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의신탁 매수자금으로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주택 개량비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핵심 결론 계약명의신탁자가 제공한 매수자금의 반환채권으로는 부동산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명의수탁자의 동의 아래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지출한 유익비는 사용대차관계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 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액을 57,005,000원 범위로 정리하는 조정으로 종결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8다34828, 2002다66922, 2001다64752, 2011다101209
해당 판결 및 확정 경과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유치권부존재확인〕
대법원은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을 부정한 원심판단은 유지하면서, 사용대차관계에 따른 유익비상환청구권과 그 변제기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확정 경과: 환송심 조정성립으로 종결.
환송심인 대구고등법원 2009나2881 사건에서는 2009. 11. 2. 다음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하였다.
  • 피고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은 57,005,000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 소송총비용과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다만 위 금액은 당사자 사이의 조정으로 정리된 금액이므로, 법원이 공사비나 가치 증가액을 심리하여 해당 금액을 판결로 산정한 사례와는 구별된다.
하급심
  • 제1심: 대구지방법원 2006. 9. 13. 선고 2005가합17314 판결. 원고의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를 인용하였다.
  • 환송 전 항소심: 대구고등법원 2008. 4. 24. 선고 2006나8673 판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 환송심: 대구고등법원 2009나2881. 2009. 11. 2. 조정성립으로 종결되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한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고, 명의신탁자는 제공한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1다64752 판결: 비용을 지출할 당시 적법한 점유권원이 있었다면 그 계약관계에 따라 비용상환을 청구하여야 한다. 계약 상대방이 아닌 새로운 소유자에게 민법 제203조 제2항을 직접 적용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다101209 판결: 가장임차인이라는 이유로 임차인의 권리가 부정되더라도, 사용대차에 기초한 유익비상환청구권과 유치권 주장은 별도로 심리하여야 한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가. 오랫동안 거주하던 주택을 다른 사람 명의로 다시 취득하였다

피고와 그 남편은 1975. 3. 15.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부동산은 경매를 거쳐 1997년 피고의 동생에게, 1999년 동대구신용협동조합에 각각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그러나 피고 부부는 소유명의가 바뀐 뒤에도 계속 거주하였다.
2001. 12. 20.에는 동대구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형식으로 소외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이하 이 명의자를 ‘명의수탁자’라고 한다.
명의수탁자는 피고 부부가 대주주인 회사의 호텔에서 한식당을 운영하였고, 이후에도 그 호텔에 근무하면서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던 사람이었다.
법원은 피고 부부가 실질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의사로 명의수탁자를 내세워 매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 취득 당일 대출과 근저당권 설정, 임대차계약서 작성이 함께 이루어졌다

원고 동촌농업협동조합은 2001. 12. 20. 명의수탁자에게 다음 조건으로 대출하였다.
항목내용
대출금270,000,000원
이자연 7.2%
변제기2004. 12. 20.
근저당권 채권최고액378,000,000원
같은 날 피고와 명의수탁자는 부동산 중 건물 약 80평을 보증금 80,000,000원에 임대한다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임대차인지 의심할 만한 사정들이 있었다.
명의수탁자는 대출 전날 원고 직원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피고의 남편도 2003. 2. 6.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 관련 조사에서 임대차계약 없이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확인하였다.
또한 명의수탁자는 대출금 외에 부동산 구입자금을 실제로 지출한 사실이 없었고, 대출이자를 부담할 자력도 부족하였다. 피고가 주장한 보증금은 계약서 작성 전부터 명의수탁자 계좌에 여러 차례 입금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실제 임차인이 아니라 명의신탁자이고 임대차계약서는 임차인으로 가장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다. 피고는 주택을 사용하면서 개량공사를 하였다

피고는 2002년 10월경 부동산의 리모델링공사와 정원개조공사 등을 실시하였다.
대법원이 확인한 기록에 따르면 피고는 명의수탁자와 협의하여 도시가스공사, 정원개량공사 등을 하였고, 그로 인한 부동산 가치 증가가 남아 있었다.
피고는 이러한 공사에 지출한 비용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비용을 청구하는 법적 근거는 소송 과정에서 쟁점이 되었다. 임차인으로서 청구할 수 있는지, 일반 점유자로서 청구할 수 있는지, 실제 무상사용관계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라. 경매가 시작되자 피고가 유익비를 근거로 유치권을 신고하였다

명의수탁자가 대출이자를 연체하자 원고 조합은 2004. 10. 8.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다. 같은 달 12일 대구지방법원 2004타경70185호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
피고는 2004. 12. 3. 경매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다. 신고 내용은 임차인으로서 지출한 공사비 상당의 유익비 104,472,800원을 상환받을 때까지 부동산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명의수탁자는 자신이 피고에게 유익비를 지급하여야 하지만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확인서도 작성해 주었다.
원고 조합은 피고가 진정한 임차인이 아니므로 유익비상환청구권과 유치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유치권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마. 환송 전 항소심은 피고가 주장한 유치권을 모두 부정하였다

피고는 여러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였다.
첫째, 실제 임차인으로서 지출한 유익비를 상환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둘째, 임대차가 가장행위라면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제공한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으므로,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 부동산을 유치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셋째, 부동산 점유자로서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환송 전 항소심은 임대차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므로 임차인의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매수자금 반환채권에 대해서는 부동산과의 견련성을 부정하였다.
유익비에 관해서도 피고가 부동산을 인도하거나 인도청구를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민법 제203조에 따른 상환청구권이 발생하거나 변제기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았다.

법리

가. 매수자금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부동산에 유치권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 사건처럼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계약명의신탁이 이루어지고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면,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명의신탁자는 자신이 제공한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그 반환채권으로 부동산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채권이 목적물 자체에서 발생하거나 목적물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 또는 사실관계에서 발생하는 등 목적물과의 견련성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는 이러한 견련성이 없다고 보았다. 그 부동산을 사는 데 사용된 돈이라는 경제적 관련성만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나. 가장임대차가 무효여도 실제 무상사용관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임대차계약이 가장행위라는 원심의 사실인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적법한 점유권원이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았다.
명의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도 피고의 점유·사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피고도 자신이 실질적인 소유자라는 인식 아래 무상으로 부동산을 사용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당사자 사이에 부동산을 무상으로 점유·사용하도록 하는 묵시적 약정, 즉 사용대차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명의신탁약정을 유효하게 인정한 것이 아니다. 소유권 귀속에 관한 약정과 실제 사용을 허락한 관계를 구별한 것이다.

다. 유익비상환청구의 근거는 비용을 지출할 당시의 점유관계에 따라 정해진다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일반 점유자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적법한 점유권원 없이 점유하여 소유자의 반환청구에 응하여야 하는 관계에서 문제 된다.
반면 비용을 지출할 당시 임대차나 사용대차 등 적법한 점유권원이 있었다면, 그 계약관계에 관한 약정과 법리에 따라 상환청구권을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명의수탁자와의 사용대차관계에 따라 부동산을 사용하였으므로, 사용대차의 상대방인 명의수탁자에 대한 비용상환청구권을 검토하여야 했다.
사용대차의 유익비상환에는 민법 제611조 제2항과 제594조 제2항을 통하여 제203조가 준용된다. 따라서 제203조의 내용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계약관계를 전제로 상환 상대방과 변제기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라. 유익비의 변제기는 사용대차관계의 종료와 당사자 합의를 살펴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에 주목하였다.
  • 피고가 명의수탁자와 협의하여 개량공사를 하였다.
  • 공사로 인한 부동산 가치 증가가 남아 있었다.
  • 경매절차가 개시되고 경매개시결정이 송달되어 사용대차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워졌다.
  • 피고는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다는 전제에서 유치권을 신고하였다.
  • 명의수탁자도 유익비를 지급하여야 하지만 자금 사정으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늦어도 유치권 신고 무렵에는 묵시적 합의로 사용대차관계가 종료되고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도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도 원심이 부동산을 인도하거나 인도청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변제기 도래를 부정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마. 대법원이 유지한 판단과 파기한 판단을 구별해야 한다

쟁점환송 전 항소심대법원
임대차계약의 진정성가장임대차로서 무효원심판단 유지
매수자금 반환채권에 기한 유치권목적물과의 견련성이 없어 부정원심판단 유지
실제 점유·사용관계일반 점유자의 비용상환 문제로 판단묵시적 사용대차관계 인정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인도 또는 인도청구가 없어 미도래사용대차의 약정·종료 경위에 따라 심리 필요
사건의 처리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인용 유지파기환송 후 조정으로 종결
대법원이 피고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매수자금 반환채권에 관한 유치권은 부정하면서, 실제 개량공사에 따른 유익비는 별도로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가. 매수자금과 개량공사비를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같은 부동산과 관련하여 지출한 돈이라도 법적 성격은 다르다.
매수자금의 반환채권과 부동산을 개량하여 발생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을 하나로 묶어 유치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각 채권의 발생원인, 채무자, 금액, 변제기 및 목적물과의 견련성을 구분하여야 한다.
이 사건도 명의신탁에 따른 매수자금 반환채권에서는 유치권이 부정되었지만, 사용대차에 따른 유익비에 대해서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나. 임대차계약서가 부정될 경우 실제 사용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가 가장행위로 판단되었다고 하여 모든 비용상환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유자가 무상사용을 허락하였는지, 공사를 협의하거나 승인하였는지, 비용을 누가 부담하기로 하였는지, 실제로 차임이나 보증금이 지급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사용대차를 주장하려면 단순히 다른 법률상 명칭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무상사용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와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다. 지출액과 현존하는 가치 증가액을 각각 입증해야 한다

공사비를 지출하였다는 사실과 그 공사로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증가하여 남아 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
공사계약서, 세금계산서, 이체내역, 공사 전후 사진 등으로 실제 지출을 입증하고, 필요한 경우 감정으로 현존 증가액을 확인하여야 한다. 유익비의 실제 지출액과 현존 증가액에 관한 증명책임은 상환을 청구하는 측에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사건의 신고금액 104,472,800원과 조정금액 57,005,000원도 구분해야 한다. 조정조서에는 후자의 구체적인 산정근거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감정 결과나 특정 공사항목의 인정·배제에 따른 금액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라. 유치권의 성립과 경매매수인에 대한 대항 가능성은 따로 검토해야 한다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존재한다고 하여 모든 경매매수인에게 곧바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점유의 개시·유지, 채권의 발생과 변제기, 경매개시결정등기에 따른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을 함께 확인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근저당권자와 점유자 사이의 유치권부존재확인소송이다. 대법원이 유익비의 변제기 심리를 요구하고 환송심에서 조정이 성립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경매매수인에 대한 대항력까지 모두 판단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마. 조정조항이 정한 권리관계와 금전지급의무를 구별해야 한다

환송심 조정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액이 57,005,000원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정리한 것이다.
원고 조합에 그 금액을 지급하라고 명한 내용은 아니다. 명의수탁자에 대한 별도의 금전지급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다.
유치권의 존부·범위에 관한 합의인지, 채무자가 직접 돈을 지급하기로 한 합의인지, 지급과 동시에 인도하기로 한 합의인지에 따라 집행과 후속 분쟁의 구조가 달라지므로 조정조항의 문언을 정확히 구분하여야 한다.

바.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가장임차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익비에 기한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을까」는 가장임대차가 부정된 뒤에도 실제 사용대차관계에 기초한 유익비와 유치권을 심리해야 한다는 법리를 다룬다. 이 사건은 명의신탁관계에서 묵시적 사용대차를 인정하고, 그 종료와 유익비의 변제기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ChatByun의 「유익비 상환에서 토지의 가치 증가액을 선택했다면, 그 금액을 모두 지급해야 할까」는 실제 지출액과 현존 증가액의 입증 및 상환금액 선택 문제를 다룬다. 이 사건에서 유익비상환청구의 법적 근거와 변제기가 문제 되었다면, 위 칼럼에서는 상환할 금액을 어떻게 정하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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