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112299 판결〔근저당권말소·손해배상(기)〕
교회와 동서울농업협동조합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농협 명의 근저당권의 말소, 교회의 대출금 반환의무, 다른 금융기관에 대한 소의 각하가 각각 확정되었다.
하급심
제1심 반소 사건번호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수록된 제1심 원문에 따라 표시하였다. 제1심에서 인정한 손해배상책임과 최종 확정된 대여금 반환책임은 청구원인이 다르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4다60072, 60089 전원합의체 판결 총유물 자체의 관리·처분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한 채무보증은 총유물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규약상 결의 요건은 대표권 제한의 문제로서 상대방의 인식과 과실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17062 판결 비법인사단인 교회가 총유재산을 보존하기 위하여 소송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인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는 법리이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83199, 83205 판결 무효행위 또는 무권대리행위의 묵시적 추인을 판단할 때에는 본인이 법적 지위를 이해하면서 그 행위의 효과를 받아들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92679 판결 총유물 자체의 처분이 따르는 채무부담행위는 총유물 처분에 해당한다. 지역주택조합의 분담금 환불보장약정에 관한 판결로, 이 사건의 단순한 금전차입과 구별하여 읽어야 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275조: 비법인사단의 총유와 정관·규약의 적용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276조: 총유물의 관리·처분 및 구성원의 사용·수익을 규정한다.
- 민법 제278조: 공동소유에 관한 규정을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도 준용한다.
- 민법 제265조: 공유자의 보존행위에 관한 규정으로, 총유재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130조: 무권대리계약과 본인의 추인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139조: 무효임을 알고 추인한 경우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는 규정이다.
- 민법 제35조 제1항: 대표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을 정한다. 제1심은 이를 비법인사단인 교회에 유추 적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가. 목사가 교회 규약을 위조하여 대출과 담보 설정을 진행하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영신교회는 비법인사단으로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교회 규약은 부동산의 취득과 처분을 당회가 관할하도록 정하였다. 이를 결의하려면 당회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인원 전원이 찬성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담임목사는 당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대신 부동산 처분과 담보제공을 운영위원회가 관할하는 것처럼 규약을 임의로 고치고, 운영위원회 회의록 등 관련 서류를 금융기관에 제출하였다.
목사는 2007. 6. 29. 교회를 대표하여 동서울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42억 원을 차용하고, 교회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54억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별도로 미래상호저축은행에도 교회 부동산에 관한 두 건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나. 교회는 근저당권 말소소송을 결의하였지만, 결의 대상이 한정되어 있었다
교회 당회는 2010. 2. 28. 금융기관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54억 6,00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하였다.
법원은 이 결의를 농협 명의의 제1 근저당권에 관한 제소 결의로 해석하였다.
저축은행 명의의 제2·제3 근저당권까지 말소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다. 교회는 담보권 말소를 청구하고, 농협은 금전 지급을 반소로 청구하였다
교회는 농협과 저축은행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저축은행의 담보 중 일부는 소송 중 임의경매로 부동산이 매각되었다. 교회는 그 부분 청구를 배당금 59,764,720원에 관한 지급청구권의 양도 및 양도통지 청구로 변경하였다.
농협은 처음에는 목사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교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항소심에서는 대출계약에 따른 대여금 반환청구를 주위적으로 추가하고, 손해배상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돌렸다.
법리
가. 근저당권 설정과 대출계약은 별개의 법률행위이다
교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는 총유재산 자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처분행위이다. 따라서 교회 규약이 정한 당회 결의가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결의가 없었으므로 농협과 체결한 근저당권설정계약과 그에 따른 등기가 무효로 판단되었다.
반면 대출계약은 교회가 돈을 빌리고 반환채무를 부담하는 행위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대출을 총유물 자체의 관리·처분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로 보았다.
두 계약이 같은 기회에 체결되었더라도 각각의 효력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농협의 근저당권은 말소되어야 하지만, 교회는 남은 대출원금 2,474,989,453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사건의 대출금 반환의무는 무효계약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아니라, 유효한 대출계약에 따른 계약상 채무이다.
나. 단순한 차입이라도 규약상 대표권 제한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 판결을 교회 대표자가 언제나 결의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는 교회 규약의 재산관리 조항이 부동산의 취득·처분과 재산관리를 규정할 뿐, 금전차입 자체에 당회 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
만약 규약에 차입 또는 일정 금액 이상의 채무부담에 관한 의결 요건이 있다면, 대표권 제한을 위반한 거래인지가 별도로 문제 된다.
이 경우에는 총유물 처분의 결의 누락과 구별하여,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과 그 위반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다. 보존소송도 결의가 필요하며, 결의의 대상과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총유재산을 되찾거나 무효인 등기를 말소하는 소송도 적법한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사건 교회 규약은 총유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권한을 당회에 두었다. 따라서 제소에도 그 규약에 따른 당회 결의가 필요하였다.
문제는 제소 결의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 결의가 어느 금융기관의 어떤 근저당권까지 포함하는지였다.
법원은 채권최고액 54억 6,000만 원으로 특정된 결의를 농협 근저당권에 관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저축은행 근저당권의 말소나 그 무효를 전제로 한 배당금 관련 반환청구까지 포함한다고 보지 않았다.
그 결과 농협을 상대로 한 말소청구는 본안판단을 받았지만, 저축은행에 대한 소는 모두 각하되었다.
저축은행 근저당권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한 것이 아니다. 제소에 필요한 결의가 없다는 소송요건의 문제로 각하한 것이다.
대법원은 농협이 결의 흠결을 주장하였고 저축은행도 그 항변을 원용하였다는 점에서, 원심의 판단에 변론주의 위반이나 석명권 불행사의 위법도 없다고 보았다.
라. 이자 지급이나 일부 변제만으로 담보 설정의 추인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무효행위 또는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본인이 그 행위로 인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겠다는 의사를 승인한 것으로 볼 사정이 필요하다.
농협은 교회가 이자를 지급하고 일부 원리금을 변제하였으며, 일부 채무를 인정하였다는 점 등을 추인의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추인을 부정하였다.
- 문제가 발각되기 전에 지급한 이자는 담보 설정의 무효를 알고 승인한 행위로 보기 어려웠다.
- 예산·결산서에 이자액이 기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당회원들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내용과 하자를 알았다고 볼 수 없었다.
- 문제가 드러난 뒤 이루어진 일부 변제는 교회 부동산이 경매로 매각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 일부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내부 약정은 근저당권설정계약 자체를 승인한 것과 달랐다.
- 교회 규약상 필요한 당회의 적법한 추인 결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출채무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경매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사실과, 무효인 담보 설정을 승인한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마. 표현대리 주장으로 담보 설정의 결의 흠결을 보완할 수 없다고 보았다
농협은 목사에게 담보 설정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며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를 주장하였다.
원심은 총유재산 처분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교회 대표자의 행위에 표현대리 규정을 준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추가로 농협의 내부 대출규정과 제출받은 서류 등을 살펴보더라도, 위조된 규약과 운영위원회 결의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담보 설정 권한을 믿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도 표현대리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바.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종중재산의 보존소송, 총회 결의를 받은 대표자도 개인 명의로 제기할 수 없다」는 총유재산 소송에서 누가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이 사건은 교회 자체가 원고가 되었지만, 각 청구에 필요한 제소 결의를 갖추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당사자 구성과 내부 제소 절차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ChatByun의 「비법인사단의 채무보증은 총유물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 임원회의 결의 없는 보증계약의 효력과 판례 변경」는 단순한 채무보증과 총유재산 처분을 구별한다. 이 사건은 그 구별을 금전차입에 적용하여, 대출계약과 근저당권설정계약의 효력을 달리 판단한 사례이다.
ChatByun의 「총유물의 처분과 지역주택조합의 환불보장약정」는 총유물인 분담금 자체를 일정 조건 아래 반환하는 약정도 총유물 처분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총유물 처분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금전차입처럼 총유물 자체의 처분이 따르지 않는 행위인지, 환불보장약정처럼 총유물 자체의 반환·처분이 따르는 행위인지 계약의 내용을 구별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 차입과 담보제공의 승인 요건을 각각 확인한다. 대출계약이 유효하더라도 담보 설정은 무효일 수 있다.
- 제소 결의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상대방, 대상 부동산, 등기, 청구 내용을 특정하고, 경매 진행에 따라 배당금 관련 반환청구로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한다.
- 사후 변제의 목적을 자료로 남긴다. 경매 방지를 위한 지급인지, 계약의 효력을 승인한 것인지에 따라 추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 추인 권한이 있는 기관과 결의 요건을 확인한다. 일부 구성원의 동의나 대표자의 후속 행위만으로 규약상 필요한 절차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 금전청구의 법적 근거를 구별한다. 이 사건은 제1심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판단에서, 항소심에 추가된 대여금 반환청구의 인용으로 결론이 달라졌다.
- 청구별 확정 결과를 구분한다. 농협 근저당권 말소와 대출금 반환은 본안판단으로 확정되었고, 저축은행에 대한 청구는 제소 결의 흠결을 이유로 각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