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 명의신탁자의 입증 실패와 주주권 확인청구·주식양도대금 대위청구의 한계

핵심 결론 주식의 실제 소유자이자 명의신탁자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주주권 확인청구는 기각된다. 무단처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 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한 주식양도대금 대위소송은 각하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8다76556

해당판례

서울고등법원 2019. 12. 11. 선고 2018나2064994 판결
사건명: 주주권확인 등.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상고 없이 확정되었다.
주주권 확인 및 명의개서청구를 기각하고, 주식양도대금에 관한 채권자대위소송을 각하한 제1심의 결론은 유지되었다. 다만 항소심은 원고의 명의신탁 자체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제1심과 판단 근거를 달리하였다.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8. 10. 31. 선고 2017가합6374 판결
제1심과 항소심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쟁점제1심항소심
원고가 실제 소유자이자 명의신탁자인지인정증거 부족으로 인정하지 않음
주주권 확인·명의개서청구양수인들이 명의수탁자의 무단처분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여 기각원고의 소유 및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아 기각
명의수탁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명의신탁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권 인정원고의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아 피보전채권을 인정하지 않음
주식양도대금 대위소송명의수탁자의 무자력 등 보전의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아 각하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아 원고의 당사자적격 흠결로 각하
제1심은 명의신탁계약서에 원고의 부친이 명의신탁자로 기재되어 있어도, 부친이 원고를 대신하여 계약한 것으로 보았다.
반면 항소심은 회사 설립·증자·대출 과정, 명의신탁계약서의 내용, 관련자들의 진술과 원고의 주장 변경 등을 종합하여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제1심이 인정한 원고의 명의신탁과 손해배상채권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되었다고 정리해서는 안 된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다13243 판결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당사자적격이 없어 소를 각하하여야 한다는 판례이다. 항소심이 예비적 청구를 각하하면서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76556 판결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 행사에서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무자력이 필요하며, 무자력은 실제 변제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판례이다. 제1심이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1. 5. 8. 선고 99다38699 판결 피보전권리와 대위하여 행사할 권리가 밀접하게 관련되고, 대위행사가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경우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제1심은 이 법리도 검토하였으나, 이 사건에서 그러한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의 근거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F에 대한 피보전채권과 보전의 필요성이 문제 되었다.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에 관한 규정이다. 원고는 양수인들이 F의 무단처분에 적극 가담하였으므로 주식양도가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 민법 제108조 통정허위표시의 무효에 관한 규정이다. 원고가 항소심에서 주식양도의 무효 근거로 주장하였다.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규정이다. 명의신탁약정을 위반한 주식 처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과 관련된다.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규정이다. 원고는 F의 무단처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도 주장하였다.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의 근거 규정이다. 원고가 채권자대위권의 피보전채권으로 주장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관련된다.
  • 민법 제699조 임치인의 계약해지에 관한 규정이다. 원고는 F과 양수인들 사이의 거래가 실질적으로 임치라면 F을 대위하여 해지한다는 주장도 하였으나, 항소심은 원고의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당사자와 회사의 설립
피고 E는 철근콘크리트 제품의 제조·판매·시공 등을 목적으로 2012년 11월 29일 설립된 회사이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3억 원, 발행주식은 60,000주였고 주권은 발행되지 않았다.
원고 A는 설립 당시 주주명부에 21,000주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되었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하였다. 원고의 부친 H는 기존에 운영하던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그 회사의 특허기술 등을 활용하여 동종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E의 설립을 추진하였다.
피고 B는 공장 신축자금 대출을 중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소개되어 회사 운영에 관여하였다.
증자와 F 명의로의 주식 이전
E는 2014년 3월 자본금을 5억 원으로 늘리면서 신주 40,000주를 발행하였다. 신주는 당시 대표이사 G 명의로 인수되었고, 납입대금 2억 원은 B 명의 계좌에서 G에게 이체된 뒤 회사에 납입되었다. 다만 이 자금의 최종 출처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이후 H는 별도로 사업을 하던 F에게 금융기관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금융기관은 신용이 좋은 F이 E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가 되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이에 2014년 5월 12일 원고 명의의 21,000주와 G 명의의 30,000주, 합계 51,000주가 F 명의로 이전되었다. 같은 날 작성된 명의신탁계약서에는 명의신탁자가 H이고, 주주로서의 일체의 권리도 H에게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었다.
F은 이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의 금융기관 대출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F의 대표이사 재직 기간 중 회사가 받은 대출은 합계 약 75억 원이었다.
분쟁 대상인 31,000주의 처분
F은 2014년 7월 10일 보유 주식 중 20,000주를 B에게 양도하였다. 이 사건의 분쟁 대상은 그 후 F 명의로 남아 있던 31,000주이다.
F은 2016년 1월경 이 31,000주를 다음과 같이 양도하였고, 양수인들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
양수인주식 수계약상 양도대금
B11,000주5,500만 원
C10,000주5,000만 원
D10,000주5,000만 원
합계31,000주1억 5,500만 원
원고는 이 주식들이 자신이 F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인데 F이 승낙 없이 처분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원고의 청구와 소유관계에 관한 다툼
원고는 주위적으로 B·C·D를 상대로 자신이 해당 주식의 주주라는 확인을 구하고, E를 상대로 명의개서를 청구하였다. 양수인들이 F의 무단처분에 적극 가담하였거나 통정허위표시를 하였으므로 주식양도가 무효라는 취지였다.
예비적으로는 자신이 F에 대하여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주장하면서, F을 대위하여 B·C·D에게 합계 1억 5,500만 원의 주식양도대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H는 소 제기 전 형사 진정 과정에서 자신이 주식의 실제 소유자라고 진술하였다. 원고도 회사 설립·증자 및 주식 명의변경에 자신이 관여하였다는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처음에는 G 명의 주식의 실질 주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다가, 항소심 변론종결 무렵에는 자신과 H가 절반씩 소유하였다는 취지로 주장을 변경하였다. 항소심은 이러한 변경 경위에 관한 설명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법리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사람의 권리 귀속 입증
일반적인 판단 기준
명의신탁을 이유로 주식의 반환이나 무단처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청구하는 사람이 실제 권리자이고 상대방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명의신탁계약서뿐 아니라 주식 취득 경위, 자금의 출처, 당사자의 역할, 주주권 행사 내역과 분쟁 전후의 진술 등을 함께 검토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항소심은 다음 사정을 중요하게 보았다.
  • 명의신탁계약서가 원고가 아닌 H를 명의신탁자이자 권리자로 표시하고 있었다.
  • 증자, F의 주식 취득, 대표이사 취임 및 대출 과정에 원고가 관여하였다는 자료가 부족하였다.
  • H는 소 제기 전에는 자신을 실제 소유자라고 주장하였다.
  • F의 진술에도 해당 주식들이 원래 H 소유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 원고가 주장하는 소유관계가 소송 도중 변경되었다.
따라서 항소심은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의 실제 소유자이자 명의신탁자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H 또는 F의 최종적인 소유권을 별도로 확정한 판단과는 구별된다.
주식양도의 무효 주장과 선행 권리의 입증
일반적인 판단 기준
명의수탁자의 처분에 대해 실제 권리자가 무효를 주장하려면, 자신의 권리를 먼저 입증하고 해당 처분의 무효사유도 제시하여야 한다.
제1심은 이 사건에서 양수인들이 명의수탁자의 무단처분에 적극 가담하였는지를 검토하였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제1심은 원고의 명의신탁을 인정하면서도 B·C·D의 적극 가담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그보다 앞선 단계에서 원고의 소유 및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그 때문에 반사회질서행위, 통정허위표시, 임치계약 해지 또는 대금 미지급에 따른 계약해제 등 나머지 주장을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확정된 항소심의 핵심은 원고의 권리 귀속에 관한 입증 실패이다.
피보전채권의 부존재와 채권자대위소송의 각하
일반적인 판단 기준
채권자대위소송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가지는 피보전채권이 먼저 인정되어야 한다. 그 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어 소를 각하한다. 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다13243 판결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가 제시한 권리관계는 다음과 같다.
  • 피보전채권: 원고의 F에 대한 주식 무단처분 관련 손해배상채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채권.
  • 대위행사 대상: F의 B·C·D에 대한 주식양도대금채권.
항소심은 원고의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보전채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F의 양도대금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까지 판단하지 않고 대위소송을 각하하였다.
이러한 각하는 B·C·D가 F에게 양도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거나, F의 양도대금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무적 유의점

  • 청구권자가 누구인지부터 확정해야 한다. 가족이 회사 설립과 주식 관리를 함께 하였더라도, 부친의 권리를 자녀가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취득자, 계약당사자와 소송상 청구권자를 일치시켜야 한다.
  • 주식 취득 및 명의변경 단계별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최초 인수대금, 증자대금의 출처, 주식양도계약서, 명의신탁약정서, 주주명부 및 의결권 행사 자료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계약서의 명의신탁자와 실제 권리자가 다르다면 그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가족이 대신 서명한 경우에도 누구를 대리하였는지, 어떠한 권한으로 계약하였는지 명확히 남겨야 한다.
  • 대출·연대보증과 주식 귀속의 관계를 문서화해야 한다. 금융기관 대출을 위해 주식을 이전하는 경우, 단순한 명의 이전인지, 보증의 대가로 지분을 부여하는 것인지, 반환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 직접 청구와 대위청구의 요건을 구분해야 한다. 주주권 확인청구에는 자신의 주식 권리와 상대방 취득의 무효사유가, 대위청구에는 피보전채권·보전의 필요성·대위행사 대상 권리 등이 각각 필요하다.
  • 제1심에서 인정된 사실도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어질 수 있다. 이 사건처럼 원고가 패소 부분에 불복한 경우에도 항소심이 제1심의 유리한 사실인정을 유지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 최종 정리는 확정된 항소심의 판단 근거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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