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피고 우리은행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고 민국저축은행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상고 없이 확정된 사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도 확정판결로 표시되어 있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7. 13. 선고 2009가합131684 판결
우리은행에 대하여 민국저축은행에 15억 2,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인정하였다.
항소심은 은행 지점장의 확약이 은행에 효력을 미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은행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지배인의 행위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것인지는 행위 당시의 주관적인 의사와 관계없이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 추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위 법리를 적용하여 PF 업무와 관련된 대출 주선 및 예금에 의한 상환 약정이 은행 지배인의 대리권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가. 지배인의 권한과 채무불이행 책임
- 상법 제11조 제1항: 지배인은 영업주에 갈음하여 영업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 상법 제11조 제3항: 지배인의 대리권에 대한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나. 은행이 주장한 무효·면책 사유 관련 조문
다. 판결에서 검토한 당시 금융감독 규정
- 금융기관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5조, 제26조 및 별표 1: 금융기관과 임직원의 제재 대상 행위, 신용평가등급의 자의적 상향조정 등에 관한 규정.
- 은행업감독규정 제78조 제1항 제2호·제3호: 적정한 여신 공급 및 여신자금의 용도 외 유용 방지에 관한 규정.
위 금융감독 규정의 조문 번호는 판결이 인용한 당시 규정을 기준으로 표시하였다. 판결문에 특정 개정일을 기준으로 한 구법 표시가 없어, 임의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문구를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거래 구조
민국저축은행이 돈을 빌려준 상대방은 우리은행이 아니라 시행사였다. 우리은행의 책임은 지점장이 은행을 대리하여 체결한 별도의 상환 약정에서 발생하였다.
나. PF 실행 전 브릿지론과 정기예금 조성
우리은행 지점장은 2006년 11월경 민국저축은행에 시행사에 대한 단기대출을 요청하였다.
우리은행이 시행사에 PF를 제공할 예정인데, 그 전에 시행사의 신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대출금을 시행사 명의로 우리은행에 예치하려는 목적이었다.
민국저축은행은 2006. 11. 22. 시행사에 30억 원을 대출하였다. 당초 변제기는 2007. 5. 22.이었다.
대출금과 예금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다. 지점장이 체결한 상환 약정
우리은행 지점장은 민국저축은행과 다음과 같이 약정하였다.
- 우리은행의 PF가 실행되면 최초 지원금으로 민국저축은행의 대출금을 전액 상환한다.
- 대출 후 3개월이 지나도록 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으면 시행사 명의의 정기예금 25억 원을 해약하여 민국저축은행의 대출금을 우선 상환한다.
지점장은 우리은행 지점장 명의로 확약서를 작성하고 지점장 직인을 날인하여 교부하였다. 예금주인 시행사도 이 약정에 동의하였다.
이후 대출기간 연장요청서에도 은행의 책임으로 정기예금을 해약하여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취지를 기재하고 지점장 직인을 날인하였다.
라. 별도의 부동산 담보와 지점장 개인보증
우리은행은 이미 시행사에 사업부지 매입자금 29억 원을 대출하고 선순위 담보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민국저축은행도 브릿지론 실행 당시 사업부지에 채권최고액 36억 원의 후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상환이 지연되자 지점장으로부터 개인적인 연대보증서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에는 은행의 상환 확약, 사업부지 담보, 지점장 개인보증이 함께 존재하였다. 지점장의 개인보증이 추가되었다고 하여 은행 명의의 기존 확약이 개인의 약속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마. 우리은행의 예금 상계와 상환 거절
대출 만기는 여러 차례 연장되었으나 시행사는 원금 15억 2,000만 원과 그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였다.
민국저축은행은 우리은행에 약정대로 정기예금을 해약하여 미상환 대출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해당 예금을 담보로 시행사에 별도로 대출한 18억 5,000만 원을 예금과 상계하여 회수하였다며 지급을 거절하였다.
이에 민국저축은행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상환 약정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가. 은행을 대리한 확약인지 개인적인 약속인지의 판단
우리은행은 지점장이 개인 자격으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확약서의 명의와 직인, 후속 문서의 내용 및 거래 경위를 종합하여 지점장이 우리은행의 지배인으로서 은행을 대리하여 약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특히 대출기간 연장요청서에는 은행 명칭과 서비스표, 지점 주소·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었고, 은행의 책임으로 예금을 해약하여 상환한다는 내용과 지점장 직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지점장 개인의 연대보증서가 별도로 작성되었다는 사정은 은행 명의 확약의 효력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 않았다.
나. PF 관련 대출 주선과 예금 상환 약정은 지배인의 권한 범위에 포함되는가
이 사건의 중심 법리는 상법 제11조에 따른 지배인의 포괄적 대리권이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PF는 은행이 수행하는 업무로서 해당 지점의 영업에 포함된다.
- 시행사에 대한 브릿지론 주선은 그 PF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 시행사 명의 예금을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금 상환에 활용하기로 한 약정도 위 금융거래와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해당 약정은 객관적·추상적으로 은행의 영업에 관한 행위이고, 지배인인 지점장의 대리권 범위에 속한다.
표현대리로 외관에 대한 신뢰를 보호한 사건이 아니라, 실제 지배인의 법정 대리권 범위에 속하는 행위로 보아 은행에 효력을 인정한 사건이다.
다. 금융감독 규정 위반 주장만으로 약정이 무효가 되는가
우리은행은 확약서 작성이 금융감독 규정에 위반되고, 예금 해약도 금융실명거래 관련 법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배척하였다.
- 제출된 증거만으로 신용평가등급을 자의적으로 상향조정한 여신업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 시행사가 예금 해약·상환 약정에 동의하였으므로 예금주 허락 없이 예금을 처분하는 경우가 아니다.
- 은행업감독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법상 약정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이는 감독상 제재 문제와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구분한 판단이다. 모든 감독규정 위반 거래가 유효하다는 일반적인 결론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라. 비진의표시·통정허위표시·반사회질서 주장
우리은행은 확약서가 내부결재용으로 형식적으로 작성되었고, 실제 상환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지점장의 일방적인 진술 등을 믿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돈을 일정 기간 예치하여 신용도를 높이는 방식이 이 사건에서 곧바로 신용도 조작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PF에서는 사업성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러한 거래 구조만으로 약정의 동기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마. 지점장의 대리권 남용을 이유로 은행이 책임을 면할 수 있는가
우리은행은 지점장이 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자신이나 시행사의 이익을 도모하였고, 민국저축은행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우리은행이 이미 사업부지 매입자금을 대출하였고, 문제의 약정도 PF가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는 전제에서 체결된 점 등을 고려하였다.
그 결과, 민국저축은행이 지점장의 권한 남용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지배인의 권한 범위에 속하는 행위라도 권한 남용이 문제 될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은행이 주장한 면책 사유가 입증되지 않았다.
바. 은행이 부담하는 책임의 법적 성격
법원이 인정한 것은 우리은행 자신의 상환 약정 불이행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이다.
우리은행은 약정에 따라 시행사 예금을 해약하여 민국저축은행의 대출금을 상환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절하였다. 그 결과 발생한 미회수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지점장의 개인보증 때문에 은행도 보증책임을 부담한 사건”이라고 정리하면 책임의 근거가 달라진다.
사. 별도의 부동산 담보가 있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가
우리은행은 사업부지 경매로 민국저축은행의 채권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으므로 손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별도의 물적 담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은행의 약정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담보의 존재와 실제 변제는 구별된다. 아직 경매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은행에 대한 책임 추궁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아. 인정된 배상액
우리은행은 다음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위 이율은 이 판결이 인정한 당시의 지연손해금 이율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직함보다 실제 지배인 지위와 영업 관련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은 해당 지점장이 실제 지배인이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계약 체결자가 단순히 지점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확약이 은행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은행의 약정과 담당자 개인보증을 구분해야 한다
확약서의 당사자, 직인, 이행 재원, 후속 공문을 통해 은행 자체의 의무를 특정해야 한다. 담당자의 개인보증이 병존하는 경우에도 두 책임의 발생 근거를 나누어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예금 활용 약정과 담보권 설정의 완성을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은 예금으로 상환하겠다는 약정의 효력과 그 불이행 책임을 판단하였다. 이를 예금채권 질권의 설정·대항요건이나 상계 우선순위까지 일반적으로 판단한 사례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라. 담보 회수 가능성과 실제 회수액을 구별해야 한다
다른 담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채무불이행 책임이 소멸하지는 않는다. 다만 실제 배당이나 변제로 채권을 회수한 경우에는 그 회수액을 반영하여 중복 회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구액을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