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배인이 체결한 회사의 계약은 유효하더라도 대표자 개인의 연대보증까지 유효한 것은 아니다

핵심 결론 지배인은 회사 영업에 관한 포괄적 대리권을 가지며, 내부적 권한 제한만으로 거래 효력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권한이 대표자 개인의 연대보증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의 계약채무와 대표자 개인의 보증채무는 구별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99730

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나2026095 판결〔채무부존재확인〕 — 확정
피고 D회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고 B 개인의 D회사에 대한 연대보증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1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 이유를 인용하였다. 다만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B 개인과 D회사 사이의 제3연대보증계약에 관한 부분이다. 아래 지배인의 권한과 회사의 계약책임에 관한 내용은 제1심 판결을 함께 반영한 것이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1가합573563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제1심은 회사와 대표자 개인의 청구를 구별하여 판단하였다.
청구 주체청구 내용판단
A회사차량 리스·임대차계약 및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채무가 없다는 확인모두 기각
B 개인C·D·E·G회사에 대한 연대보증채무가 없다는 확인모두 인용
회사의 계약에는 지배인의 대리권, 대표이사의 대표권 또는 표현대리 등이 인정되었으나, B 개인을 위하여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할 권한은 인정되지 않았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99730 판결

지배인의 행위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것인지는 지배인의 주관적인 의사와 관계없이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 추상적으로 판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나. 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36753 판결

지배인의 대리권에 대한 내부적 제한은 원칙적으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다만 상대방이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대항할 수 있으며, 그 악의·중과실은 영업주가 주장·증명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 대법원 1999. 3. 9. 선고 97다7721, 7738 판결

지배인이 권한 범위 내에서 행위하였더라도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였고,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본인에 대한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는 판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지배인의 권한 및 대표자 개인의 보증책임과 직접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해당 쟁점에 관하여 판결은 별도의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다.
관련 규정내용
상법 제11조 제1항지배인은 영업주에 갈음하여 영업에 관한 재판상·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음
상법 제11조 제3항지배인의 대리권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함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지배인의 대리권 남용에 유추적용되는 규정
민법 제125조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상법 제395조표현대표이사의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
민사소송법 제358조사문서의 진정성립 추정
제1심 판결문 중 사문서의 진정성립 부분에 기재된 ‘민법 제358조’는 내용상 민사소송법 제358조를 가리키므로, 위와 같이 바로잡아 표시하였다.

사실관계

가. 회사의 재무업무 담당자가 지배인과 대표이사를 차례로 맡았다

A회사는 시설관리업·시설경비업·청소용역업 등을 목적으로 하였고, 당시에는 특정 건물의 경비·미화 용역을 주로 수행하였다.
B는 A회사의 대표자였으며, L은 2018년경부터 회사의 재무업무를 담당하였다. L은 업무 수행을 위하여 계좌를 관리하고, 법인인감·법인카드·법인통장·OTP 등이 보관된 금고의 열쇠도 교부받았다.
L의 지위는 다음과 같이 변하였다.
  • 2019. 4. 30. A회사 본점의 지배인으로 선임된 것으로 등기.
  • 2020. 6. 22. 지배인 사임 및 대표이사 취임.
  • 2020. 9. 4. 대표이사 사임.
  • 2021. 4. 2. B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취임.
  • 2021. 5. 14. 공동대표이사 해임.
따라서 계약별로 체결 당시 L의 지위와 권한을 구별할 필요가 있었다.

나. L은 회사 명의로 차량계약을 체결하면서 B 개인을 연대보증인으로 기재하였다

L은 여러 캐피탈회사와 A회사 명의로 총 11건의 차량 운용리스 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회사 명칭이 기재된 계약서에는 법인인감이 날인되었다. 그중 제1·2·3·4·6계약에는 B 개인이 연대보증인으로 기재되고 B의 인감도장도 날인되었다.
제1심은 계약서 작성 경위와 필체 등을 검토하여 각 리스계약 및 연대보증계약의 체결행위를 모두 L이 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즉, 동일한 계약서 안에 다음 두 가지 법률행위가 함께 들어 있었다.
법률행위책임을 부담하는 주체
차량 리스·임대차계약A회사
그 계약채무에 대한 연대보증계약B 개인

다. 회사와 B 개인은 모두 무권대리를 주장하였다

차량대금 연체로 계약이 해지되자 캐피탈회사들은 미납 리스료, 위약금 등 정산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A회사와 B는 L이 권한 없이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L이 인감도장을 임의로 사용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형사고소도 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L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과 그 계약이 무권대리인지 여부는 별개라고 보았다. 회사에 대해서는 L에게 실제 권한이 있었는지 또는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를, B 개인에 대해서는 개인 보증을 위한 별도의 대리권이 있었는지를 나누어 판단하였다.

라. 항소심에서는 D회사에 대한 B 개인의 연대보증책임이 문제 되었다

제1심은 회사의 채무부존재확인 청구를 모두 기각하면서도, B 개인의 연대보증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중 D회사가 B에 대한 패소 부분에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제1심 판단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하였다.

법리

가. 지배인의 권한은 특정 계약에 대한 개별 위임에 한정되지 않는다

상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지배인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여기서 ‘영업에 관한 행위’에는 회사가 직접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업무뿐 아니라, 영업 수행을 위하여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행위도 포함된다.
따라서 시설관리·경비·청소용역업을 하는 회사가 차량을 임차하거나 리스하는 행위도 영업 관련 행위가 될 수 있다.
제1심은 제2 내지 제10리스계약을 L이 본점 지배인으로서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체결한 계약으로 보아 회사에 효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영업 관련성은 지배인의 개인적인 목적과 구별하여 판단한다

회사는 주된 업무에 외근이나 출장이 거의 없고 고가 차량도 필요하지 않으므로, L의 리스계약이 회사 영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였다.
  • 경비·미화 용역업에도 차량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 법인등기부상 사업목적에는 주택건설업·실내건축공사업·행사대행업·인력파견업·일반여행업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 회사가 대표이사 등의 사용을 위하여 고가 차량을 임차하는 경우도 있다.
  • 각 금융회사가 다른 금융회사와의 리스계약 체결 현황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차량이 고가이거나 지배인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였다는 주장만으로 계약의 영업 관련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 내부적으로 권한을 제한하였더라도 거래상대방에게 당연히 주장할 수는 없다

A회사는 L에게 송무 업무만 맡겼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우선 그러한 권한 제한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제한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회사가 그 제한을 들어 계약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았다.
회사 내부의 업무분장과 거래상대방에 대한 대리권의 범위는 구별된다. 지배인에게 내부적으로 별도 승인을 받도록 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체결한 영업 관련 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라. 권한 제한 위반과 대리권 남용은 적용 기준이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두 가지 주장이 별도로 판단되었다.
구분문제 되는 사정상대방의 인식에 관한 기준
대리권의 내부적 제한송무 업무만 맡겼다는 등의 내부 제한 위반제한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는지
대리권 남용회사의 이익·의사에 반하여 개인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추구남용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법원은 L이 사익을 추구하였다는 회사의 주장을 가정하더라도, 캐피탈회사들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지배인의 사익 추구가 없었다고 확정한 사례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대외적 계약책임을 부정할 상대방 측 사정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마. 지배인 선임 전의 계약은 별도의 법적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제1리스계약은 2019. 4. 19. 체결되었고, L의 지배인 등기는 그 후인 2019. 4. 30. 이루어졌다.
법원은 이 계약을 지배인으로서 체결한 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계약 실행일이 지배인 등기일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앞서 체결한 계약이 자동으로 유효해지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다만 다음 사정에 따라 회사의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책임을 인정하였다.
  • L에게 회사 재무업무에 관한 기본대리권이 있었다.
  • 회사가 법인인감·통장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금고 열쇠를 교부하였다.
  • 상대방은 인감증명서, 통장 사본, 사업자등록증, 재무제표 등 제반 서류를 확인하였다.
  • 상대방이 L에게 회사 명의 계약체결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계약별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다.
계약회사에 효력을 인정한 주된 근거
제1리스계약재무업무 기본대리권을 기초로 한 표현대리
제2 내지 제10리스계약지배인의 영업 관련 대리권
제11리스계약계약 당시 대표이사로서의 대표권
제2 내지 제10계약에는 예비적으로 표현대리도 판단하였고, 제11계약에는 예비적으로 표현대표이사 책임도 제시하였다.

바. 회사 지배인의 권한은 대표자 개인의 연대보증까지 포함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회사와 B 개인의 결론이 달라진 핵심이다.
L은 A회사의 지배인이지, 그 사실만으로 B 개인의 대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계약체결 권한과 대표자 개인에게 보증채무를 부담시킬 권한은 서로 다른 권한이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B 개인의 보증책임을 부정하였다.
  • L에게 B의 연대보증계약 체결권한을 부여하였다는 증거가 없다.
  • 통장·인감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한 목적은 회사의 재무업무였다.
  • 이를 B 개인의 법률행위에 관한 대리권 수여나 수여 표시로 볼 수 없다.
  • 금융회사들은 B에게 직접 연락하여 보증 의사나 대리권 수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 B 개인에 관한 기본대리권도 인정되지 않아 표현대리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회사의 리스계약이 유효하더라도 B 개인의 연대보증채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사.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만으로 개인 보증권한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D회사에는 회사와 B 명의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이 제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위임장의 필체, 작성 경위 및 다음 사정을 근거로 진정성립의 추정이 깨졌다고 보았다.
  • 수임인·대리인란이 공란이었다.
  • 대리권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
  • 다른 계약서와 마찬가지로 L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었다.
  • 해당 계약에 관해서만 B가 별도로 위임장을 작성해 줄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진짜 인감도장이 찍혀 있다는 사실과 명의인이 해당 보증을 위임하였다는 사실을 동일시할 수 없다.

실무적 유의점

가. 계약 체결권한은 ‘누구를 위한 권한인지’부터 특정해야 한다

회사 업무를 총괄하거나 법인인감을 관리하는 사람이더라도, 회사 대표자·주주 개인의 보증까지 체결할 권한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
동일한 계약서에 회사의 주채무와 개인의 연대보증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면, 각 당사자에 관한 권한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나. 회사 내부의 결재규정만으로 대외적 책임을 차단하기는 어렵다

지배인의 영업 관련 계약에 대해서는 내부 승인 누락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거래상대방이 권한 제한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대리권 남용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익 추구의 내용과 상대방이 이를 인식할 수 있었던 거래 경위를 별도로 정리해야 한다.

다. 지배인의 권한 인정은 형사상 책임이나 회사에 대한 내부 책임과 별개이다

회사에 계약 효력이 귀속된다고 하여 지배인의 인감 사용이나 재산 처분이 내부적으로 정당하였다는 뜻은 아니다.
이 판결은 거래상대방에 대한 회사의 계약책임을 판단한 것으로, L에 대한 형사고소의 최종 결과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다.

라. 이 사건은 회사 채무의 정확한 액수까지 확정한 판결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A회사는 계약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채권 액수에 관한 확인을 별도로 구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제1심은 계약 효력에 관한 주장을 배척한 뒤 각 계약의 잔여 채무액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주장한 정산금 전액이 적정하다고 확정된 사례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같은 또는 유사한 사안을 다룬 다른 글
지점의 실체를 갖춘 분실의 장이 회사 명의의 배서를 위조하여 어음할인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경우 — 표현지배인에 따른 회사의 책임 함께 인용한 판례 96다36753 은행 지점장이 예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겠다고 확약한 경우 은행의 책임 — 지배인의 대리권 범위 함께 인용한 판례 96다36753 부분적 포괄대리권의 내부 제한과 거래 상대방의 중과실 함께 인용한 판례 96다36753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