함께 가졌다는 것만으로 조합관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조합의 공동사업으로 보기 위해서는 매수한 토지를 동업체의 재산으로 귀속시키고, 공동매수인 전원의 의사와 계산으로 처분한 뒤 이익을 나누기로 하는 합의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반면 각자가 자신의 지분권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면 단순한 공동매수 관계일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공동문서에 각자를 소유자로 표시하고 매수 평수를 적은 점, 일부 공동매수인이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가등기를 한 점, 보상금 분쟁에서도 각자의 권리를 전제로 소송하거나 지분을 이전받은 점 등이 고려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공동사업을 경영하기 위한 조합관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위권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행사하여야 한다

원고는 매수담당자에 대하여 472.96/1,705 지분의 이전등기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매도인에 대해서는 그보다 큰 897.03/1,705 지분의 이전등기를 대위청구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자신의 권리 범위를 초과한 지분에 대해서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에는 대위권 행사의 소송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므로, 본안에서 청구를 기각할 것이 아니라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

다. 제3채무자는 피보전채권의 발생원인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다

대위소송의 피고인 제3채무자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권리관계를 전혀 다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다음 두 경우를 구별하였다.
구분제3채무자의 주장 가능 여부
채무자에게 속하는 항변권·형성권 등 권리자의 행사가 필요한 사유제3채무자가 이를 들어 피보전채권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피보전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사실제3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다.
피보전채권이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사실제3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다.
법원도 이러한 주장을 고려하여 피보전채권이 인정되는지를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원고에게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대위소송은 각하된다.

라. 명의신탁에 부수한 매입 위임과 반환약정도 무효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계약명의신탁에서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의 경과로 명의신탁약정이 무효가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약정 역시 무효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신탁자의 요구가 있으면 부동산 명의를 이전하기로 한 약정도,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부동산 자체를 돌려주기로 한 범주에 속한다면 무효이다.
따라서 문서의 명칭을 위임약정이나 지분약정으로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과 독립된 유효한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 지분확인 문서의 존재와 유효한 반환청구권의 존재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의 1991. 4. 22.자 공동문서는 공동매수인들의 관계가 조합인지 판단할 때 각자의 개별 지분을 인정한 자료가 되었다.
그러나 대위소송의 피보전채권을 판단하는 단계에서는 그 문서가 기존 명의신탁 관계에서의 내부 지분을 명확히 하거나 재확인한 것인지가 문제 되었다.
법원은 해당 지분약정을 명의신탁과 구별되는 독립된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거나, 무효인 명의신탁을 전제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하였다.
공동매수인들이 내부적으로 각자의 지분을 인정하였다는 것과, 그 지분의 반환을 구할 계약상 청구권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것은 구별하여야 한다.

바. 직접청구의 인용과 대위소송의 각하가 함께 확정되었다

최종 대법원판결은 매수담당자가 원고에게 환송심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지분의 이전등기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하였다.
동시에 다른 피고들에 대한 대위소송에서는 위임약정과 지분약정의 무효로 피보전채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원고의 전부 승소 또는 전부 패소로 정리할 수 없다. 직접청구 인용 부분을 들어 대법원이 명의신탁에 부수한 반환약정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인정하였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사. 선택적 청구 중 하나가 전부 인용되면 다른 청구원인으로 상고할 이익이 없다

원고는 매수담당자를 상대로 지분약정과 위임약정을 선택적인 청구원인으로 주장하였다. 환송심은 그중 지분약정에 기한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이미 전부 승소하였으므로 매수담당자에 대한 원고의 상고는 상고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상고각하는 원고가 이전등기청구에서 패소하였다는 뜻이 아니다. 이미 청구한 급부를 전부 인정받았으므로 불복할 이익이 없다는 뜻이다.

실무상 유의점

가. 공동매수의 성격은 계약 문구와 실제 권리행사를 함께 확인한다

공동투자나 공동매수라는 명칭만으로 조합관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개별 지분의 처분 가능성, 처분에 전원 동의가 필요한지, 보상금 분배 방식, 가등기와 지분이전 경위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나. 순차 대위에서는 권리관계를 단계별로 검토한다

원고의 매수담당자에 대한 권리, 매수담당자의 원매도인에 대한 권리, 원매도인의 등기명의자에 대한 권리를 나누어 검토하여야 한다.
뒤 단계의 말소등기청구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더라도 원고 자신의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대위소송을 적법하게 유지할 수 없다.

다. 명의신탁의 유형과 약정 시점을 구별한다

이 사건에는 원고와 매수담당자 사이의 계약명의신탁 관계와 제3자들 앞으로 등기를 마친 등기명의신탁 관계가 함께 나타난다. 이를 하나의 관계로 단순화하면 청구권의 근거를 잘못 파악할 수 있다.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인지 후인지, 유예기간 안에 실명등기를 하였는지도 확인하여야 한다.

라. 약정에 기한 반환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구별한다

명의신탁과 이에 부수한 약정이 무효라는 판단이 곧 모든 반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성립요건과 반환대상을 별도로 검토하여야 한다.
이 판결이 대위소송에서 부정한 것은 원고가 위임약정과 지분약정에 근거하여 내세운 피보전채권이다. 이를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인용판결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마. 각하의 대상과 이유, 청구별 확정 범위를 정확히 표시한다

이 사건에서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초과 지분에 대한 소각하, 피보전채권이 없는 대위소송의 소각하, 전부 승소한 원고의 상고각하가 각각 문제 되었다.
같은 각하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 대상과 이유가 다르므로, 어느 청구와 어느 불복에 관한 판단인지 구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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