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동사업 탈퇴 시 ‘사업 진행 후 출자금 반환’ 약정은 불확정기한

핵심 결론 공동사업에서 탈퇴하면서 투자자 영입·사업권 양도·사업 진행 시 출자금을 돌려받기로 한 약정은 반환시기를 미룬 불확정기한으로 보았다. 사업을 계속하는 채무자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사유가 발생하지 않아도 반환의무를 부담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9다16643, 2003다24215

해당 판례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6643 판결 [투자금반환]
공동사업에서 탈퇴한 출자자가 사업을 계속하는 개인과 회사를 상대로 출자금 4,2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반환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해석하여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하급심
  •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 12. 27. 선고 2007가단45626 판결 원고의 반환청구를 받아들였다.
  • 서울서부지방법원 2009. 1. 15. 선고 2008나683 판결 출자금 반환 약정을 정지조건으로 해석하였다. 약정한 사유가 발생하여 피고들에게 사업 관련 자금이 유입되어야 반환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고,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심의 사실관계와 판단은 첨부된 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반영하였다. 첨부된 원심판결은 파기환송 전 판결이며, 파기환송심의 결과는 이번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다카10579 판결 점포가 다른 사람에게 분양 또는 임대되면 지급받은 돈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에서,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반환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3다24215 판결 약정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와,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어도 이행해야 하는 경우를 구별하여 조건과 불확정기한을 판단한다.

관련 법령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은 다음과 같다.
  • 민법 제105조 당사자가 정한 계약 내용과 의사의 해석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152조 제1항 시기가 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 민법 제703조 둘 이상이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의 효력이 발생한다.
  • 민법 제719조 탈퇴조합원과 다른 조합원 사이의 계산은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하며, 탈퇴자의 지분은 출자의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

사실관계

공동사업 참여와 출자금 지급
원고는 2006년 10월 17일 개인인 피고와 피고 회사가 추진하던 서울 은평구 소재 상가 재건축사업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당사자들은 원고가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대신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등재되고, 회사 주식과 사업 수익을 배분받기로 약정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원고가 제공할 운전자금은 총 3억 원으로 정하였다.
  • 그중 3,000만 원은 합의 당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조합설립인가와 동시에 지급하기로 하였다.
  • 원고를 피고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로 등재하기로 하였다.
  • 원고에게 피고 회사 주식 45%를 배분하고, 수익도 그 비율에 따라 배분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합의 당일 3,000만 원, 이후 두 차례에 걸쳐 1,200만 원을 추가 지급하여 총 4,200만 원을 출자하였다.
사업 탈퇴와 출자금 반환 약정
그러나 피고들은 원고의 임원 등재와 주식 배분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재건축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당사자들은 2007년 3월 16일 새로운 합의를 하였다. 원고는 그날부터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피고들은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하면 원고에게 4,200만 원을 즉시 반환하기로 하였다.
  • 새로운 투자자를 영입하는 경우
  • 재건축사업권을 양도하는 경우
  •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원고는 돈을 받으면 최초 공동사업 합의에 따른 모든 권한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 합의는 사업에 계속 참여하면서 투자수익을 기다리는 약정이 아니라, 공동사업에서 탈퇴하면서 이미 지급한 출자금을 돌려받기 위한 청산약정이었다.
사업권 양도계약의 체결과 해제
피고 회사는 재건축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사업은 계속 지연되었다.
피고들은 2007년 10월 17일경 제3자에게 사업권을 2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4,000만 원을 받았다.
그 후 양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아 같은 해 11월 21일경 양도계약이 해제되었다. 다만 대법원은 피고들이 받은 계약금 4,000만 원을 반환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고 지적하였다.
이후 재건축추진위원회도 피고 회사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업무대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원심은 반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약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것에 더하여 피고들에게 실제 사업자금이 유입되어야 반환의무가 생긴다고 해석하였다.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증거가 없고, 사업권 양도계약도 해제되었으며, 업무대행계약 체결만으로 사업 진행에 따른 자금 유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법리

출자금 반환을 무기한 미룰 수 있는 약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당사자들이 반환 약정을 하게 된 경위를 중시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이 약정한 임원 등재와 주식 배분을 이행하지 않고 사업도 지연되자 공동사업에서 탈퇴하였다. 새로운 합의는 그 탈퇴에 따른 청산 내용을 정한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 영입이나 사업 진행이 없으면 언제까지라도 출자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청산약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약정한 사유들은 반환의무 자체의 발생을 좌우하는 정지조건이 아니라 반환시기를 정한 불확정기한이라고 판단하였다.
약정한 사유의 실현을 누가 좌우하는지도 중요하다
투자자 영입, 사업권 양도, 사업 진행은 주로 사업을 계속하는 피고들의 노력으로 실현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이미 사업에서 손을 뗀 원고가 이러한 사유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기는 어려웠다.
대법원은 이 점과 함께,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들과 합의하여 탈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분 계산을 청구할 수 있다는 민법 제719조의 취지를 고려하였다.
그 결과 피고들의 반환의무는 약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계약에 없는 ‘자금 유입’ 요건을 추가할 수 없다
원심은 투자자 영입·사업권 양도·사업 진행에 더하여 실제 자금 유입까지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요건을 추가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특히 사업은 자금이 새로 들어오지 않는 단계에서도 진행될 수 있으므로, 사업 진행과 자금 유입을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없다.
반환재원을 마련하려는 사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자금 확보를 반환의무의 필수요건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설령 정지조건으로 보더라도 사업권 양도로 조건이 성취되었다
대법원은 원심처럼 정지조건으로 해석하더라도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고 보았다.
피고들은 실제로 사업권 양도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금 4,0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양수인의 중도금 미지급으로 그 계약이 해제되었지만, 받은 계약금을 반환하였다는 자료도 없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적어도 원고에 대한 출자금 반환 약정과의 관계에서는 사업권 양도라는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모든 양도계약에서 계약 체결만으로 조건이 성취된다는 일반론이 아니라, 이 사건 청산약정의 목적과 실제 대금 수령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른 판단이다.
부제소합의도 출자금 반환을 막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원심판결에는 별도의 부제소합의 쟁점도 있었다. 합의서에 최초 합의와 청산합의에 관하여 소송 등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심은 합의 경위와 내용을 고려하여, 이를 원고가 출자금을 돌려받은 뒤에는 더 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돈을 반환받기 위해 제기한 이 소송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 부분은 원심의 판단이며, 대법원이 판결 이유에서 별도로 설시한 쟁점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투자약정과 탈퇴·청산약정을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은 모든 투자금의 원금 반환을 보장한 것이 아니라, 탈퇴하면서 일정 금액을 반환하기로 합의한 사안이다.
  • ‘투자 유치 후’, ‘사업권 매각 후’라는 표현만으로 정지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청산의 목적, 사유 실현을 좌우하는 당사자, 반환받을 사람의 관여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 반환재원과 반환의무의 요건을 구별하여 작성해야 한다. 실제 자금 유입을 요건으로 삼으려면 그 취지를 명확하게 정하고, 사업이 중단되거나 장기간 지연된 경우의 처리도 규정해야 한다.
  • 최종 반환기한을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약정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아도 일정 날짜까지 반환하도록 정하면 ‘상당한 기간’에 관한 다툼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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