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2. 20. 선고 (춘천)2015나1920 판결
원심은 횡성군에 유익비 895,470,034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대법원이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제1심은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5. 8. 20. 선고 2015가합5077 판결이다. 다만 항소심에서 종전 위약금지급청구가 유익비상환청구로 교환적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종전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62. 10. 18. 선고 62다437 판결
유익비상환을 청구하는 임차인은 지출금액뿐 아니라 현존하는 가치 증가액도 증명해야 한다.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만큼의 가치 증가가 남아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나.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다40381 판결
유익비의 상환범위는 실제 지출비용과 현존 증가액 중 회복자 또는 임대인이 선택하는 금액에 따라 정해진다. 따라서 선택권 행사를 위해 두 금액을 모두 산정해야 한다.
다.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0471, 93다30488 판결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점유자가 반환을 청구받거나 점유물을 반환한 때 발생한다. 상환청구권이 인정되지만 금액에 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에는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해야 한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203조 제2항
점유자가 점유물을 개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 기타 유익비에 관하여는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경우에 한하여 회복자의 선택에 좇아 그 지출금액이나 증가액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나. 민사소송법 제288조
재판상 자백한 사실과 현저한 사실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규정이다. 상대방이 지출 사실을 인정한 것인지, 이를 다투면서 가정적으로 상환금액을 선택한 것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다.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의 일반 규정이다. 원심은 이 사건 점유자와 회복자 사이의 비용상환에 관하여 민법 제203조가 특별규정으로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라.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제2항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권리의 소멸시효는 5년이다.
마. 상법 제54조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원심의 지연손해금 산정에 적용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2017. 6. 24.부터 2017. 12. 20.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당시 적용되던 연 15%의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었다.
사실관계
가. 드라마 세트장과 테마랜드 조성사업
횡성군과 사업자, 방송사는 2004년 드라마 오픈세트장과 테마랜드를 조성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설립된 원고 회사가 사업자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횡성군은 사업부지를 확보하고, 원고는 부지조성·주차장·배수시설·지하수·공원·진입로 등의 공사를 시행하였다. 방송사는 오픈세트장을 건립하여 드라마를 제작하였다.
토지 매매대금 지급 등에 관한 분쟁으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지만, 원고가 그 결정에 따른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횡성군은 계약해제를 주장하며 토지인도소송을 제기하였고, 인도판결이 확정된 후 원고는 2015년 9월경 토지를 반환하였다.
나. 원고의 비용상환청구
원고는 항소심에서 청구를 변경하여, 토지 개량에 지출한 비용에 관한 유익비상환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였다.
쟁점이 된 금액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횡성군이 가치 증가액을 선택하였으므로 3,651,631,900원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 횡성군의 선택 의사표시
횡성군은 2016. 12. 12.자 준비서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유익비를 다투면서, 인정되더라도 지출액과 증가액 중 적은 금액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017. 4. 26. 감정에서 가치 증가액이 3,651,631,900원으로 산정되었다. 횡성군은 2017. 6. 12.자 준비서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지출액보다 적은 위 증가액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법원이 최종적으로 유익비 지출액으로 인정한 금액은 감정상 증가액보다 훨씬 적은 895,470,034원이었다.
법리
가. 실제 지출액과 현존 증가액은 각각 증명해야 한다
민법 제203조 제2항은 회복자에게 지출액과 증가액 사이의 선택권을 부여한다. 따라서 상환을 청구하는 점유자는 두 금액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
토지 가치가 증가하였다는 감정결과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공사비 전부가 실제 지출되었거나 유익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도 약 36억 원의 가치 증가가 인정되었지만, 유익비에 해당하는 실제 지출액은 별도의 증거에 따라 약 8억 9,547만 원으로 인정되었다.
나. 사업에 사용한 돈이 모두 토지의 유익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이 인정한 유익비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반면 다음 비용은 이 사건에서 유익비로 인정되지 않았다.
- 허브공원 조경비와 오픈세트장 조성 지원금: 원고의 특수한 사업목적을 위한 비용이거나 토지 자체의 객관적 가치 증가를 위한 비용으로 보기 어려웠다.
- 차입금 이자비용: 사업자금의 조달에 따른 비용으로서 토지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투입한 비용에 해당하지 않았다.
- 일부 측량비와 전기공사비: 지급 사실과 별개로 계약 내용이나 구체적인 공사 내용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 일부 인건비: 부지조성공사와 관련된 비용이라는 증명이 부족하고, 조성 후 운영비로 볼 여지가 있었다.
이는 해당 사건의 증거와 사업구조에 따른 판단이다. 조경비나 전기공사비 등이 모든 사안에서 유익비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 선택 의사표시는 준비서면 전체와 그 경위를 함께 해석한다
대법원은 횡성군이 증가액을 언급한 문구만을 따로 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유익비 지출액을 다투면서 두 금액 중 적은 금액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경위를 함께 고려하였다.
그 결과 횡성군의 의사는 실제로 인정되는 지출액과 현존 증가액 중 적은 금액을 선택한다는 의미라고 판단하였다.
실제 지출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상 증가액을 선택하였다고 하여, 나중에 지출액이 더 적게 인정되더라도 무조건 증가액을 지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라. 대법원이 ‘언제나 적은 금액이 상환한도’라고 판시한 것은 아니다
원심은 선택 의사표시의 해석 외에, 가정적으로도 유익비상환의무는 지출액과 증가액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한다는 논거를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선택 의사표시에 관한 원심의 판단만으로 결론이 정당하므로, 그 가정적·부가적 판단의 당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판결의 핵심은 회복자의 선택권을 배제하는 일반적인 최소액 원칙이 아니라, 금액이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진 선택 의사표시의 의미를 구체적인 경위에 따라 해석한 데 있다.
마. 소멸시효는 비용 지출일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횡성군은 지방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였다.
원심은 토지인도소송의 소장 부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2012. 3. 6.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그때부터 유익비상환청구로 청구를 변경한 2015. 10. 12.까지 5년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시효항변을 배척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감정과 지출 증빙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감정으로 가치 증가가 확인되어도 실제 지출금액의 증명이 생략되지 않는다. 계약서, 지급내역, 세금계산서, 공사내역, 공사 전후 자료를 항목별로 연결하여 제출해야 한다.
계약금액 전부를 지급액으로 기재하거나, 전체 사업비를 토지 개량비로 일괄 주장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나. 상환금액을 선택할 때 전제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회복자가 지출액을 다투면서 선택권을 행사한다면, 예컨대 다음과 같이 그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유익비상환청구권의 성립과 주장 지출액은 다툰다. 상환의무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실제 유익비 지출액과 현존 증가액 중 적은 금액을 선택한다.
다. 상대방의 금액 언급만으로 지급의무가 확정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특정 감정액을 언급한 것이 지출 사실의 인정인지, 조건 없는 선택인지, 더 적은 금액을 선택한다는 가정적 주장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종전 준비서면의 내용과 선택 경위가 결정적인 해석자료가 되었다.
라. 청구 근거와 시효 기산점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유익비상환청구와 일반 부당이득반환청구의 관계, 반환청구를 받은 시점, 실제 반환 시점, 청구변경 시점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항소심에서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한 경우에는 변경된 청구를 기준으로 심판대상과 시효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